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미술관/프라도미술관

프라 안젤리코, 바르톨로메 베르메호 외

boriburuuu 2020. 11. 19. 12:20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다. 화가는 도미니쿠스 수도회 소속의 수도사로 출발하여, 훗날 피렌체 인근 도시 피에솔레에서 수도원장직에까지 오른 성직자이기도 했다. 그는 인간 각자에게 부여된 재능을 최대한 발휘해 신의 뜻을 전하라는 도미니쿠스 수도회의 가르침을 ‘그림’을 통해 수행했다. 그림으로 기도를 대신한 것이다. <수태고지〉는 자신이 몸담고 있던 피에솔레 수도원에 속한 교회를 위해 그린 것이다. 마리아는 요셉과 정혼한 뒤 충만한 신앙심으로 경건한 삶을 살고 있던 중, 천사 가브리엘의 뜻하지 않은 방문과 함께 ‘임신’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된다. 프라 안젤리코의 그림 속 마리아는 처녀의 몸으로 아이를 잉태하게 되리라는 소식에도 순종의 예를 다하고 있다. 화면 왼쪽 모퉁이에서 시작된 빛과 중앙의 기둥을 통과하는 빛줄기 안의 비둘기는 성령을 의미한다. 마리아의 임신은 바로 이 성령의 힘, 이른바 은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중앙 기둥 윗부분에 하나님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가슴에 포갠 두 팔은 ‘순종’을 의미한다. 가브리엘과 마리아가 위치한 공간은 ‘로지아’라고 부르는데 한쪽 면은 벽으로, 반대쪽은 기둥을 세워 외부와 연결되도록 트여놓은 곳을 말하는데 천정은 푸른 하늘과 황금빛 별들로 장식되어 있다. 주목할 것은 화면 왼쪽의 외부세계다. 두 남녀가 맥 빠진 모습으로 걷고 있고, 천사는 그들을 재촉하는 이들은 낙원에서 추방되는 아담과 이브이다. 구약과 신약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통일성과 연속성을 ‘예표론’이라 하는데, 예표론적으로 보면 아담과 이브로 인해 만들어진 원죄는 바로 그 ‘죄’ 없이 잉태되어 세상에 오실 예수에 의해 사해진다는 것으로 연결된다. ‘순종하지 않은’ 자들이 만든 원죄의 늪에 빠진 인류는 ‘순종하는’ 자로 인해 비로소 구원받게 되는 것이다.

바르톨로메 베르메호의 <실로스의 성 도메니코>다. 1474-1477년.  1400년대의 스페인은 과장된 화려함을 보이는 전통 고딕문화에 젖어 있었다. 제단화의 유행은 꽃을 피웠고 이 작품도 그 중 하나다. 고딕양식의 건축적인 왕좌와 장식적 이미지를 더해주는 섬세한 세부 묘사, 의미를 지니는 알레고리적 이미지들, 그 가운데 성 도메니코가 근엄하게 앉아 있다. 왕좌의 위쪽으로는  3개의 신학적 믿음인 믿음,  희망,  자애를 상징하는 인물 형상이 있으며 양 옆으로는 4개의 기본 덕목인 용기, 정의, 사리분별, 절제를 의인화했다. 가운데 도메니코는 금은세공사가 수를 놓은듯한 의례용 망토를 입고 있는데 금으로 된 왕관은 진주와 갖가지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고 왕좌도 고딕의 특징인 불꽃 모양의 뾰족 탑들과 음각으로 장식되어 호화로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죽은 그리스도를 받치고 있는 천사>다. 1476년-1478년.  안토넬로는 1475년 베네치아에 머무는 동안 플랑드르 유화 기법을 전달하여 이탈리아 미술에 많은 영향을 준 화가로 다양한 유화 기법을 하나로 통일했다. 안토넬로는 만년에 고향인 메시나에서 활동했는데 그림 뒷쪽의 풍경이 메시나다. 십자가에서 내려진 그리스도의 몸은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었고 그림의 중앙, 앞쪽에 위치해 보는 이로 하여금 그림속 상황과 직접적 접촉이 있는것처럼 느껴지게했다. 밝고 투명한 빛은 베네치아 화파의 영향이 느껴지고 예수의 눈물과 옆구리의 흘러내린 피 등이 조각같은 누드를 부드러워 보이게 한다. 

