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2013.01.07-24)

낀따마니 화산 및 우붓지역 방문

boriburuuu 2016. 3. 7. 00:33

 5시 30분에 일어나 세면을 마치고 밖으로 가기 위해 식당 쪽으로 나왔다. 6시부터 식사시간임에도 벌써 식당에 나와 있는 일행들이 있었다. 나이 드신 분들이라 새벽잠이 없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 식당에 나온 것 같았다. 나는 바닷가에 나가 해돋이를 보려고 했으나 구름이 짙게 끼어 볼 수가 없었다. 아직 6시가 되지 않은 새벽인데 현지인들은 해변에서 파도에 밀려온 해초를 열심히 줍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해초를 먹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숙소인 디 오아시스 호텔 앞 해변의 아침 풍경 1>

 

<숙소인 디 오아시스 호텔 앞 해변의 아침  풍경 2>

 식당으로 돌아오니 일행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도 자리를 잡고 음식을 가져왔다. 좋은 호텔이기 때문인지 음식물이 그 어느 곳보다 푸짐하고 다양했다. 빵도 여러 가지 다양하게 준비되었고 한쪽에서는 오믈렛을 계속 붙여주고 있었다. 나는 워낙 빵을 좋아하기 때문에 밥을 가져오지 않고 다양한 빵과 반찬 그리고 과일을 먹었다.

 

 지금은 우기이기 때문일까. 이곳 날씨는 도대체 종잡을 수 없다. 해변에 나갔을 때는 검은 구름이 가득 끼었더니 잠시 후 소나기가 세차게 내렸다. 그러나 아침을 먹고 나니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휜 구름 몇 조각만 떠있을 뿐 따가운 햇살이 내려 쪼이고 있었다.

 

 발리는 작년 겨울 이곳 관광가이드들이 먹고살기 힘들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발리지방정부에서는 그 뜻을 받아들여 금년부터는 관광버스에 반드시 현지 가이드를 한 사람씩 태우도록 법령을 개정했다고 한다. 따라서 일행들 버스에도 지금까지 동승한 길벗 외에 현지인 가이드 1명씩 탑승했다. 1호차는 남자가 2호차는 여자 가이드가 탔다. 2호차 가이드는 40대로 보이는 여성으로 이름은 길지만 줄여서 “양띠”라고 한단다.

 

 인도네시아는 360여 종족이 살고 있기 때문에 언어도 종족의 수만큼 다양하다. 그러나 바딱족, 미낭까바우족, 미나하사족 및 아랍게와 화교만이 전통적으로 성을 사용하고 그 외의 종족들은 대물림하는 성이 없다. 성이 없다는 것 말고도 인도네시아에는 이름과 관련된 별난 문화가 있다. 즉 사적 이름은 짧게, 공적 이름은 길게 쓰기이다. 이들은 공적이름에 학력, 전공, 직위까지 넣어서 말하며 이름이 길수록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버스가 호텔을 출발(08:25)하자 양띠가 마이크를 잡고 설명을 시작했다. 양띠는 한국에 가보지도 못했다는데 한국말을 곧잘 했다.

 

 <먼저 발리 지도를 펴 보이며 오늘 갈 곳을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회교도가 많지만 발리는 힌두교도가 많지요. 마을마다 기도드리는 마을사원이 있지만 돈이 있는 사람은 가족사원을 만들어요. 그래서 발리의 힌두사원이 2만개가 된다고 해요. 또한 발리는 스카이라인 보호를 위해서 모든 건물을 4층 이하로 제한하고 있어요. 그러므로 발리에는 호텔도 4층 이상이 없어요.

 

 인도에는 카스트제도가 있지만 발리에도 목사, 군인, 상인, 보통사람이란 4계급이 있어요. 덴빠사르를 지나 고아가자로 가는 길에서는 바틱, 석조공예, 목공예, 금은세공마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지붕 위에 티크나 돌로 만든 조각을 단 것도 발리 건축의 특색이죠.> 라며 설명을 끝냈다.

 






 <숙소인 디 오아시스 호텔 앞 해변의 아침  풍경 3>

 







 

<지붕 위에 티크 조각을 장식한 발리 주택 모습>

 

 

 일행은 첫 방문지인 고아가자에 도착(09:55)했다. 일명 “동굴사원”이라고도 하며 고아는 ‘동굴’ 가자는‘코끼리’를 뜻한단다. 이곳은 무릎이 보이는 사람은 남녀를 불문하고 이것을 가릴 보자기 같은 것을 주었다. 나는 반바지를 입었으므로 그것으로 무릎을 가리고 동굴사원으로 갔다. 전에는 동굴사원으로 들어갈 때 우물에서 몸을 씻고 들어갔다고 했다. 그 우물은 하나의 예술작품이었으며 지금도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동굴사원 주차장 옆에 있는 의류 상점>

 

<주차장에서 동굴사원으로 가는 길 풍경 1>

 

<주차장에서 동굴사원으로 가는 길 풍경 2>


<전에 동굴사원에 갈 때 몸을 씻었다는 우물>

 





 동굴사원은 동굴 안에 들어가서 스님들이 기도하는 곳으로 전에는 불교스님과 힌두교스님이 함께 기도했으나 지금은 힌두교 기도처로 사용되었다. 사원의 규모는 크지 않았으나 주위의 경관이 기도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동굴 안에는 신상이 모셔져 있었으나 어두워서 잘 보기 힘들었다. 개울가에 열대림이 무성했고 건너편에도 작은 사원이 있었다.

