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미안마(2014.01.04-18)

2014년 1월 11일 (10일. 토요일) 뽀빠산, 나웅유시장

boriburuuu 2016. 3. 7. 10:34

뽀빠산에 가는길에 냐웅유시장에 들렀다. 상추 등 야채와 생땅콩을 사고 쌀을 샀다. 이제 어느 정도 식량은 확보 돼서 기분이 업. 가는 길에 야자주를 파는 가게에 들렀다. 야자나무 수액으로 과자, 술 등을 만들어 파는데 도수가 높고 많이들 샀다. 가게에 술이 없어서 못 샀을 정도니까.

바간의 동쪽으로 50Km 떨어져 있는 밍야 평원에 기묘한 자태로 우뚝 솟아있는 뽀빠산은, 25만 년 전에 정지된 해발 1,518m(지면으로부터 737m)의 화산이다. ‘뽀빠’란 산스크리트 어로 꽃을 뜻하는데, 이곳은 바간 시대부터 미얀마의 토착 신앙인 ‘낫’의 성지로 숭상 받아온 곳이기도 하다. 낫이란 미얀마의 전통적인 정령신앙이다. 세상 모든 만물에는 신이 깃들어있다고 믿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성황당이나 부엌의 조왕신 등과 일맥상통한다. 미얀마 사람들은 인간세상의 길흉화복이 낫의 장난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낫 신앙은 불교와도 결합하여 수많은 불교 사원에서도 낫의 형상과 그에 기도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내세의 복은 부처님께, 현생의 복은 낫의 신에게 비는 경우가 많다.

뽀빠산이 낫의 성지가 된 연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내려온다. 아에야와디 강 상류의 떠가응 왕국에 마웅띤데 라는 대장장이가 살았다. 그는 망치질로 지진을 일으킬 만큼 대단한 괴력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왕은 그에게 왕위를 빼앗길까 몹시 두려워했다. 어느 날 왕이 군대를 보내어 그를 죽이려 하자, 마웅띤데는 산으로 도망쳐 운둔하였다. 그러자 왕은 아름다운 마웅띤데의 여동생과 결혼한 다음, 당신의 오빠에게 벼슬을 내리겠다고 하여 마웅띤데를 데려오도록 한다. 그러나 왕은 그를 붙잡아 화형을 시켜버리고, 동생은 이에 자책하여 오빠와 함께 불길 속에 빠져죽고 만다. 이 둘의 억울한 영혼은 혼령이 되어 나무속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다가오는 모든 생물에게 화를 입혔다.그러자 왕은 나무를 베어 아에야와디 강에 던져버렸다.강을 따라 흘러간 나무가 하류의 바간왕국 연안에 닿자, 띤레짜웅 왕은 이를 거두어 들여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 뽀빠산에 안치하였다. 이후 바간의 왕들은 이 남매의 영혼을 마하기리(고산高山의 주인) 낫이라 칭하고 매년 12월이 되면 위령제를 벌여주었다(이 남매의 상은 올드 바간의 출입구인 타라바 문의 좌우에 각각 안치되어있기도 하다).

뽀빠산에는 이후 많은 낫들이 안치되었고, 현재 꼭대기와 오르는 길 중간 중간에 낫 사원이 세워져있어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기도한다. 산으로 오르는 길은 계단이 설치되어있어 힘들지만 안전하게 올라갈 수 있는데, 중간부터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 한다. 꼭대기에서는 힘들여 올라간 보답으로 주변의 광경을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산으로 올라가는 입구 주변과 올라가는 중간에는 식당,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다. 힘들여 산을 올랐는데 아래에서, 그리고 사진에서 봤던 것만큼 환상적이지는 않다. 원숭이도 몇 마리 정도? 내려와서 초등학교를 방문했는데 토요일이라 학생은 없다. 학교를 둘러보고 선생님 부부가 있어 기념품으로 볼펜을 몇 개 주었는데 남자교사는 끝내 뒤돌아보지 않았고 그의 부인이 받아 들었다. 가는 길에 화장실을 들르러 차가 섰는데 우마차가 있어 일행들이 올라타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한 분이 떨어져서 부상을 입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껄로의 호텔에 도착했는데 고산 지역이어서 정말 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