페트로 베르게테의 >화형을 지휘하는 성 도메니코 구즈만>이다. 1495년경.   15세기 스페인-플랑드르 고딕 시대에서 르네상스로 가는 과도기적 작품으로 산토마스 성당의 제단화다. 이 그림은 1208년경 프랑스 알비시에서 일어났던 일을 그린 것으로 심판관과 기수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성 도메니코가 종교 재판에서 알비파의 이단자들을 용서하라고 명령하고 있다. 베루게테의 작품에서는 광대나 인물들의 움직임이 순간 포착된 듯한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종교 재판에서 이단으로 판명된 사람을 화형에 처하고 아직 형 집행 전의 이단자들을 벌하는 잔인한 장면을 부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의상의 사실감이나 원근법적 스케치는 플랑드르 스타일을 보여준다.

 

요아킴 파티니르와 퀀틴 메치스의 <성 안토니오의 유혹>이다. 1515년경.   파티니르는 안트베르펜화파를 대표하는 화가로 멀리 수평선 아래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뒷배경은 그가 그리고 단순한 인물들은 다른 화가가 그려넣도록 했다. 그림에 등장하는 3명의 아름다운 여인들과 그들을 조롱하려는 듯한 한 노파는 메치스의 작품이다. 파티니르는 그림의 배경을 마치 하늘에서 새가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그렸으며 지형학적으로 지도를 그린것처럼 표현했다. 투명하고 축축한듯한 대기는 블루와 녹색 톤의 색조로 마무리했으며 자연스러운 빛과 주변의 다양한 묘사는 17세기 플랑드르 풍경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다. 프라 조반니(Fra Giovanni, 형제 요한)라 불리던 프라 안젤리코는 한 세기 후 미술가이자 저술가였던 조르조 바사리가 르네상스 시절 활동했던 예술가들의 작품과 삶에 대해 기술한 《예술가 열전》에 ‘천사와 같은 화가’라는 뜻의 ‘픽토르 안젤리쿠스’라고 소개되었다. 현재 그는 ‘프라 안젤리코( 천사같은 형제)’ 혹은 ‘일 베아토 안젤리코( 축복받은 천사 같은 사람)’로도 부른다. 그는 도미니쿠스 수도회 소속의 수도사로 출발하여, 훗날 피렌체 인근 도시 피에솔레에서 수도원장 직에까지 오른 성직자이기도 했다. 그는 인간 각자에게 부여된 재능을 최대한 발휘해 신의 뜻을 전하라는 도미니쿠스 수도회의 가르침을 ‘그림’을 통해 수행했다. 그림으로 기도를 대신한 것이다.  <수태고지〉는 자신이 몸담고 있던 피에솔레 수도원에 속한 교회를 위해 그린 것이다. 성경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마리아는 요셉과 정혼한 뒤 충만한 신앙심으로 경건한 삶을 살고 있던 중, 천사 가브리엘의 뜻하지 않은 방문과 함께 ‘임신’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된다. 프라 안젤리코의 그림 속 마리아는 처녀의 몸으로 아이를 잉태하게 되리라는 이 억울하기 짝이 없는 소식에도 순종의 예를 다하고 있다.  화면 왼쪽 모퉁이에서 시작된 빛은 성령을 의미한다. 중앙의 기둥을 통과하는 빛줄기 안에 비둘기 한 마리가 보인다. 비둘기 역시 성령을 의미한다. 마리아의 임신은 바로 이 성령의 힘, 이른바 은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중앙 기둥 윗부분에 하나님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가슴에 포갠 두 팔은 ‘순종’을 의미한다. 가브리엘과 마리아가 위치한 공간은 ‘로지아’라고 부르는데 한쪽 면은 벽으로, 반대쪽은 기둥을 세워 외부와 연결되도록 트여놓은 곳을 말한다. 로지아의 천정은 푸른 하늘과 황금빛 별들로 장식되어 있다.  주목할 것은 화면 왼쪽의 외부세계이다. 두 남녀가 맥 빠진 모습으로 걷고 있고, 천사는 그들을 재촉한다. 이들은 낙원에서 추방되는 아담과 이브이다. 구약과 신약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통일성과 연속성을 ‘예표론’이라 하는데, 예표론적으로 보면 아담과 이브로 인해 만들어진 원죄는 바로 그 ‘죄’ 없이 잉태되어 세상에 오실 예수에 의해 사해진다는 것으로 연결된다. ‘순종하지 않은’ 자들이 만든 원죄의 늪에 빠진 인류는 ‘순종하는’ 자로 인해 비로소 구원받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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