 

<동굴사원 입구 모습>

 

<동굴사원 안에 모신 신상>

 

<동굴사원의 작은 연못과 수련이 있는 풍경>

 

<동굴사원 연못 안에 신을 모시는 작은 건물>

 

 

 고아가자(동굴사원)를 출발(10:45)하여 낀따마니로 향했다. 가는 길에 양띠는 다시 발리에 대하여 설명하기 시작했다.

 

 <발리의 기온은 항상 비슷해서 사계절이란 말이 없어요. 대신 우기와 건기가 있는데 지금이 우기(11~4월)예요. 달력도 양력 외에 발리달력이 별도로 있어요. 1개월이 35일이고 7개월이 1년이지요. 매년 3월의 하루는 사람들이 기도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전날은 축제분위기지만 이날은 비행기도 안 뜨고 차도 안다니고 상점도 문을 닫아 관광객들이 사전에 준비해야 하지요. 저의 할머니가 125세까지 살았어요. 그런데 발리 달력으로요.> 하면서 설명을 마쳤다. 나는 125세란 말에 깜짝 놀랐으나 우리 나이로 환산하면 75세쯤 된다고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거의 1시간 정도 달려 낀따마니 화산지역에 도착(11:40)했다. 낀따마니(Kintamani)는 덴빠사르에서 북쪽으로 68Km떨어져 있으며 일 년 내내 서늘한 화산지대였다. 3만 년 전 화산 폭발로 형성된 칼데라지형으로 활화산인 바뚜루산과 발리에서 가장 크다는 바뚜루호수가 있었다. 길이 7Km, 넓이2.5Km에 달하는 호수는 발리 섬의 수원(水源)으로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줄지 않는다고 했다.

 

<낀따마니 화산지역 주차장 앞 풍경>

 

<발리 섬의 수원지로 물이 줄지 않는다는 빠뚜루호수>

 

<활화산인 빠뚜루산>

 

 

 전망대에서 건너다보는 화산과 내려다보는 호수의 모습은 과히 환상적이었다. 화산이 폭발한 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용암이 굳어진 곳에는 풀 한 포기 나무 한그루 없이 그저 검붉은 바위만이 웅크리고 있었다. 어찌 보면 황량하기도 하고 어찌 보면 달의 표면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행은 나름대로 아름다운 곳에서 추억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빠뚜루산, 빠뚜루호수 및 현 위치(화살표)등을 나타낸 지도>

 

<활화산인 빠뚜루산 전경, 산 앞쪽과 왼쪽 검은부분이 풀 한포기 없는 곳>

 

<빠뚜루산 왼쪽으로 검은 부분이 풀 한 포기 없이 용암이 엉겨붙은 곳>

 

 

 이곳에도 잡상인이 많았다. 그러나 길벗이 여기서는 물건을 만지면 사야하므로 만지지 말라는 정보에 따라 쳐다보지도 않았다. 여기에서 각자 점심을 해결하고 13시에 버스에 모이기로 했다. 나는 식당에서 사먹을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한 쪽에서 일행 2명이 부른다. 여기서 준비해온 것으로 간단히 먹자는 것이었다. 마침 나도 작은 배낭에 빵을 가져왔기 때문에 그들과 같이 야외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우리 3명은 산책 겸 호수 방향으로 걸어서 내려갔다. 문화유적지를 찾아다니는 것도 여행이지만 이름 없는 길거리를 발길 닿는 대로 천천히 걸으며 그들의 사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뛰어다니는 어린이들, 분주히 집안일을 하는 아주머니, 길거리를 오가는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을 보는 것 등이다. 20분쯤 내려갔다가 호수와 만나지 못하고 되돌아 올라왔다. 서늘한 날씨라고 하지만 언덕을 올라오니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관광객 아가씨에게 헤나로 글씨를 쓰는 어린이 모습 1>

 

<관광객 아가씨에게 헤나로 글씨를 쓰는 어린이 모습 2>

 







<산책길에서 본 풍경 1>

 

<산책길에서 본 풍경 2>

 

<산책길에서 본 풍경 3>

 

<산책길에서 본 풍경 4>

 





 버스에 오니 아직 10여분이 남았다. 주차장 위에는 큰 건물이 있어서 화장실에도 들릴겸 가보았더니 바뚜루 화산박물관이었다. 므라삐 화산박물관처럼 크지는 않았으나 바뚜루 화산 폭발과 관련된 자료 및 이곳 지질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 1층과 2층을 빠르게 돌아보고 버스로 왔다.

