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3 불가리아

릴라 수도원

boriburuuu 2023. 6. 18. 01:01

아침에 체크아웃을하고 공항으로 가서 렌트카를 받았는데 정말 낡은 차를 받았다. 그동안 타국에서 렌트를 많이 한 편인데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여기 사람들은 주로 스틱으로 운전하기 때문에 오토 차량은 가격은 두배인데 차가 거의 없다고 한다. 스틱으로 면허를 따긴 했지만 오토로만 운전을 해서 어쩔 도리가 없다.  여하튼 차가 생겼으니 피곤하긴 해도 이동에 자신감이 붙는다. 이날은 릴라에서 1박만 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부킹닷컴에서 숙소를 구했는데 주소도 다르고 심지어 숙소 이름도 달라 1시간 이상 찾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덕분에 릴라산에서 드라이브도 실컷했다. 호텔로 들어가 구글에 불가리아 주소를 적어 달라고 부탁해 간신히 숙소를 찾았다. 그런데 릴라산을 올라 7레이크를 볼 예정이었는데 케이블카가 점검중이어 5월에는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일정을 바꿔 릴라수도원으로 갔다. 100킬로 이상 떨어진 수도원으로 가는데 산 길로 접어 들면 길이 정말 엉망이다. 깜짝 놀랄만큼 큰 웅덩이들이 많아 차가 버틸 수 있을지 염려가 되었다.

릴라수도원 정문이다. 

릴라 수도원으로 들어섰다. 오늘 일이 많이 꼬이고  장시간 운전에 짜증이 좀 났는데 가장 기대가 컸던 장소여서 싹 풀리는 기분이었다.  10세기 이반 릴스키 수도사가 은신처로 선택하면서 작은 사원을 건립한데서 시작되었고 따르는 신자들과 순례자들이 주변에 촌락을 이루면서 종교의 중심지로 변해갔다. 지금도 깊은 산 속이어서 교통도 불편한데 그 당시에는 어땠을까 싶다. 14세기 초 큰 지진으로 파괴되어 지방 귀족인 프레리요 드라고보라가 견고한 요새형식으로 재건했고 1833년 대화재로 부분 소실되었으나 다시 복구되어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반 릴스키 성인은 치유 능력으로 유명한 성인이어서 그가 죽은 후 통치자들은 그의 유골을 손에 넣고자해서 여러 곳으로 떠돌아  다니다 1459년 다시 수도원으로 돌아와 안치되었다. 

오스만투르크의 지배를 받을 때도 유일하게 불가리아 정교회로 종교 활동이 묵인된 곳으로 오늘날 불가리아 정교회의 정신적 구심점이라 할 수 있고 4층 건물이 수도원을 감싸듯 세워져 있고 성모교회가 있고 그 옆에 흐렐요탑이 세워져 있다. 

성모 탄생교회다. 그리스 십자가 모양으로 건축되었고 흰색과 검은 색의 가로줄 무늬   모양의 아치와 둥근 지붕 24개를 얹어 3량식 교회로 지어졌다. 

성당 외벽과 벽면 그리고 천장에는 빼곡하게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다. 내용은 성서의 장면들과 수도원 근처의 생활 모습들이 담겨 있다. 

무려 1200점의 프레스코화가 장식되어 있는데 19세기의 작품이다. 아래의 프레스코화들은 회랑을 찍은 것이고 성당 내부는 안내원이 엄격하게 사진을 금지하고 있었다. 

흐렐요탑이다. 

이분이 성 이반 릴스키 수도사님인가보다. 안내인이그리말했는데 정보가 없어 확실하진 않다.  또한가지 내부 중앙에 커다란 눈이 그려져 있다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아 물으니 중앙 제단 앞의 천으로 덮은 곳에 있다고 한다. 지금도 의문이다. 

나는 이 수도원이 너무 마음에 들어 나가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위에서 전망이라도 보려고 옆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얼마 가지 않아 무덤이 하나 나왔고 등산로도 제대로 없어 아쉬움을 거두고 다시 차에 올랐다.  다시 숙소까지 가서 저녁을 해먹었는데 언니가 쌈장을 많이 만들어와서 우린 된장 찌개도 끓여먹기도 하고 수육을 만들어먹기도 했으며 거의 매일 고기반찬으로 먹었다. 사실 그게 가장 간단한 방법이기도 해서인 것 같다. 우리 숙소는 바베큐를 해먹는 시설도 있었는데 아직 비수기라 숙박은 우리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