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강의 물길이 남쪽으로 바뀌는 곳에 위치한 에스테르곰과 비셰그라드, 센텐드레를 묶어 두나벤트라고 하고 헝가리어로는 두나카나르라고 한다. 이날은 대중교통으로 이곳들을 보기 위해 가장 거리가 먼 에스테르곰에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기차역으로 가서 800번 버스를 탔다. 이 도시는 기원전 850년 켈트족이 정착한 뒤 로마 제국과 훈족을 거쳐 마자르족이 차지했던 곳이다. 972년 게자 1세는 에스테르곰을 수도로 정하고 정치와 경제의 중심이 된다.
버스에서 내려 10분쯤 가다보니 성당의 돔이 보이기 시작한다. 버스에서 현금을 요구해 현금 인출기에서 약간의 현금을 뽑아들고 가다보니 이 동상을 만났단 멋징 동상인데 누군지를 모르겠네.
드디어 성문으로 들어선다. 다리 밑으로는 해자가 있다.
성문을 들어서니 양쪽에 종을 모아놓았다. 예전에 사용하던 것이었겠지.
성당 내부의 모습이다. 대대적인 공사를 하고 있어 내부를 제대로 볼 수 없어 안타까웠다.
버코츠 에배당은 오스만군의 파괴에서 유일하게 남은 곳으로 금박을 입힌 독특한 문양의 원형 천정과 헝가리 슈퇴 지역에서 가져온 암모나이트 화석의 붉은 대리석이 매우 아름답다.
중앙 제단화는 이탈리아의 화가 미켈란젤로 그레고리티의 '성모마리아의 승천'이다. 하나의 캔버스에 그린 그림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외관도 역시 공사중인 부분이 많았다.
강에는 슬로바키아와 연결해 주는 마리아 발레리아 다리가 있어 걸어서 국경을 넘을 수 있다.
성당을 옆으로 돌아 뒤로 가면 다뉴브 강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여기서는 마리아 발레리아 다리, 국경 너머 슬로바키아의 슈트로보, 다뉴브 벤드까지 잘 보인다. 전망대에는 교황 특사가 이슈트반에게 왕관을 씌여주는 동상이 있는데, 활처럼 굽은 두 개의 기둥이 십자가 모양을 만들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하늘의 구름도 참 좋다.
성당 맞은편에 십자가가 보여 물어물어 그곳에 올라보았다. 언덕 위로 올라가면 성 토마스 베켓 성당이 있다. 성당 앞마당에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있는 조각상이 있다. 성 토마스 베켓은 영국 켄터베리의 대주교였는데, 그 당시 영국왕이었던 헨리 2세의 성직자에 대한 왕권 행사문제로 대립하는 과정에서 헨리 2세의 기사들에 의해 켄터베리 대성당에서 살해되었다고 한다. 그 후 유해는 친구인 루카스 반피 추기경에 의해 헝가리로 옮겨져 에스테르곰의 이 성당에 안치되어 있다가 2016년에 성인의 유해는 영국 켄터베리 대성당으로 다시 옮겨지게 된다. 이 성당에서 에스테르곰 성당으로 가는 길은 완만한 내리막 길이다. 그 내리막 길에는 십자가의 길 14처가 조각되어 있다. 이걸 통해 예수님이 골고다의 언덕을 십자가를 지고 올라가 못박혀 죽는 모습을 따라갈 수 있는데 언덕 아래에서 시작해 언덕 위 성당 앞마당에서 십자가에 못박혀 있는 모습까지 순서대로 볼 수 있다.
이 성당 위에서 바라보는 대성당과 시가지의 전망이 정말 압권이었다.
성당 내부는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에스테르곰에서 버스를 타고 비셰그라드에 갔다. 정류장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헤메다가 여러 사람의 도움을 얻어 간신히 버스에 올랐다. 1시간쯤 걸려 도착해보니 날씨가 심상치 않다.
우리는 트레킹도 할 겸 1시간 반이 걸린다는 비셰그라드 요새에 오르기로 했다. 이 감리교 교회의 옆으로 산을 오르면 된다고 해서 길을 찾아 나섰다.
계단을 오르다보니 이런 아름다운 풍경이 보였다. 교회와 예쁜 동네, 두나강과 강 저편의 마을들. 정말 목가적인 풍경이다.
이 산에도 역시 14처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었다.
이 십자가 아래는 성당이다 길이 너무 좁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산길은 정말 걷기 좋은 길이었다. 가까이 있으면 운동 삼아 매일 걷겠다는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드디어 요새에 도착했다. 안드라시 1세가 수도원을 세웠으나 몽골의 공격으로 파괴되자 벨라 4세가 외세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만든 요새다. 328미터 언덕에 3개의 탑과 감시탑으로 세운 육각형의 살라몬탑까지 성벽으로 연결했다. 현재는 인형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비가 한방울씩 떨어져 우리는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 버스를 타고 부다페스트에서 20킬로 떨어진 센텐드레로 갔다. 센텐드레는 프랑스의 생 폴 드 빙스처럼 헝가리의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갤러리와 박물관을 만들어 예술마을로 알려졌으며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다. 이건 조그만 기도소인가보다.
우리는 외곽부터 천천히 돌아보기로 했다.
중앙광장이다. 로코코양식의 단층집들에 둘러싸인 삼각형의 광장에는 페스트 종식을 기념하는 탑이 있다. 세르비아 상인들이 만든 탑으로 카톨릭의 성삼위일체나 성모 마리아의 장식이 아닌 그리스 정교 십지가로 장식되어 있어 깔끔하다.
광장 한쪽에 위치한 이 성당은 세르비아 정교회의 블라고베스텐슈카성당인데 예배당 내부에 세르비아 예술이 녹아 있다는데 개방하지 않고 있었다.
줄을 서서 먹는다는 유명한 라벤더 아이스크림 가게라는데 이 날은 아무도 없었다.
센텐드레의 골목은 20세기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열면서 늘어난 갤러리와 상점, 박물관으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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