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미술관/트레치야코프 미술관

미하일 부르벨

boriburuuu 2020. 11. 13. 01:44

러시아 미술에서는 특히 부르벨의 그림이 강렬하게 마음에 와 닿았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보는데 시간을 많이 보냈다. 군 법무관의 아들로 태어난 부르벨은 3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형제자매의 죽음을 트라우마로 겪는다. 그는 아르누보적인 그림, 도자기, 스테인드글라스, 건축, 의상, 무대 제작 등 다방면에 천재적 재능을 보인다. 악마 연작 시리즈로 유명한데 러시아 낭만주의 시인 미하일 레드몬토프의 서정시 <악마>의 영향으로 탄생한 작품들이다. 유명 오페라 가수인 나제즈다 자벨라와 결혼하고 아들을 낳았지만 일찍 잃고 매독으로 인한 정신병을 앓다가 55세에 생을 마감한다.

<리베리 공주 1896, 부르벨>

미하일 브루벨의 <백조 공주>다.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오페라 <황제 술탄 이야기>에서 백조 공주를 연기한 브루벨의 아내 자벨라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호수처럼 맑고 깊은 커다란 눈을 가진 여인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백조의 하얀 날개에 투영된 무대 조명 같은 색채가 빅조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느낌을 돋보이게 하고 전체적으로 통일된 은빛 물감이 그림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이 오페라는 알렉산드로 푸쉬킨의 원작을 페루스키가 리브레토를 썼다. 어느 날 악마의 성에서 호박벌의 습격을 받고 있던 백조를 왕자가 구해 주었는데 백조가 아름다운 공주로 변해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이란다.

<스페인 1894, 부르벨>이다.

 

<사설 오페라극장 창립자인 마몬토프의 초상, 1897, 부르벨>이다

<라일락, 1901, 부르벨>

 

 

 

<봄, 1900, 브루벨>

 

미하일 부르벨의 <앉아 있는 악마>다. 러시아 시인 레르몬토프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시 속의 악마는 아름다운 공주를 사랑했다. 악마가 순수한 여인을 만나 순수한 사랑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서로 사랑한 두 연인의 사랑의 밤이 지나자 공주는 죽음을 맞았고 하늘의 천사가 그녀의 영혼을 천국으로 데려가니 그곳은 악마가 절대 갈 수 없는 곳이었다. 브루벨은 사랑을 잃고 죄절한 악마를 그렸다. 자줏빛 하늘은 공허함과 슬픔으로 가득차 있고 브루벨의 악마는 고통받고 상처 입은 영혼들을 대변한다.

 

<콘서트가 끝난 뒤, 나제즈다 자벨라의 초상, 1910, 부르벨>이다.

<화환안의 소녀, 1910, 브루벨>이다.

 

 

 

<셀리아노비치와 볼하, 1899, 부르벨>

 

 

 

<바다의 신, 넵튠, 1910, 브루벨>

 

 

 

 

 

<파리스의 심판 3부작, 1910, 브루벨>

 

<예언자, 1989, 브루벨>

 

<리비아의 사자, 1891, 브루벨>

 

<파우스트 3부작, 1896, 브르벨>

 

<파우스트와 mephistopheles의 비행, 1986, 브루벨>

미하일 부르벨의 <라일락>이다.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 중 제3막 마르게리테의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이다. 라일락을 매우 좋아했던 부르벨이 화면 전체를 라일락으로 수놓았다. 밤의 스산한 기운과 꽃의 향기가 어우러져 자꾸 보게 된다. 아련한 보랏빛 어둠 속에서 소녀가 그리움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백조, 1901, 브루벨>이다.

미하일 브루벨의 <판>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으로 달빛을 등지고 앉아 있는 남자는 쉬링크스를 사랑한 반인반수의 판으로 열심히 구애하지만 요정의 사랑을 얻지 못한다. 판의 사랑을 피해 갈대로 변해 버린 쉬링크스를 잊지 못한 판은 갈대를 꺾어 피리를 만들고 그녀가 생각날 때마다 불었다. 사랑을 잃은 판의 마음이 실려 있어서인지 판의 피리(팬 플루트)는 갸냘프고 애절하다. 사랑을 잃고 살아가는 외로운 모습의 판, 절대 고독의 모습으로 브루벨에 의해 재탄생했다.

브루벨의 <점술가>다.

 

 

<나제즈다 자벨라(아내)의 초상, 1898, 브루벨>

 

<콘스탄틴 아트니부셰브의 초상, 1897, 브루벨>

 

<철학, 1899, 브루넬>

 

<찬송가를 부르는 사드코, 1898, 브루넬>

 

<이집트 여인, 1891, 브루벨>

미하일 브루벨의 추락한 악마(상처받은 악마)다, 1910년. 악마 시리즈 중 가장 마지막 작품으로 그림 속 악마는 온 몸이 심하게 상처 받고 목이 꺽여 있으며 몸이 일그러져 있다. 시대의 암울한 현실을 온몸으로 감내하는 예술가의 아픈 현실이 그대로 그림에 나타난다. 상처 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악마를 표현하고 자신을 투영하기 위해 브루벨은 마지막 온 힘을 다한다. 이 그림을 그릴 당시 이미 정신병이 악화되어 더이상 악마 시리즈를 그릴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림을 통해 고뇌하고 절규하는 듯한 작가의 울부짖음이 실감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