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튀르키예 동부

하산케이프

boriburuuu 2025. 5. 17. 08:40

15일차 : 하산케이프로 이동 113킬로 1:54분, 비틀리스 233킬로 3:23 (자미와 신학교), 타트반17킬로 26분 후 반 136킬로(1:46)으로 이동

8시쯤 숙소를 나와 하산케이프로 가 보았다. 구글이 알려준대로 가보니 길이 물에 잠겨 있었다.

왼쪽 산 위 쪽으로 난 길로 가다보니 비포장 도로가 나타났다. 아마도 개발중이고 도로 포장을 하고 있는 과정인것 같았다. 힌든 건 둘째치고 바닥이 닿는 소리가 날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 그러는 중에 이 거북이가 나타났다. 언니가 내려서 집어 길밖으로 놔줘서 길을 재촉했다.

가는 길의 풍광은 정말 아름다웠는데 운전에 신경 쓰느라 진퇴양난이었다. 어차피 직진이다. 이 길을 가고 난 후 그 어렵다는 조지아의 길들도 쉽게 느껴졌으니 순기능도 한 셈이다.

문 잎에 차를 세우고 한무리의 남자들을 따라 들어갔다. 공사를 하는 인부들이었다.

댐의 물이 불어 그전 영상에서 봤던 장면들도 보이질 않았다. 하산케이프는 인류 최초의 문명으로 일컬어지는 수메르 문명이 꽃피었던 메소포타미아 북부에 자리한 유서 깊은 마을이다. 강은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자원이었고 아나톨리아 고원과 메소포타미아 평원을 이어주는 티그리스 강변에 위치한 하산케이프는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수많은 외침을 받았고 1514년 오스만 제국에 편입되었다.

왼쪽은 동굴 주거지이고 오른쪽은 신전, 성 지역이었다.

하산케이프 성채는 로마 제국 시절 363년 건립되었다. 당시 이름은 돌의 성이라는 뜻의 '히스노 코이파'로 불렸고 난공불락의 역사를 자랑한다. 7세기 이슬람에 함락 될 때까지 330년간 남동 아나톨리아 기독교의 중심이었다. 12-13세기 아르투크 왕조가 이곳을 수도로 삼으면서 대대적인 증축이 이루어졌는데 안타깝게도 1260년 몽골의 침입으로 파괴되었다.

동굴 집들이다. 이젠 하도 여러번 봐서 동굴 집들이 그리 신기하지는 않다.

멀리 성벽 위에 국기가 나부끼는 모습이 보인다. 그전 같으면 뛰어 올라갔을텐데 힘든 운전에 심신이 지친 우리는 별게 없어 보인다며 패스했다.

울루 자미쪽으로 가 보았다. 원래 비잔틴 교회였던 곳이 자미로 바끤 곳이다.

공사를 하는 분들이 위로 올라가보라고 한다.

티그리스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디야르바키르 인근 산악지대에서 발원해 시리아 북부와 이라크를 거쳐 페르시아만으로 유입되는데 총 길이 1900Km를 자랑하는 국제 하펀이다. 튀르키에어로는 디즐레, 성경에는 히데켈이라 칭하고 있다. 강 위에 12세기 아르투크 왕조 때 건립된 다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물에 잠겨 저것이 아닐까하고 짐작해 보는 정도였다.

계곡 안쪽과 언덕 위의 동굴 집을 합치면 4천 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들이 필요한 물은 티그리스강에서부터 바위 속에 홈을 파서 특별히 고안된 장치로 공급 되었다고 하는데 당시 매우 발달된 기술을 보유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붕에 올라가 본 풍광이다.

일을 하다가 점심을 먹으러 내려 오는 듯한 남자들이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현지인들을 사진 찍으려는 여행객들이 많아서인가보다.

지금 한창 건설, 복원 중이지만 조만간 잘 정비된 하산케이프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