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35분이 이륙시간이라 10시부터 109번 탑승구에서 탑승이 시작되었다. 나의 자리는 뒤편으로 창가였다. 수화물을 선반에 올리고 자리에 가니 옆자리에는 여자 분이 앉아 있었다. 오늘 처음 보는 일행인 것 같았다. 자리를 잡은 뒤 의자에 있는 각종 안내문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웬일인지 출발시간이 되어도 꼼짝도 하지 않고 비행기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항공기의 정비로 출발이 늦어진다는 아나운서 멘트가 나왔다.
탑승을 마치고 항공기에 앉아 있는 승객들에게 미안했던지 승무원들이 간식을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도 한참 시간이 흐른 후 출발한다는 멘트와 함께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14:00)했다. 예정보다 3시간 30분 정도 지연된 것이다. 항공료를 줄이기 위해 배낭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저가 항공기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이런 일도 있으리라. 어떤 의미에서 생각하면 이렇게 기다리는 것도 여행의 한 단면이라고 할 것이다.
이 항공기의 서비스가 특이했다. 보통 현지에 도착해서 입국심사 전에 비자를 받는데, 가루다항공에서는 기내에서 비자를 발급해 주었다. 잠시 눈을 붙이고 쉬고 있는데 곧 자카르타에 도착한다는 멘트가 흘러나왔다. 인천에서 장시간의 기다림이었지만 정비를 잘한 것 같았다. 비행기는 일행을 무사히 자카르타의 수카르노 하타(Soekarno Hatta)국제공항에 데려다 주었다(19:10, 한국시간 21:10).
<공항 안에서 본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 모습>
입국수속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길벗 두 명(이철수, 양우영)의 안내로 버스 2대에 분승했다. 밖은 어두웠으며 가랑비가 살며시 내리고 있었다. 예약한 크리산트호텔(Kchrysant Hotel)에 도착(21:00)하여 방을 배정 받았다. 룸메이트는 대장의 여동생인 길자씨였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밖에서 본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 모습>
<자카르타(Jakarta)는 동남아시아 제일의 도시로 인도네시아의 수도이다. 인구 1천만 명이 밀집해 있는 도심은 건축미가 빼어난 고층 빌딩들, 유럽풍의 중후한 저택, 도심을 통과하는 고속도로가 있는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그러나 도심 외곽은 우리나라의 70년대를 연상케 한다. 자카르타의 남쪽은 상업지구와 고급 주택가로 발전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과거에 번화했던 북쪽은 상대적으로 초라한 모습을 보인다.
자카르타는 동남아시아에서 생활비가 많이 드는 도시로 손꼽힌다. 자카르타 인구는 1944년 85만 명에 불과했으나 60여년 만에 열 배 이상 팽창했다. 사람들은 부와 권력을 쫓아 농어촌에서 수도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교통 혼잡, 환경오염, 빈부격차가 심화되었다. 자카르타는 “대기오염 세계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또한 이곳은 해발이 낮아 우기에 저지대는 큰 수해가 나기도 한다.
이곳이 자카르타로 된 사유는 다음과 같았다. 이슬람 왕국의 파타 힐라 왕자가 이곳을 정복(1527.6.22)하고 지명을 자야카르타(Jayakarta)로 했다. 이것은 “위대한 승리”란 뜻이다. 이 날을 기려 해마다 6월 22일에 자카르타의 탄생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다.
16세기 말부터 자야카르타에 들어와 세력을 확장한 네델란드가 바따비아(Batavia)로 개명했다. 그 후 1942년 일본이 인도네시아를 점령하면서 자야카르타를 줄여 자카르타(Jakarta)로 바꾸었다. 그 이유는 현지인의 환심을 사려는 일본의 교묘한 술책이 숨어 있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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