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쿠바

제8일 10/12 산타클라라 트리니닷 (버스) (약 3시간) 월 쿠바

boriburuuu 2015. 12. 25. 14:07

오늘은 트리니닷으로 이동해서 까사라는 민박집에서 이틀 동안을 지내게 되었다. 쿠바는 자유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사회주의적 색채가 많이 남아 있어 민박을 받으면 정부에서 숙박비를 거의 다 가져가고 주인들은 식사를 해주면 그 돈을 갖는다고 했다. 길이 좁아 버스에서 내려서 짐을 갖고 이동해서 까사 주인들이 방 수를 말하면 인원을 배정해줘서 따라갔는데 우린 두명이 방 하나를 쓰는 곳이었다. 주인아주머니는 50대 정도로 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고 친절하긴 했지만 역시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식사를 시켰는데 치킨만 가능하다고 해서 치킨을 먹지 않는 나로서는 한번 먹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대신 랍스터를 요리해주는 일행의 까사에서 식사를 했다. 도착하자마자 빨래부터 해서 마당에, 옥상에 널었는데 햇볕이 아주 좋아 두시간도 안되서 말랐고 방에 에어컨도 나오고해서 우린 만족했다. 한낮에 너무 더워 좀 쉰 다음 주변 탐색에 나섰다. 집 앞에 아주 작은 가게가 있었는데 오이가 보였다. 1개에 1모네다다. 멕시코에서부터 야채를 구하기가 힘들었고 특히 쿠바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여기 사람들이 놀랄 만큼 살이 찌고 심지어 날씬한 사람들까지도 배가 나온 것은 육류 위주의 식생활 때문이리라.

 

 

 

 

 

 

 

 

 

 

 

 

 

 

옥상에 널어 말린 내 빨래들이다.

 

 

 

 

연한 파스텔톤으로 칠해진 건물과 어우러진 오래된 돌길이 가방을 끌기는 좀 어렵지만 볼거리 중 하나다.

 

 

그 구역에 유일하게 있었던 마켓이다. 정말 조금씩 있다.

 

 

 

 

 

뜨게질을 한 옷들과 수공예 가방들이다. 짐만 부담스럽지 않았으면 몇개 사오는건데.

 

 

 

 

 

 

 

 

 

 

 

5분쯤 걸어가니 마요르 광장이 나온다. 이곳의 중심광장으로 아담하고 작은 벤치와 야자수가 잘 어울리고 유럽의 정원처럼 나무를 잘 가꿔 놓았다. 광장 주변의 저택들은 사탕수수가 번성했던 시절에 지어진 것이라는데 대부분 상점이나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나는 무작정 문이 열린 곳이면 들어가 보고 사진도 찍고 탐색했다.  바로 옆의 산프란시스코 교회는 노란색과 녹색이 특징적인 종탑이 있고 1986년 혁명박물관으로 바뀌어서 전시되어 있었고 종탑은 전망대이다. 올라가서 보니 노란색과 붉은 색이 혼합된 특이한 기와의 지붕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골목 골목 바닥. 집들마다 예쁘지 않은 곳이 없어 우리는 마냥 돌아다녔다. 조그만 갤러리, 상점들, 식량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우리나라 1960년대 시골 동네의 구멍가게 같다.

 

 

 

 

 

20분쯤 걷자 깐델라리아 성모교회가 나왔다. 다 부서지고 바깥쪽 형체만 남은교회로 아치형 모양으로 붙어 있는 세 개의 종탑이 인상적인 18세기 교회다. 

 

 

 

 

 

 

 

 

 

 

 

 

 

 

 

 

 

 

 

 

 

 

 

 

 

 

 

 

 

 

길을 따라 언덕 의까지 올라가 보니 리조트 같은 숙소가 나오고 ‘가지 않은 길로 가보자’하고 걸음을 옮기니 철조망과 정문이 나온다. 경비원이 제지를 해서 우린 통과만 하겠다고 우기니 그도 안된다고 우긴다. 해서 투덜거리며 밖으로 돌자 길이 나왔다. 말이 통하지 않아서 통과가 되지 않는 곳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니 제지할 밖에. 다시 잠깐 오르막을 지나자 내려가는 길에 동굴 디스코텍 아얄라를 만났다. 이렇게 조용한 도시에 과연 영업을 할까 의심이 되었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니 천연 동굴을 영업장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신기했다.

 

 

 

 

 

 

 

 

 

 

 

 

 

 

 

 

 

 

 

다시 마요르광장으로 돌아와 산 프란치스코 교회를 찾았다. 트리니닷을 상징하는 사진마다 등장하는 교회로 노란색과 녹색이 특징적인 종탑이 바로 눈에 띈다.

 

 

 

 

 

 

 

 

 

 

 

 

 

 

 

원래 이름은 산 프란치스코 교회 수도원이었지만 1986년 부터 혁명에 관련된 물품과 사진을 전시하는 박물관이 되었다.

 

 

 

 

 

 

 

 

 

 

 

 

 

 

 

 

 

 

 

 

 

 

 

 

 

 

 

 

 

 

 

 

 

 

 

우린 전체적인 모습을 보기 위해 종탑에 올랐다. 노란색과 빨간섹이 어우러진 시내 전경을 볼 수 있었다.

 

 

 

 

 

 

 

 

 

 

 

 

 

 

 

 

 

 

 

 

 

 

 

 

 

 

 

 

 

 

 

 

 

 

 

 

 

 

 

 

 

 

 

 

 

 

 

 

 

 

 

 

 

 

 

까사로 돌아와서 저녁식사를 했다.  주인 아주머니는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해 주었고 우린 쿠바 맥주를 사서 함께 먹었다.

 

 

 

 

 

 

 

식사 후 우린 살사 공연을 보기 위해 다시 마요르광장을 찾았다. 1꾹의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앞에 앉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합석을 했는데 모로코와 캐나다 여학생과 남성 1인이 일행이었다. 그런데 캐나다 여자와 남자만 대화에 열중하고 모로코 아가씨가 소외된 느낌이어서 약간의 대화를 했는데 이게 참 다행이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중간에 공연을 멈췄고 비를 피하다 돌아오니 쿠바 남녀가 내 자리에 앉아 자기 자리라고 우기는 것이었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았으나 바디 랭귀지로 다투다보니 분위기가 좀 살벌해졌다. 모로코 아가씨가 자리를 좀 내 주어 다툼이 끝났으니 망정이지 같이 갔던 언니가 한 대 맞을까봐 겁났다고 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가장 춤을 잘췄던 현지 남녀인데 정말 살사가 얼마나 관능적인 춤인지를 잘 보여주는 커플이었다. 남자가 춤을 잘 리드하고 있었는데 여자가 훨씬 연상이고 부유해 보인다.

두 명의 씽어가 있었는데 오른쪽의 젊은 싱어가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해 정말 반해 버렸다. 아이돌들한테 열광하는 사람들이 이런 기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