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튀르키예 서부 성지 25년

제 9일 아스펜도스, 페르게(버가) 탐방

boriburuuu 2025. 5. 9. 18:12

안탈야 동쪽 40킬로에 위치한 아스펜도스는 그리스 전설에 따르면 펠로폰네수스의 아르고스인들이 세운 도시라고 한다. 내륙에 위치했고 강을 통해 바다로 드나들었고 기원전 5세기부터 세계 최초로 은화를 만든 상업도시였고 소금, 포도주, 올리브, 양털 등을 수출했다. 기원전 333년 알렉산더 대왕에게 항복했고 이후 아랍의 침입으로 파괴되어 원형극장과 수도교 정도만 남아 있다. 

아스펜도스의 원형 극장은 튀르키에 에 있는 고대 극장 중 보존 상태가 가장 좋기로 유명하다. 2세기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를 위해 만든 것으로 1만 5천명의 수용 규모를 자랑하며 객석은 물론 무대와 대기실, 통로 등이 완전히 보존되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로마의 콜롯세움 다음인 것 같다. 2단으로 되어 있는 객석은 하단 20줄, 상단 21줄이며 맨 위에는 아치형 회랑이 설치되어 있었다. 거의 보기 힘든 것인데. 

 

무대의 벽은 이오니아 양식과 코린트 양식이 혼합된 기둥으로 장식했으며 개폐식 기둥도 있었다고 한다. 

셀주크 시대에는 케르반 사라이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지금도 매년 국제 오페라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이다. 

뒷쪽으로 올라가보니 옛날  교회의 흔적도 남아 있다. 수도교까지 보고 싶었으나 이 일행들로는 무리다 싶어 포기했다. 

10년전에 안탈야 박물관에 갔을 때 전부 페르게에서 출토된 유물들이어서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찾게 되었다. 페르게는 팜필리아의 중심 도시로 유적이 잘 남아 있다. 트로이 전쟁 이후 기원전 1200년경 예언자 칼카스와 의사인 모프소스가 계시를 받고 이곳에 와 도시를 건설했으며 기원전 333년 알렉산더 대왕은 이곳을 정복하고 아스팬도스와 사데 공략의 교두보로 삼았고 로마 시대에 와서 번영을 이루게 되었다. 사도 바울 시절에도 페르게는 대도시였고 안탈야는 그 부속 항구인 것으로 쓰여 있다.  페르게는 헬레니즘 시대 원추 곡선 이론으로 천체 연구를 가능하게 했던 수학자 바루스의 고향이기도 하고 사도 바울도 47년 첫번째 전도 여행 중 이곳을 방문했다는 기록이 있다. 페르게는 4세기에 니케아 종교회의와 에페소스 종교회의에 대표를 파견할 정도로 기독교를 빨리 받아들이고 관심도 높았다. 

제일 먼저 원형 극장을 만났다. 40단의 객석에 1만 3천명을 수용할 수 있었고 헬레니즘 시대 만들어져 로마 시대 증축된 것이다. 

원형 경기장이다. 폭 34미토, 길이 234미터, 1만 2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타원형 경기장이다. 

전차 경주, 검투사 시합이 벌어졌던 곳으로 튀르키에 전역에서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편이다. 

반대편에서는 지금도 복원공사중이다. 

여기는 상점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 선수 대기실이든지.

이쪽은 목욕장 시설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탈의실, 냉탕, 온탕, 사우나실, 마사지실까지 갖춘 목욕탕이 여러 개 모여 있었다. 

안에서 증기를 만들어 덥히는 방식이다. 

로마의 문이다. 

'헬레니즘 문'이다. 

문 안쪽 아치마다 신상이 서 있었는데 지진으로 바닥에 떨어져 지금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원형 기둥이 늘어서 있는 중심도로다. 로마의 유적을 꽤 봤는데  이렇게 넓은 도로는 처음이다. 

중앙에 수로가 있는 400미터의 대로인데 수로 양 옆으로 마차가 교행할 수 있는 넓이 이고 옆으로 인도가 있고 아고라가 늘어서 있었다. 지금으로치면 왕복 6차선 정도?

수로 맨 끝에는 님파에움(분수대)가 설치되어 있고 강의 신이 비스듬이 누워 있는 모습이었다.

뒤로 돌아가 보았는데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 위로는 아르테미스 신전이 있던 아크로폴리스라고 한다.  계속 빌굴, 복원 중이니 10년쯤 뒤에 오면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으이라 짐작해 본다. 

중심 도로에서 갈라진 오른쪽, 왼쪽 길과 문에도 아치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렇게 거대한 도시를 보고 있노라니 페르게가 팜필리아의 중심 도시가 맞았겠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여기도 십자가의 흔적이 남아 있다. 

여기서 한국인 부부를 만났다. 여행중인데 튀르키에의 이즈미트에 살고 있는 분들이란다. 그들과 짧은 대화를 하고 사진을 부탁했다. 

멀리 원형 극장과 원형 경기장이 함께 보인다. 

이것들은 이 곳을 발굴할 때 사용했던 것들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