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 일찍 자리에 들었던 탓으로 일찍 일어났다. 오늘 아침은 어제와 다른 코스를 택해 리조트 뒤의 호수를 돌기로 했다. 숙소를 나와 호수를 보니 상당히 큰 것 같았으나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돌았는데도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호수에는 이른 아침부터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호수에 비친 주위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호수에 비친 그림자 모습>
식사 후 숙소를 출발(07:20)해서 1호차가 기다리는 곳에서 멈췄다. 그곳에서 저쪽 호텔에서 잔 2호차 회원들이 우리 차로 올라와 어제 리조트에서 저녁을 먹고 저쪽 호텔로 가기 힘들었고 불평을 했다. 이에 길벗은 저녁은 옵션에 없는 것인데 내가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므로 오늘부터는 오지 않아도 좋다고 대답했다. 약간의 잡음이 있었으나 패키지여행이 아니고 배낭여행이라며 서로 마음을 다독거렸다.
시골길을 4시간 달려 워노소보(Wonosobo)에 도착해서 미니버스로 갈아탔다. 이곳으로 오는 길은 꼬불꼬불하고 험했지만 주위의 풍광이 나름 아름다웠다. 목적지인 디엥고원(Dataran Tinggi Dieng)은 여기에서 북쪽으로 26Km 떨어진 곳으로 해발 2,093m이었다. 고원으로 가는 도중에 전망대가 있어 차를 세우고 주위의 경관을 둘러보았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마을이 형성되었는데 높은 산꼭대기 까지 계단식 밭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이곳은 지대가 높아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으며 감자, 무, 배추, 옥수수, 양배추 등 고랭지작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디엥고원으로 가는 길의 워노소보 시가지 풍경>
<디엥고원으로 가는 중간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1>
<디엥고원으로 가는 중간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2>
<디엥고원으로 가는 중간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4>
워노소보에서 출발한지 50분 만에 디엥고원에 도착했다(13:30). “디엥”이란 산스크리스트어로 “신들이 사는 천상의 고원”이라는 뜻이란다. 이곳은 화산활동으로 움푹 파인지형이었으며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높은 고도로 쌀쌀했다. 주차장 부근의 상점과 노점을 뒤로한 채 화산지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금 걸어가자 작은 웅덩이에서 수증기가 나오자 그것이 대단한 양 사진을 찍었다.
<디엥고원 주차장 부근 작은 웅덩이에서 조금 나오는 수증기>
그러나 개울 건너에는 날씨가 좋지 않아 구름이나 안개인 줄 알았는데 관광객이 그쪽으로 가고 있었다. 나도 그들을 쫒아가니 유황냄새가 서서히 코로 들어왔다. 이곳 마을의 수많은 봉우리와 지표면은 대부분 화산분출물인 송이와 화산재로 이루어져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구름이나 안개 같은 것은 커다란 연못에서 나오는 수증기였다. 유황냄새를 맡기 힘들었던지 대부분 마스크를 꺼내 썼다.
<디엥고원의 개울 건너로 가는 관광객들>
<반대편에서도 수증기가 올라오는 모습>
<화산송이로 이루어진 땅과 수증기가 올라오는 연못>
연못은 솥의 물이 끓듯이 물방울이 올라오며 보글보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물에는 직접 손을 대지 않고 옆의 흙을 만졌는데도 뜨거웠다. 그렇다면 저 물은 얼마나 뜨거울까. 화산지대이지만 “지신(地神)의 몸이 아파 열이 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착각도 잠시 했다. 이곳에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유황냄새로 숨쉬기가 힘들었다. 이족저쪽을 다니며 사진을 찍어도 뿌옇게만 나오지 사물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부글부글 끓고 있는 연못과 수증기가 오르는 풍경>
<샘이 솟아오르는 듯한 연못과 피어오르는 수증기>
<연못 한 가운데는 오직 희뿌연 수증기만 보임>
주차장으로 올라오니 일행들이 상점에서 이곳 인도네시아의 컵라면을 끓여먹기도 하고, 구운 옥수수를 사먹기도 하며, 준비한 식사를 하기도 했다. 점심시간이 지나 시장기가 동한 모양이었다. 덕분에 이곳에서 옥수수를 굽는 총각의 손이 바빠졌다. 나도 어제 백화점에서 준비한 빵으로 점심을 때웠다.
<디엥고원 주차장 부근 상점 풍경 1>
<디엥고원 주차장 부근 상점 풍경 2>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자 작은 주차장이 있었다. 올라갈 때도 잠시 멈췄었으나 비가 많이 내려 정상을 보고 내려올 때 보기로 한 곳이다. 여기에도 제법 큰 마을이 형성되었으며 주로 고랭지농업을 하고 있었다. 이곳 역시 대부분의 산을 깎아 계단식 밭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디엥고원은 원래 산악숭배 성지였다. 보존 상태가 그리 좋지 않지만 자바에서 가장 오래된 힌두유적이 있는 곳이었다.
<잔디 아르주나가 있는 마을의 계단식 산비탈 풍경>
바로 잔디 아르주나 등이 아직까지 남아 있었다. 지금은 무너진 4개의 탑만이 옛날의 영화를 간직한 채 말없이 서있었다. 그러나 전에는 제법 큰 사원인 것 같았다. 복원되지 않은 사원 터와 흩어져 있는 돌무더기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일행은 여기서도 다양한 추억을 만들고 곧바로 워노소보로 돌아왔다.
<자바에서 가장 오래된 흰두유적 잔디 아르주나 풍경 1>
<자바에서 가장 오래된 흰두유적 잔디 아르주나 풍경 2>
<자바에서 가장 오래된 흰두유적 잔디 아르주나 풍경 3>
<자바에서 가장 오래된 흰두유적 잔디 아르주나 풍경 4>
<자바에서 가장 오래된 흰두유적 잔디 아르주나 풍경 5>
<자바에서 가장 오래된 흰두유적 잔디 아르주나 풍경 6>
<자바에서 가장 오래된 흰두유적 잔디 아르주나 풍경 7>
큰 버스로 옮겨 탄 일행은 족자로 향했다. 당초 계획은 이곳과 보로부드르사원을 둘러보고 사원에서 일몰도 감상하려고 했다. 하지만 디엥고원만 다녀오는데도 저녁 무렵이 되었다. 열심히 달린 탓인지 갈 때보다 10분 앞당겨 숙소에 돌아왔다(20:30). 오늘도 한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특별히 디저트로 파파야와 람부탄도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식사 후 샤워만 하고 꿈나라를 찾았다(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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