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몽골(2013.07.27-08.14)

이흐 가즈링 촐로

boriburuuu 2016. 3. 6. 23:39

 일찍 일어나 간단히 세면을 마친 후, 5시에 산책을 나섰다. 마침 밖에 일행 중 한 명이 있어서 같이 길을 걸었다. 호텔 우측은 아직 개발 중인 곳이라, 좌측으로 방향을 잡았다. 10분쯤 걸어가자 이른 아침임에도 열심히 도로보수작업을 하고 있었다. 길 양쪽에는 상점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차도는 포장되었으나, 인도는 비포장 황토 길이었다. 차들이 지나갈 때마다 먼지가 날렸지만, 걸어가는 그 누구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일행이 몽골에서 첫밤을 보낸 "로얄 하우스 호텔" 전경> 

<울란바타르 도로공사장 현장 모습> 

 계속 직진해서 걸어가자, 오른쪽으로 골목이 나타나며 울란바타르대학교, 부설 초. 중. 고등학교, 부설 유치원 등의 간판이 우뚝 서있었다. 각 학교 간판마다 밑에 한글이 표시되었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었던 것이었다. 조금 더 걸어가자 남양주시 문화관이 있었고, 그 옆에는 몽골한인회 간판도 보였다. 큰 도로 건너에는 재래시장이 보였으나 이른 아침이라 아직 개장하지 않은 것 같았다. 우리는 학교 안으로 들어가 이곳저곳을 살펴보고 호텔로 돌아왔다. 

<울란바타르대학, 부속초.중.고등학교 및 부속유치원 간판> 

<대한민국 남양주시 문화관 입구 모습> 

<몽골한인회 간판> 

<울란바타르대학교의 간판 모습> 

 7시부터 호텔 2층 식당에서 뷔페식으로 아침을 먹었다. 호텔이라 몽골 전통음식이 아닌 세계 어디와도 비슷한 메뉴였다. 레몬, 사과, 수박, 방울 토마토, 야채, 돼지고기, 소시지, 밥, 빵, 커피 등으로 아침을 때우고 호텔을 나섰다(08:45), 이곳에서부터는 지프 8대로 되돌아올 때까지 계속 이동한단다. 

 일행은 수흐바타르광장 뒤에 있는 슈퍼마켓 앞에 주차하고 환전을 했다. 어제 저녁에 신청한 환전금액을 모아 대장과 몇 사람이 은행으로 가고, 남은 사람들은 슈퍼마켓에 들어가 필요한 물건을 골랐다. 대장이 돌아와 오늘은 예상외로 미화 1$당 1,500T(투그릭)씩 환전했다고 한다. 일행은 몽골 돈을 받고 다시 슈퍼마켓으로 들어가 미리 봐둔 물품을 구입했다. 

 몽골은 땅이 넓으나 인구가 적어 밥을 사먹기 어려운 곳이 많다고 했다. 호텔에서는 아침을, 게르에서는 저녁을 주지만, 하루에 두 끼는 자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선 제일 필요한 물과 부탄가스 및 비상식량으로 빵을 샀다.

 필요한 물건을 구입한 일행은 오늘의 목적지인 “이흐 가즈링 촐로”를 향했다. 

 몽골은 1,566천 제곱Km로 남북한을 합한 면적의 7배가 넘었다. 21개의 아이막(우리나라의 도)으로 구성되었으며, 인구는 약290만 명밖에 되지 않아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나라였다. 그러나 몽골은 구리, 금, 석탄 등 지하자원이 풍부하여 국제적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바다와 접하지 않았고, 러시아와 중국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어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일행은 중국으로 가는 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갈림길에서 서남쪽으로 방향을 바꿔 고비사막으로 향했다. 울란바타르부터 갈라지는 길을 지날 때까지는 포장되어 있었다. 이곳은 몽골 중부지역이라 끝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에 드문드문 하얀 게르가 산뜻하게 빛나 한 장의 사진을 보는 듯했다. 

<울란바타르 변두리 모습>

<울란바타르 남쪽으로 가는 초원 풍경 2 : 하얀 꽃이 핀 풀은 모두 허브임> 

 서남쪽 길을 들어서면서부터는 비포장 도로였다. 넓은 대지에는 풀이 있어 멀리서 볼 때는 초원으로 보였으나, 가까이서 보면 듬성듬성 풀이 나있었고 풀의 키도 짧아졌다. 서서히 사막으로 접어드는 것 같았다. 한 시간 반쯤 달리다 언덕위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곳에는 현지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는 돌무더기인 오보(Ovoo, '오워'라고도 함)가 있었다. 이것은 지역 경계 및 이정표 역할을 했다고도 한다.

