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몽골(2013.07.27-08.14)

흡스글 호수를 돌아보며

boriburuuu 2016. 3. 7. 00:01

이곳은 몽골 북부지역이기 때문일까. 자기 전에 난로에 장작을 가득 넣었음에도, 불이 꺼지자 서늘한 기분이 들었다. 새벽에 산책을 하러 나섰는데, 벌써 언덕 위에 올라간 사람이 있었다. 이곳은 추운 지역이라 낮에는 괜찮지만, 밤에는 시원함이 지나쳐 추운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워낙 환경이 깨끗하고 오염원이 없어 하늘은 낮았고 공기는 맑아 코끝이 시원했다. 아침 산책을 했다.
























  오늘은 흡스글 호수주변에서 하루를 보낼 예정이므로, 서둘지 않고 천천히 아침을 먹었다(08:00). 식사 후에도 일행들과 대화를 나누고, 야생화를 돌아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유람선을 탔다(09:30). 호수 물은 깨끗한데다 햇빛을 받아 그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만들었다. 게다가 구름이 약간 끼어 그 농도에 의해 멋있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호수에서 이렇게 다양한 색상을 만들어 내는 것을 여기서 처음 보았다. 

<흡스글 호수 주변의 낮은 지역에 숙소가 있는 풍경> 

<숙소 앞 풍경 1>



<이물(뱃머리)에 앉아 흡스글 호수를 바라보며>

  흠스글 호수는 “몽골의 푸른 진주”로 알려져 있으며, 길이 136Km의 큰 호수로 시베리아 타이가까지 뻗어 있었다. 호수와 호수를 에워싸고 있는 산은 흡스글 호수 국립공원의 근간을 이루고 있었다. 몽골 사람들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도 이 국립공원에 대한 인기가 좋았다. 흡스글 호수는 표면적으로는 몽골의 서쪽에 있는 염호인 옵스 노르(Uvs Nuur, 옵스호) 다음으로 몽골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이다. 하지만 깊이로 따지면 몽골에서 가장 깊은 262m이고, 세계에서 14번째로 큰 대형 담수호였다.  

 이 호수는 전 세계 담수 량의 1~2%(380조 7,000억 리터)를 차지하며, 북동쪽으로 195Km 떨어진 시베리아의 바이칼 호수로 흘러 들어갔다. 호수물이 120cm가 넘는 두께로 얼어붙는 겨울에는 야크와 말 등이 끄는 수례가 얼음 위를 달려 향흐까지 갔었고, 얼마 전까지는 유조차 등 트럭이 얼음 위를 통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호수가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겨울에 얼음이 얼어도 유조차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했다. 

 흡스글 호수는 열목어, 철갑상어, 연어 등 물고기가 크고 많아 낚시의 천국으로 불렸다. 특히 이곳에서 “오물”이라고 불리는 연어는 흡스글에서 성장하다가 모천으로 올라가 알을 낳는다고 한다. 이 연어는 흡스글이 곧 바다인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연어가 바다에 나가 성장하고는 죽을 때 모천으로 올라와 알을 낳는 것과 같다고 할까.  



 배로 1시간쯤 호수를 달리는데, 호수 동부보다는 서부가 한 결 멋있어 보였다. 산과 나무가 있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아름다운 여행자 캠프가 서부에는 중요지점마다 늘어서 있는데 반하여 동부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서부에는 물이 얕고 쑥 빠져나온 육지가 있어 물새들이 지친 날개를 쉬는 곳이 있었다.

 























































 우리가 탄 배는 호수 동쪽연안에 댔다(10:30). 이곳은 호수 변에 쇠말뚝을 박아 놓아 로프를 묶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으로 보아 유람선과 모터보드의 선착장이었다. 일행보다 앞서 모터보드 1척이 들어왔고, 바위 위에서는 보트를 타고 온 사람들이 손을 흔들었다. 일행도 그들에게 답례를 했다. 차례대로 배를 내리는 데, 물이 얼마나 맑은지 물 밑의 자갈과 고기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이런 곳이 우리나라에도 있었으면 참 좋겠다.”라는 욕심이 생겼다. 

  배에서 내려 바위에 오르자 일행에게 손을 흔든 사람은 서양인 관광객들이었다. 바위는 높이 20m, 길이 50m쯤 되었는데, 호수 동북쪽에 오보가 있었다. 그곳에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많은 몽골 돈이 쌓여 있었고, 일행과 함께 온 기사들은 모두 돈을 놓고 기원했다. 락규도 그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서 돈을 놓고 눈을 감았다. 과연 무엇을 기원했을까. 바위 끝에는 야생 대파가 후손을 퍼뜨리기 위해 머리에 흰 갓을 쓰고 있었다. 

  우리는 바위를 내려와 큰 러시아 낙엽송이 자라고 야생화가 피어 있는 곳으로 왔다. 호수 가에는 바다와 같이 흰 파도가 밀려왔다갔다 했으며, 나무를 벤 그루터기와 쓰러진 나무 등걸이 멋있는 조각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이 아니라 다른 일행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그것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있었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도 하루가 모자랄 지경이었지만, 도착한지 50분쯤 되자 출발한다는 신호가 왔다. 모두 배에 올라타, 올 때와 마찬가지로 구명조끼를 입었다. 그러나 올 때보다 흥미는 덜한 것 같았다. 대부분 각양각색의 포즈를 취하며 사진 찍기에 열중이었다. 올 때와 같은 자리에 앉은 나는 이번에는 동부를 바라보면서 숙소로 돌아왔다(12:10). 



일행중 한 분이 300달러를 쾌척해서 염소 한마리를 잡으셨다. 갈 때 이 나무에 묶여 있었는데 돌아와보니 흔적만 남이 있다. 어린 락규가 아기 염소를 무척 좋아했는데 눈물을 흘리더니 고기는 입에도 대지 않아 그 마음이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