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박물관/안탈랴박물관

안탈리아 박물관

boriburuuu 2016. 3. 6. 17:16

시간이 조금 지나 일행은 버스를 타고 광장을 출발(12:10)해서 안탈리아박물관으로 향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구시가지의 볼거리를 더 돌아보기 위해 몇 사람은 빠진 상태였다. 그들은 사전에 여행을 주관하는 사람들에게 말했기 때문에 일행은 안심하고 박물관으로 갔다. 박물관을 입장하고부터는 자유 시간이었다. 박물관 관람 후 점심은 각자 해결하고, 호텔까지는 가까우므로 걸어서 오라고 했다.

 칼레이치광장에서 이곳 박물관까지는 천천히 달렸음에도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안탈리아박물관(Antalya Museum)은 콘얄트 해변 가까이에 있는 박물관으로 터키에서 가장 중요한 박물관 중의 하나였다. 안탈리아 인근 페르게(Perge)와 아스펜도스(Aspendos)에서 출토된 고대 유물을 중심으로 선사시대와 오스만제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시기별로 다양한 전시품들이 10개관으로 나뉘어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 전시실을 찾았다. 전시실은 입구 오른쪽에서 시작되었다. 제일 첫 입구에는 선사시대의 유물인 도자기와 그 때 살았던 사람들의 유골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 옆에는 아스펜도스의 유물인 아고라와 원형극장 등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도자기들>

 

 

  아스펜도스의 원형극장은 지금까지 가장 잘 보존 된 곳으로, 매년 국제 오페라와 페스티벌이 개최된다고 한다. 세계 유명 오페라 축제 가운데 10위 안에 들 정도로 공연의 내용을 인정받고 있었다. 공연의 내용이 특별한데다 고대 극장에서 관람하는 기분은 평생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일행은 박물관에서만 원형극장을 보았을 뿐, 현장에는 시간관계상 가지 못했다.

 

 

<박물관에 전시된 아스펜도스의 아고라 사진>

 

 

<보존상태가 가장 양호해 매년 국제 오페라 등이 열리는 아스펜도스 원형극장 사진>

 

 

 많은 전시물 중 관광객의 발길을 가장 오래 잡아 놓는 것은 로마시대의 유물이었다. 이웃인 고대도시에서 출토된 알렉산더대왕, 로마황제들과 그리스 신들의 석상들이 발걸음을 잡아놓았다.

그리스, 로마 신들은 제우스를 비롯해 헤라, 아폴론, 아테나,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디오니소스, 포세이돈, 등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많은 신상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신상들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졌으며, 처음에는 깨끗하고 멀쩡한 모습으로 세워졌을 것이다. 그러나 전시된 것은 지진과 전쟁 등으로 많이 훼손되어 목이 없거나 팔다리가 부러진 것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지금 박물관에 전시된 것 중에도 다리가 절단 된 것은 철근을 박아서 고정시켜 놓았고, 팔이나 손이 없어진 것은 그대로 전시하고 있었다. 또한 아름다운 여인의 상징인 아프로디테의 신상은 여러 곳에서 출토되어 전시되어 있었지만, 완전한 것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안탈리아박물관에 전시된 신상 1>

 

 

 

 

<안탈리아박물관에 전시된 신상 3>

 

  

 

 

 그리스 신상들이 전시된 옆에 별도의 방이 있었다. 그곳은 페르게 극장 홀(The Hall of Perge Theatre)로 엄청난 규모의 신상과 부조가 있었다. 얼굴부위만 있는 신상들의 모습도 여러 개 보였는데, 마치 그리스 신화를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 옆방에는 대리석으로 만든 관이 즐비하게 놓여 있었다. 시대와 지위에 따라 석관의 크기와 문양은 많은 차이가 났다. 어떤 것은 석관 본체에만 조각이 되어있는가 하면, 어떤 것은 석관 본체는 물론, 지붕에도 아름다운 인물상이 조각되어 있었다. 사람이 죽어서는 모두 평등하겠지만, 죽어서 무덤에 들어가는 관이나 위치까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석관에 조각된 인물상 등은 너무나 정밀하고 현실감이 넘치는 모습들이었다.

 

 

<안탈리아박물관에 전시된 석관 2>

 

 

 그 뒤에는 영상물이 있어 박물관을 소개했으며, 옆에는 여학생들이 모조품이 아닌 진짜 신상을 보면서 데생(Dessin, 소묘)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들이 그리는 그림을 보다가 2층으로 올라갔다.

 

 1층은 에어컨이 잘 들어와 시원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서자 뜨거운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홀 중앙에도 전시한 물건들이 있었으나 별로 볼만한 것이 없다고 판단되어 뒤쪽에 있는 성화로 발길을 옮겼다.

 

 왼쪽 구석에는 산타클로스가 태어나게 한 성 니콜라우스(St. Nicolas)의 초상이 있었다. 그러나 너무 어둡고, 초상화가 작아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 옆에는 성모 마리아, 예수 및 12제자의 성화가 전시되어 있었다. 이 그림은 벽 뒷면에 있었으며 불이 비쳐 제법 깨끗한 화면을 볼 수 있었다.

 

 

 

<안탈리아박물관 2층 벽에 걸려 있는 성화 1>

 

 

 이제 안탈리라박물관을 대강 둘러본 것 같았다. 기원전인 비잔틴시대에 저렇게 아름다운 신상들과 석관을 만든 것이 그저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지금은 컴퓨터가 있어 쉽겠지만, 그 때는 순전히 머리 속으로 상상하며 손으로 대리석을 깎아 예술품을 만들지 않았을까. 우리는 박물관을 나와 콘얄트 해변이 바라다 보이는 언덕에 왔다. 정말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점심도 굶어가며 원없이 작품을 감상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