 

<초원 언덕에 자리잡은 오보(어워) 모습>

 

<고비사막의 귀뜨라미, 한 10m정도 날며 찌르륵 찌르륵 소리를 냄> 

  차를 타고 갈 때에도 수많은 야생화가 보였으나, 휴식을 취하면서 주위를 돌아보니 거의 모두가 허브이고 야생화 천지였다. 에델바이스가 군락을 이루어 아름답게 피어 있는가하면, 야생부추와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넓은 초원에 지천으로 널려있었다. 조그마한 정원이나 꽃밭에 피어 있는 꽃들만 보다가 지평선 끝까지 펼쳐져 있는 야생화를 보니, 과연 이것이 진정한 꽃밭이란 느낌이 들었다. 

<고비사막의 야생화 1> 

<고비사막의 야생화 2> 

 <고비사막의 야생화 3> 

<고비사막의 야생화 4>

<고비사막의 야생화 5>



 다시 차들은 달리기 시작했다. 울퉁불퉁하고 먼지가 많이 날리기 때문에 차들 간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천천히 달렸다. 8대 모두 일제 미쯔비시 지프였으며, 출고 된 지 10년이 넘은 것들이었다. 포장도로에서는 평균 시속 70Km정도 달렸으나, 비포장도로는 10~40Km를 달렸다. 

<돈드고비의 모습 1> 





 얼마쯤 달렸을까. 저 멀리 지평선 끝자락에 조그만 산 같은 것이 보였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자 우람한 바위들로 둘러싸인 오늘의 목적지 ‘이흐 가즈링 촐로’였다. 일행은 320Km의 거리를 6시간 30분이나 걸려 도착(16:45)한 것이었다. 바위들로 싸여진 중앙 평원에는 우리의 숙소인 게르가 있었다.  



사진을 찍으러 올라가다가 독초에 닿아 조금 고생을 했다. 동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독을 품고 있는 것들이 여기저기 있어 조심을 해야 했다. 옷 위로 살짝 스치기민 했는데도 한참 따가웠다.

 게르에 도착하자 직원들이 나와 일행을 영접했다. 무거운 짐들을 직원들이 게르 앞까지 날라주기도 했다. 오늘은 조별로 숙소를 정하고 필요에 따라 바꾸기로 했다. 게르에는 침대가 4개 놓여 있었다.  숙소 앞에는 벌써 일행들이 앞에 있는 바위들을 보러 나서고 있었다. 나와 일행 몇 명은 그들을 앞서 바위들 틈 속으로 들어갔다. 바위가 없는 평지에는 허브와 야생화가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이곳 바위는 모두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약간의 물 덕분에 큰 뿔 양과 아이벡스 등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고, 사람 목소리가 들리기 때문인지 볼 수는 없었다. 


<석양을 받은 이흐 가즈링 촐로의 아름다운 풍경 2>

 



<석양을 받은 이흐 가즈링 촐로의 아름다운 풍경 4>

 <석양을 받은 이흐 가즈링 촐로의 아름다운 풍경 5> 

 이흐 가즈링 촐로(Ikh Gazryn Chluu)는 고비사막의 돈드고비 아이막에 속하며, “바위가 많은 땅”이라는 뜻이란다. 이 주위에는 사람이 상주하고 있지 않으며, 여름 한 철 관광객이 있을 때에만 게르를 운영한다고 했다. 때문에 물 사정이 좋지 않았으며, 전기는 자가발전으로 2시간만 보내주었다. 그러나 생각하지 않은 샤워장이 있었다. 물은 방울방울 떨어졌으나, 그나마 땀을 씻을 수 있다는 것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시간에 맞추어(20:30) 식당(게르)에 갔더니 산책을 하지 않은 일행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조금 기다리다가 날라주는 저녁을 먹었다. 볶음밥이었으나 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곳은 사막이라 땀의 증발이 심해서 좀 짜게 먹는 것 같았다. 식당을 나오자 하늘이 낮아 보였고, 별들이 수없이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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