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3 루마니아

브란성 다녀오기

boriburuuu 2023. 6. 16. 00:19

볼건 크게 없다고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브란성을 보러 가기로 했다. 그런데 터미널에 가니 1시간에 1대씩 다닌다는 버스가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버스 운전수에게 물으니 서로 짧은 영어로 자기 차를 타고 가면 두 정거장이란다. 모슨 말인지 몰라 답답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브란성에 가는 버스는 여기가 아니라 시내버스를 두정거장 타고 가면 있는 다른 터미널에서 다니는 것이었다. 여하튼 기사분이 버스비도 받지 않고 못미더웠는지 버스에서 내려 터미널이 보이는 곳까지 안내해주어 조그만 터미널에 갔는데 택시 운전수들이 호객을 한다. 버스를 타겠다고 하니 정류장을 알려줘 기다리는데 이탈리아인 커플이 가격 협상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합승할까 의향을 물으니 운전수는 120레이를 부른다. 각 50씩 100레이로 협상을하고 그냥 편하게 브란성까지 갔다. 가는  길에 유채밭이 노란 유채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우리 나라보다 한참 늦다.

브라쇼브에서 32킬로 떨어진 브란 마을에 있는 브란성은 소설 <드라큘라>의 배경이 되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절벽위에 세워져 있는데 사진을 찍기도 쉽지가 않다. 

언덕으로 오르는길에 있는 레스토랑이다.   지붕 모양이 독특하다.

성 내부로 들어가니 성주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드라큘라의 모델이 된 블라드 체페슈(가운데 인물)는 루마니아 첫 독립국가인 왈라키아 공국의 통치자로 세번이나 재위했던 인물로 체페슈란 '창 꽂이'라는 뜻으로 당시 그가 적을 창으로 꽂아 처형하고 그 모습을 보며 만찬을 즐기는 잔혹함을 보였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그는 체페슈보다는 드라큘라란 별명을 좋아해 서명을 할 때도 즐겨 사용했다고 한다. 물론 흡혈귀란 실제와 다르게 과장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 덕에 가장 유명한 군주가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을 이 성으로 불러 들이고 있다. 

성의 모습은 안쪽 모습만 제대로 볼 수 있고 전체적인 모습은드론을 띄워야할 듯.

 

성의 한쪽에서는 드라큘라가 공연된 영상을 틀어주고 있었다. 사실 성 내부는 지극히 평범하고 체페슈 백작은 잠시 머물렀을 뿐 이 성에 살았다는 흔적은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사실 이 성은 1377년 상인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당시 외부의 침략을 막기 위해 요새로 만들어졌고 여기서 무역활동을 하던 다른 상인들에게 관세를 부과하던 세관의 역할을 하던 곳이라고 한다. 

위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는 전망대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마을로 내려오니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관광버스 같은데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있다. 출발하려해서 혹시나하고 물어보니 브라쇼브에 가는 버스란다. 인당 13레이를 내고 브라쇼브에 돌아와서 어제 가지 못한 곳들을 마저 둘러보기로 했다. 

구시가지의 집들과 버스인데 언제봐도 참 예쁘다. 

하얀 탑을 만나러 간다. 계단을 오르니 구시가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얀탑이다. 200개 정도의 계단을 오르니 탑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전망을 볼 수 있도록 발코니(?)가 있다. 

하얀탑에서 내려다본 브라쇼브 구시가의 모습이다. 

맞은편의 탐파산과 구시청사, 검은 교회의 탑들이 보이고 유럽 특유의 빨간 지붕들이 아기자기하다.

이렇게  보니 검은 교회의 모습이 제대로 보인다. 골목이 좁아 올려다보거나 뒷모습만 봤었는데.

이번엔 검은탑에 갔다. 하얀탑에서 등사로를 따라 걸으면 연결되어 있었다.  이 탑은 전망대보다는 봉화대로 쓰였다고 한다. 

검은탑에서 본 구시가지의 모습이다. 검은 교회의 앞면이 보이네.

탐파산에는 헐리우드처럼 정상 부근에 브라쇼브가 갈려 있다. 

이제 아래로 내려와 어제 가지 않았던 골목길을 걸어본다. 독특한 원형 레스토랑은 영업을 하지 않는듯하다. 코로나때문에 문을 닫은 곳들도 많을 것이다. 

재란언니와는 3년만에 함께 여행하는건데 한번도 쉬지 않고 바쁘게 다녔던 예전과는 다르게 잠시 숙소에 들어가 점심을 먹기도 하고 쉬기도 하는 등 여행 스타일이 많이 변했는데도 피곤하다. 오랫만이어서 그런지 발칸 국가들이 볼것이 많이 없고 느끼는 힐링 여행지여서인지 아님 나이탓인지 잘 모르겠다. 앞으로 몇년이나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