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튀르키예 동부

반 성채, 반 고양이, 호삽성채

boriburuuu 2025. 5. 17. 08:41

16일차 :

운전을 하고 가다가 포토 사인을 만나 호수도 볼 겸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여기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다.

반 성채다. 반은 고대 우라르투 왕국의 마지막 수도인 투슈파였고 이 성채는 당시 왕국의 중심지였다. 우라르투 왕국은 반호수를 중심으로 기원전 860-590년 존속했던 나라로 현재 아르메니아인들의 뿌리로 여겨지고 있다.

언덕 위에 위치해 있는데 지금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호수의 일몰 전망을 보기 좋은 곳이라고 해서 올라가는 것은 생략했다.

반의 유명한 고양이를 보러 갔다. 반 고양이는 짝짝이눈으로 유명한 이 지방 토종 고양이다. 멸종 위기 동물로 정부에서 보호 동물로 지정해 엄격하게 보호, 관리되고 있다. 터키시 앙고라와 생김새는 비슷하나 다른 동이라고 한다.

고양이를 보기 위해 반 100주년 대학교 내에 위치한 <반 고양이의 집>으로 갔다. 반 고양이를 사육하고 보호하는 대학의 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이 고양이는 다른 것들과는 달리 물을 좋아한다고 한다. 호수 출신이라 그렇다고 한다. 보라가 고양이를 좋아해 사진을 찍어 보내 주니 감탄을 한다.

보다시피 한 쪽은 노람색, 다른 쪽은 파란색 눈을 갖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눈 색깔이 다른데 일부는 생후 90일 전후 달라진단다.

호삽 성채에 가보기로 했다. 동쪽으로 60킬로 떨어져 있어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이 길은 우라르투 왕국 시대부터 페르시아로 가는 길의 군사적 요충지였다고 한다. 가는 길이 산을 넘어야 해서 운전하기는 좀 힘들었지만 풍경이 정말 끝내줬다. 호삽은 페르시아어로 아름다운 물이라는 뜻이라는데 가는 길에 물을 만났다. 금방 반 호수를 보고 왔는데도 이 호수도 못지 않게 예쁜 모습이었다.

드디어 호샵성채다. 우라르투 왕국 시절 처음 지어졌고 17세기 오스만 제국 때 이곳을 다스리던 쿠르드인 영주가 개축했다.

위로 올라가 보았다. 마을이 보이고 외성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성으로 들어가는 정문이다.

사진을 찍고 있자니 공사하시는 분이 문을 열어주신다. 들어가보니 어둡고 길이 막혀 있는 것 같아 나와서 사진만 찍고 가져 갔던 간식을 조금 나눠드리고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정문에는 목에 쇠사슬을 맨 채 묶여 있는 두 마리의 사자 부조가 있다. 아래 철문은 오스만 시대의 것으로 별 모양의 무늬가 새겨져 있다. 자세히 보면 1차 세게 대전 당시의 총알 자국이 있고 박혀 있는 총알도 있다.

입구의 동굴같은 계단인데 밖에서 얼핏 보고는 계단을 찾지 못햇다. 바닥의 바위를 깎아 만든 계단과 벽은 우라르투 시대의 것이고 위의 성벽과 나무 대들보 등은 오스만 시대의 것이라고 한다.

문을 열어주었던 인부인데 왜 그냥 가는지 궁금했을거다.

그런데 내려 가다가 차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이 보여 성채는 볼 수 없는지 물으니 볼수 있다면서 한분이 전화를 해 주면서 올라가보라고 한다, 관광객이 별로 없어서 요구하면 문을 열어주는 시스템인가보다.

 

외성의 모습이다. 공룡 등뼈처럼 보인다. 자세히 보면 4군데의 감시탑이 있다.

여하튼 다시 올라가서 아까 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 안으로 들어가니 게단이 있었는데 그걸 모르고 돌아선 것이었다. 여하튼 관리인인듯한 이 남자는 우리에게 영어로 약간의 설명을 해 줘서 전화위복이 된 셈이었다.

이 성안에는 300여개의 방과 자미, 라맘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여기는 사자 사육장일 것 같다.

여성들의 공간인 하렘과 남성들의 공간이 나워져 있었는데 잘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