아르슬란테페에서 넴루트 산장까지 96킬로 밖에 안되지만 구글 기준 2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길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다. 우린 넴루트 귄 모텔을 예약했는데 산까지 1.9킬로 떨어진 곳(동쪽 매표소 옆)에 위치하고 있었다. 해발 2160m의 넴루트산으로 가는 길은 거대한 산과 협곡을 지나는 아름다운 길이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곡선이 많고 기암 괴석들이 즐비하다. 짐을 풀고 동쪽 매표소로 가니 일몰과 일출을 다 볼 것인지 묻는다. 망설이다가 모두 보기로 하고 2인 30유로로 할인해서 티켓을 구입했다. 옆 숙소에서 자기 때문에 10유로를 할인해 준다고는 했으나 티켓도 주질 않는것으로 봤을 때 뭔가 좀 이상하긴 했다. 한 남자가 올라갈 수 있도록 길의 쇠사슬을 내려주면 차로 올라가는 시스템이었다. 2.5킬로 정도 비포장 언덕길을 올라 주차하고 위로 올라가 보았다.

기원전 162-기원 후 72년 까지 이 지역을 다스렸던 콤마게네 왕국의 왕 안티오쿠스 1세의 능묘 유적이다. 이 왕국은 알렉산드로스 제국이 망한 후 소아시아에서 생겼던 여러 헬레니즘 왕국 중 하나다. 234년간 자치권을 가지며 존속하다가 로마 제국에 병합되었다. 이 능묘는 안티오쿠스 1세 자신이 생전에 건설한 것으로 2160m 높은 정상에 높이 50m, 지름 150m의 인공산을 만들고 그 안에 자신의 시신을 안치하게 만들었다.

동쪽 테라스인데 높이 7m의 거대한 좌상이 한 줄로 늘어서 있고 그 아래에는 조각상들의 머리가 몸에서 분리되어 떨어져 있었다.
독수리와 안티오쿠스 1세의 조각상이다.


콤마게네 여신 티케와 제우스신 (오로마스데스)의 조각상이다.


아폴로(미트라-헬리오스-헤르메스)와 헤라클레스 (아르타그네스-아레스)조각상이다.


독수리와 사자의 조각상이다.



동쪽 테라스에서 바라본 동쪽 입구 풍경인데 나는 능묘보다 이 아름다운 풍경에 더 마음을 빼앗겼던 것 같다.



인공산을 잘게 부서진 돌들로 덮여 있다. 1953년 발굴 조사가 시작 되었으나 지하 널방으로 통하는 길은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돌들이 무너져 내려 도굴도 어려웠겠으나 발굴도 어려운 까닭이다. 테라스를 장식하고 있는 이 기념물에서 안티오쿠스 1세는 자신의 아버지 미트라테스가 다리우스왕의 후예이며 어머니 리오디케는 알렉산드로스의 후예라고 묘사했는데 동양과 서양의 중간에서 독립을 유지하려 했던 콤마게네 왕국의 야망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 능묘는 헬레니즘 문명기의 가장 대표적 건축물로 평가되어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서쪽 테라스로 가다가 만난 작품인데 누군가가 스티로폼 등 폐품을 이용해 이런 작품을 만들어 놓아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서 사진을 찍게 해 주었다.

서쪽 테라스다. 동쪽 테라스와 구조는 비슷한데 사자와 독수리 사이에 조각상 5개가 있는데 다른 점은 좌상까지 모두 무너져 내린 상태였고 제단이 없다는 점이었다.
독수리와 안티오쿠스 1세의 조각상이다.


콤마게네 여신 티케와 제우스의 조각상이다.


아폴로와 헤라클레스의 조각상이다.


독수리의 조각상이다.


일몰이니만큼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었다. 우린 기다리면서 사진찍기에 열중했다.




서쪽 테라스 쪽은 매표소부터 걸어서 올라오는 길이 잘 닦여 있고 그 길이도 길다는 점이 달랐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이쪽 매표소를 이용해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일몰이 시작되었다. 구름도 좀 있고 해서 우린 칠레의 달의 계곡에서 보았던 것 만큼 멋진 일몰을 기대했으나 그만은 못했다. 날마다 해는 뜨고 또 지지만 여행지에서의 일출과 일몰은 항상 그 의미가 새롭다.




서쪽 테라스의 능묘도 빛을 받아 황금색으로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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