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아르헨티나

제51일 11/24 부에노스아이레스-깨끗한 공기 (도보) 화 아르헨티나

boriburuuu 2016. 3. 10. 10:02

오늘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를 보는 날이다. 내일 오후 7시에 출발하기로 한 일정이 3시로 바뀌어서 결국 오늘 하루에 볼 수 있는 만큼 봐야 한다. 현대미술관에서 디에고와 프리다의 작품을 보려했으나 화요일은 휴관이란다. 우리 말을 잘하는 교포가이드가 왔다. 설명을 들으면서 그것도 우리말로, 관광을 한지가 오래 되어서 새삼스럽다. 먼저 플로라리스 헤네리까를 보러 갔다.나시오네스 우니다스 광장 한 가운데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꽃 조형물로 환경과 함께 반응하는 조각품이라고 한다. 움직이는 꽃을 만들고자 했던 건축가 에드아르도 까딸라노의 작품인데 18톤의 스테인레스와 알미늄을 사용해서 만들었고 낮에는 피고 밤에는 접히는 형태라고 한다. 광장 남쪽의 고대 신전 같은 건물은 부에노스대학의 법학부 건물이라는데 외국 대학 건물들은 왜 그렇게 멋있는지. 앞의 도로에도 보라색 하까란다 꽃이 가로수로 피어 있어 아름다웠다. 다시 차량으로 이동해서 2박3일 공원에 갔다. 장미정원과 분수와 조각상, 뱃놀이를 할 수 있는 호수가 있고 경마장, 골프장, 갈릴레이 천문관 등이 있었다. 가이드가 건네주는 마테차를 맛보고 예쁘긴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는 것들이라 대충 사진을 찍고 나왔다.

다음은 이동해서 라콜레타에 갔다. 과거 수도승들의 채소정원이었던 이 곳은 1822년 국립묘지가 되었다. 작은 묘지터가 5억 이상으로 거래 되었고 파리와 밀라노에서 들여온 대리석으로 조각되어 있어 수십억이 있어야 이곳에 제대로 묻힐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부의 상징인 셈이다. 지금은 매매가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에비타의 무덤이 있고 전체적으로 묘지가 아니라 조각공원 같다.

아르헨티나 최고의 축구팀인 보카 주니어스 경기장을 치안도 좋지 않고 시간도 촉박해서 차 안에서 보기만 했다. 이 경기장은 1940년에 만들어졌는데 6만명을 수용할 수 있고 마라도나의 본거지이다. 이탈리아 이민자 5명으로 창단했고 유니폼은 스웨덴 국기에서 차용했다고 한다.

라 보카 지구로 넘어 갔다. 아르헨티나 최초의 항구였던 이곳은 지금은 땅고의 원류를 볼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밝은 형형색색의 페인트로 칠해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표적인 골목길인 까미니토 100m에는 예쁜 집들과 까페, 레스토랑에서는 전문 땅고 댄서들이 춤을 추고 있고 기념품 가게들이 있었다. 마라도나와 교황의 조각이 가장 많았다. 가게를 기웃거리기도 하고 밀랍인형 박물관에 올라가 보기도 하면서 구경했다. 여기도 치안이 좋지 않아 일부 구역 밖으로는 나가지 말라는 당부였다.

한인거리로 넘어가서 점심을 먹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다. 길이 많이 막히고 특별히 한식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좀 그랬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좋아하니 따라갈 수밖에... 대원정이라는 식당인데 200페소에 동태찌개와 소고기 구이, 밑반찬 등의 식사였는데 먹을만 했고 남은 음식은 싸가란 말에 여행 2달이 되어가는 우리는 열심히 반찬도 챙겼다.

이제 5월광장으로 간다. 어제 5월광장에 갔기 때문에 자유 시간을 달라고 해서 택시를 타고 국에 갔다. 가는 길에 국회의사당도 보고 아침에 갔던 레골레따 근처까지 다시 가는거다.

국립미술관은 분홍색 건물로 아르헨티나 뿐 아니라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곳으로 고야와 렘브란트, 고흐와 피카소, 고갱, 칸딘스키 등 유럽 거장들의 작품이 32개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어 거장들의 진품을 보는 재미에 흠뻑 빠졌었다. 촬영 관계로 엘 그레꼬 특별전이 눈 앞에서 가로줄이 쳐지는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오히려 이것이 다행이었다.

다시 택시를 타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갔다. 엘 아테네오라는 이 서점은 원래 극립 극장으로 쓰던 건물을 개조해 서점으로 사용하고 잇는 곳인데 무대가 있던 곳은 커피숍이 되었고 오히려 규모는 작지만 꼴론극장보다 더 예뻐 보였다. 일행들은 여기서 음반을 구입하기도 했다.

다시 서둘러 아름다운 갈레리아스 빠시삐꼬 백화점에 갔다. 원래 국립미술관이었던 이곳은 작품수가 많아지자 새롭게 건축된 미술관으로 이전하고 백화점으로 꾸며졌단다. 천정과 벽에 미술관으로 쓰던 천정화나 조각이 남아 있어 또다른 볼거리를 주고 있었다.

바쁘다 바뻐. 우리는 탱고공연을 보기 위해 다시 꼴론극장을 찾았다. 극장 바로 옆 건물이 유명한 탱고 공연장인 ‘땅고 뽀르떼노’ 이기 때문이다. 표를 끊으려하니 오늘 표는 없고 내일 다시 오란다.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어서 안내원에게 ‘들여보내 달라. 입석도 상관없다.’라고 우기니 안된다고 나가라고 하던 안내원이 오늘은 공연이 없어서 볼 수가 없다면서 대신 공연장을 보고 사진도 찍으라고 한다. 할 수 없이 스스로 포즈를 취하며 내부를 둘러보고 돌아섰다.

이제 방법은 하나. 또르또니에 가야한다. 어제 공연을 본 분들이 지하에서 공연을 하는데다 기둥이 세 개 있어 시야를 막는다며 부정적 평가인 것 같아 피하려고 했는데. 가는 길에 땅고용품을 파는 가게에 들어가서 다른 공연장을 알아 봤으나 너무 멀다. 8시에 공연이 시작되는데 7시반쯤 도착했다. 다행히 맨 뒷좌석이 남아 있어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서서 공연을 보다가 오른쪽 벽에 비상문이 있는 들어간 자리가 있어 서서 나머지 공연을 보았는데 스토리가 있는 뮤지컬 형식으로 되어 있어 재미 있었다. 그러나 땅고가 대단히 야한 춤이라는데 쿠바에서 워낙 강렬하고 야한 살사를 보고 와서인지 잘 추고 있는 무희들이 절말 야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역시 쿠바의 트리니닷이 짱이다.

너무나도 바쁜 하루를 보냈는데도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여행에서는 각국 수도의 일정을 모두 하루씩은 늘려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