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쿠바

6일 비날레스 투어

boriburuuu 2020. 8. 17. 19:51

아침 일찍 식사를 하기 전에 숙소 바로앞이 1770년부터 만들어진 쁘라도 거리여서 말레꼰 방파제까지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어제 밤에 방파제에 많은 인파가 모여 있는 것을 본 터라 가보려했더니 걱정이 됐던지 룸메이트 언니가 같이 따라 나선다. 상당히 넓은 도로로 양쪽에 벤치도 있고 나중에 보니 야외수업까지 하고 있었다. 길 남쪽에는 1928년 만들어진 사자상이 멋지게 서 있다.

 

<광장의 아름다운 조각상>

 

<새벽에 일을 저지르고 있는 도시 매연의 주범>

 

<보행자 전용도로인 쁘라도 거리>

말레꼰 방파제를 따라 걷다 보니 어두워서 살짝 겁이나서 되돌아 와서 아침을 먹으러 갔다. 서빙을 하는 할아버지와 주방일을 하는 할머니가 티격태격 일하는 모습이 재미있어 아침부터 한참을 웃었다. 오늘은 비날레스 계곡투어가 있는 날이다. 쿠바의 상징인 올드카를 타고 가기로 했다. 처음엔 서로의 올드카를 보면서 바꿔서 사진을 찍어 보기도 하고 즐거워 했으나 왕복 8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낡은 차로 이동하기는 참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아바나에 왔으니 올드카를 타 봐야지.

 

<쿠바의 상징 중 하나인 올드카>

2시간쯤 이동하다가 폭포에 가게 되었다. 자그마한 폭포였으나 산이 없는 아바나 사람들에게는 더위를 식혀주는 곳이리라. 공원의 모든 것이 자연친화적으로 되어 있어 인상적이었고 꿀과 땅콩을 섞어 만든 과자를 1꾹에 샀는데 가격 대비 맛있었다.

 

 

<가이드가 말한 대로 작은 폭포>

중간에 농민들이 직접 민든 치츠와 잼을 도로에서 팔기도 했는데 양이 너무 많아 사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가는 길에 동화처럼 예쁜 집들 마다 색색의 빨래를 널어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빨래집게도 없이 어떻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철조망을 이용해 뾰쪽한 부분에 걸쳐 놓는 것이었다.

먼저 전망대로 가서 야자수가 있는 넓은 들판과 600m의 산들이 컵케이크처럼 얹혀져 있은 모습을 조망했다. 1959년 혁명군 사령관의 지시로 호텔과 전망대를 지었다고 한다.

 

<컵케이크 모양인지는 모르겠지만 산의 모양들이 특이함>

여기서 점심을 먹고 주변을 둘러 본 다음 담배농장을 방문해서 삐나르 델 리오지방에서 나온 담배 잎으로 만든 최상품의 시가를 만드는 제조과정을 보고 일부는 구입하기도 했으나 고가였다. 농장 주변은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으로 한적하고 꽃과 과일 등이 풍부했다.

 

다음으로 인디아 동굴을 갔는데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고 동굴안에 작은 강이 흘러 배를 타고 밖으로 나가게 되어 있는데 5분 정도를 타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40분 쯤이었던 것 같다. 동굴 입구는 울창한 정원 분위기였고 동굴 출구에는 큰 레스토랑과 기념품 샵이 있었다.

 

<동굴 입구에 인디언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남녀와 새>

 

<동굴 내부의 모습>

 

< 동굴 입구>

20분쯤 차로 이동해서 벽화를 보게 되었다. 절벽위에 180m *120m의 거대한 벽화다. 1960년대 카스트로의 지시로 인근 농부들이 4년에 걸쳐 완성했다고 한다. 달팽이, 해수면, 공룡과 사람의 모습은 인간의 진화과정을 상징한다고 하고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거의 90도의 절벽에 농부들이 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하기 위해 얼마나 힘이 들었을지 충분히 짐작이 되었다.

버팔로를 데리고 주변을 돌아보게 하고 돈을 받는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한번 타줄걸’하는 마음이 든다.

돌아오는 길에 일몰도 보고 휴게소에 들렀다가 시내로 돌아와 쿠바의 대표 먹거리인 랍스터를 먹기로 했다. 역시 단체로 몰려가서 식사하는 것은 다음부터는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