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미안마(2014.01.04-18)

2014년 1월 10일 (9일.목요일) 바간투어2

boriburuuu 2016. 3. 7. 10:33

 오늘은 자유시간이다. 처음 주어지는 자유시간에 다들 당황하는 듯 했다. 마차,택시,오토바이, 자전거 등 다양한 여행 수단이 있었지만 우린 걷는 여행을 선택했다. 어제 뭔가 축제를 준비하는 듯했던 곳으로 가보니 역시 승려되기 행사일이다. 동네사람들이 모두 음식을 나눠 먹고 우리에게까지 권한다. 한쪽에서 돈을 내고 부채인 듯한 기념품을 받고 있었는데 뚜레이한테 물으니 가장 부자가 돈을 내고 행사를 주최하고 축의금처럼 돈을 내면 주최자의 이름 등이  적혀 있는 것이란다. 연주자들은 연주연습을 아이들은 곱게 화장을 하고 드레스를 갖춰 입은 모습이다. 민속음악이라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악기들이 신기했다. 가운데 많은 북을 치는 사람이 지휘자인 듯하다. 싱어도 있군.

연습을 보다가 행렬을 놓칠뻔해서 우리는 부랴부랴 행렬을 뒤쫒았다. 남자는 말을 여자는 주로 우마차를 타고 가고 온마을 사람들이 곱게 치장하고 이들을 축하해준다.
 행렬을 뒤 쫒다 야채를 사기 위해 아침시장을 찾아 길을 걸었다. 시장이 끝나 우린 거의 올드 바간 지역 가까이까지 걸어갔다. 돌아오는 길에 지금까지 수많은 파고다에 지친 우리는 그래도 파고다를 몇 군데 둘러보는데 영악스럽게 생긴 아이는 가이드를 자청한다. 이럴 때마다 갈등이 생긴다. 운명을 개척하려고 하는 아이에게 조그만 온정을 베푸는 일이 나중에 여행지의 ‘나쁜 버릇’을 만드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 오게 될까봐. 우리나라에서 보수해준 레미엣나 사원을 끝으로 다른데로 관심을 돌리기로 했다. 길을 가다가 이상하게 제복을 입고 지키는 사람이 있어 이유를 물었으나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들어가도 되냐고 물으니 오케이라고 해서 들어가 보았더니 안쪽 깊숙이 스님들이 기거하는 마을이 있었다. 큰 나무들이 있어 그리고 바로 옆에 강이 있어 시원한 이 동네는 아주 깨끗하고 소규모 공사가 있기는 했지만 노스님은 평소에는 남녀 스님들만 따로 거주하고 있는 조용한 동네라고 했다. 차와 간식을 대접받은 답례로 기념품을 드리고 나왔는데 역시 이 사회에서 스님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고 우리나라와 달리 파고다나 사원에서는 생활하지 않는 점이 흥미로웠다. 
특히 타잔이 탔음직한 그리고 아바타에 나오던 나무들이 몇 그루 있었는데 이국적이었다.

 다음으로 우리는 뷰티 센터라는 곳에 가보았는데 패키지로 오는 관광객을 상대하는 업소 같았다. 가격도 미안마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 맛사지 1시간에 80달라 정도였다. 기념품점과 스파, 인형극을 공연하는 레스토랑 등이 있었다.
 우리는 지친 몸을 이끌고 미안마 음식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사진을 찍어가서 보여주며 주문했기에 성공. 치킨에 포크 피쉬까지 다양하게 시켜서 먹었는데 미안마 음식은 특유의 향이 강하지 않아 대부분은 오케이다.
 돌아오는 길에 아침에 2시면 행사가 시작된다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나서 가 보았다. 한 남자가 구연동화를 하는 것인지 불경을 강의하고 있는지 아이들이 모여 있다. 한 여자아이만 앞에 따로 앉아 있어 뚜레이한테 돈 낸 집 아이냐고 물으니 웃으며 ‘여자’란다. ‘다른 여자아이는’ 하니 다 남자란다. 화장을 곱게 하고 치장을 해서 여자처럼 보이는 것이다. 
  잠깐 숙소에 들어와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코스모스님이 갑자기 와서 우리만 이러고 있으면 안된다고 해서 다시 나섰다. 이번엔 뒤쪽 동네에 도전. 아랫동네에 비해 깨끗한 부촌이다. 아기를 안고 있는 한 여인(대단한 미인이었다)이 들어와도 된다고 해서 가보니 남편은 수공예품을 만드는 사람이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같이 거주하는 집이었다. 집안을 둘러보고 기념으로 얼굴에 다나까까지 바르고는 선물을 주고 안녕을 고했다. 조금 사는 집이었다.
 다음 집은 아주 부잣집이다. 집안에 냉장고, 차고까지 있다. 거실에는 하이스쿨에 다닌다는 남동생의 사진이 승려 행사 사진이 자랑스럽게 걸려 있고 할머니들은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다. 10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단다. 당신은 매우 리치해보인다고 하자 아니란다. 미디움이라나. 하긴 도시인들에 비교하면 또 뒤쳐진다고 생각하겠지. 어느 집이나 공통점은 거실에 불당이 차려져 있다는 것이고 차이점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부자집은 침실 등을 마구 공개하지 않고 손님 접대에 적극적이지 않아 선물은 생략하고 집을 나섰다. 가는 길에 마을에서 쌀가루에 콩을 넣어 떡 비슷하게 만드는 집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얼마냐고하자 남자아이가 200짯이라고 대답했다. 순간 머리를 굴리는 것이 기분이 나빠져서 ‘사지 말자’라고 하고 맛만 보고는 200짯을 주고 왔는데 걷다가 금방 후회를 했다. 관광객에게 바가지를 씌워서 조금 더 받자고 생각했어도 속아주면 그만인 것을...
 마을 한바퀴 돌다가 일몰을 보기 좋다고 뚜레이가 추천한 호수와 파고다로 갔다. 호수에는 아주 큰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고 현지인들이 즐기고 있었다. 한 남자 아이가 위험하게 난간에 누워 쉬고 있어 깜짝 놀라니 얼른 일어나서 포즈를 취해 준다.
강에 비친 일몰은 정말 아름다웠고 일행이 많지 않아 여유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