 

<빠뚜루 화산박물관 전시물 1>

 

<빠뚜루 화산박물관 전시물 2>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는 덴빠사르에서 북쪽으로 20Km떨어진 발리의 예술촌 우붓이었다. 해발 600m지역이라 해안보다 선선하며 아름다운 계단식 논이 평화롭고 소박한 정취를 자아냈다. 이곳이 예술촌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삼거리에는 활을 든 모습의 아름다운 동상이 관광객을 환영해주고 있었다.

 

<우붓 삼거리에 세워진 활을 쏘는 동상>

 

 

 일행 몇 명과 길거리를 걸으며 이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상점에 들려 물건을 구경하기도 했다. 여기도 여성 힌두교도가 신전에 제물을 바치며 기도하는 모습이 여러 곳 보였다. 역시 발리인은 신심이 돈독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발리 전통 무용공연이 열리는 장소로 잘 알려진 우붓 왕궁에 닿았다. 우붓의 마지막 왕이 살던 곳으로 지금은 그의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공연장소인 정원과 발리의 전통 건물 및 악기들 밖에 볼 수 없었다.

 

<우붓 거리 풍경 1>

 

<우붓 거리 풍경 2>

 

<우붓 거리 풍경 3>

 


 <우붓 거리 풍경 4>

 

<우붓 거리 풍경 5>


 

<우붓 거리 풍경 6>

 

<우붓 거리 풍경 7>

 

<길거리 옆에 있는 신전에 제물을 바치고 기도하는 모습 1>

 

<길거리 옆에 있는 신전에 제물을 바치고 기도하는 모습 2>












 


<우붓 왕궁 풍경 1>


 






<우붓 왕궁 풍경 2>


 <우붓 왕궁 풍경 3>

 

<우붓 왕궁 풍경 4>














 <우붓 왕궁 풍경 5>

 

<우붓 왕궁 풍경 6>

 



  우리는 거리 반대쪽으로 되짚어 내려오며 네카미술관(Museum Neka)을 찾았다. 계단을 올라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자 발리 사람들 및 풍물을 유럽 화풍으로 그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네카라는 개인 소장가가 모은 서양화가들의 작품이 6개의 전시관에 가득 걸려 있었다.

 

<네카미술관(갤러리) 간판>

 

<네카미술관 전시품 1>

 

<네카미술관 전시품 2>




 <네카미술관 전시품 3>

 

<네카미술관 전시품 4>



 <네카미술관 전시품 5>

 

<네카미술관 전시품 6>

 



 여기는 해변에서 떨어진 산악지대로 전원적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거리에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발리의 전통악기 가물란의 선율이 흐르고 예술인들의 작업실과 갤러리가 거리에 흩어져 있었다. 우붓은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발길을 오래 묶어 두는 매력 있는 휴양마을이었다.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이곳에서만 오래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이 때문에 서양 예술가들이 이곳에 머물면서 예술의 꽃을 피워 지금의 우붓을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2시간3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우붓의 겉모습만 살펴보고 일행은 숙소로 돌아왔다(18:00). 샤워를 마치자 일행 몇 명이 배낭여행이지만 발리에 왔으므로 오늘은 모처럼 짐바란에 가서 해산물을 먹자고 한다. 죽은 사람의 한도 풀어주는데 산사람의 소원을 들어주자는 생각에 함께 차를 탔다.

 

 어두워서 일몰은 볼 수 없었지만 분위기는 끝내주었다. 해변에 늘어선 식당은 별도의 공간이 없고 모래밭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손님을 받고 있었다. 테이블마다 불을 밝히고 있는데 수Km에 뻗쳐있어 바다의 흰 포말 및 파도소리와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기도 하고 교향악 같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 젖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짐바란엔 다양한 식당이 있는데 관광객이 무조건 짐바란으로 가자고 하면 비싼 집으로 안내한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가 간 곳은 건물은 허름하나 헐하면서도 맛있는 요리를 하는 식당으로 현지인들이 주로 다니는 곳이란다. 이곳에는 회는 없고 모든 것을 구워서 먹었다. 타이거 새우, 작은 새우, 생선 등 싱싱한 해산물 구이와 시원한 빈땅 맥주를 맛있게 먹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서 이왕 나온 김에 꾸따해변도 둘러보잔다. 꾸따는 섬의 남단에 위치한 해변 휴양지로 젊음과 열정이 넘치는 곳이다. 인도양을 낀 곳으로 석양이 무척 아름답고 서핑의 천국이었으나 지금은 쓰나미 방지를 위해 방파제를 높게 쌍아 경관을 해친다고 한다. 해변거리를 돌아본 다음 디스코 장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서양 젊은이들이 많이 들어왔다. 우리는 술을 마시며 즐기다가 숙소로 돌아왔다(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