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8명이 호텔을 출발(05:30)해 호수로 향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거리는 캄캄했지만 쉽게 호암끼엠 호수로 갔다.
<호안끼엠호수의 야경>
호안끼엠 호수는 하노이 도심에 있는 길이 700m, 폭 250m의 아담한 규모였다. 호안끼엠은 “검을 돌려주다”라는 뜻으로 환검(還劍)이라는 말이며, 중국 명나라의 지배로부터 베트남을 독립시킨 레러이(Le Loi)장군과 연관되어 있었다. 레러이 장군이 호수를 걸을 때, ‘거북이가 나타나 신성한 검을 건네줬다’고 한다. ‘거북이는 장군에게 중국을 물리치면 반드시 검을 되돌려줘야 한다.’는 약속을 받았다. 10년간의 전쟁 끝에 승리한 레러이 장군이 호수로 돌아오자 ‘거북이가 나타나 신성한 검을 회수해 갔다’고 한다. 그 후 레러이 장군은 레왕조를 창건하여 국왕(레타이또, Le Thai To, 1428~1433재위)의 자리에 올랐다고 한다.
호안끼엠 호수 북쪽에는 응옥썬사당(玉山祠)이 있었다. 이 사당은 호수 북쪽에 있는 섬에 만든 도교와 유교의 사당이다. 사당으로 들어가는 다리의 문이 걸려 있어 들어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사당으로 건너가는 붉은색 나무다리인 서욱교(棲旭橋)가 야경으로 붉게 빛나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응옥썬 사당으로 가는 서욱교의 야경>
응옥썬사당을 지나자, 호수에서 조금 떨어진 잔디밭 중간으로 걸어야 했다. 호수 주위로는 시민들이 걷기도 하고,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기도 했다. 베트남은 우리나라보다 잘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은 전쟁의 상처를 보이지 않고,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며 즐겁게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호수를 돌면서 아름다운 야경을 구경했다. 호수 중간쯤에는 아담한 “거북이탑”이 세워져 있고, 거북이탑은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었다. 호수에 작은 배가 없는 것으로 보아 거북이탑으로 들어가지는 못할 것 같았다. 우리는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고 숙소로 향했다.
<호안끼엠호수 중앙에 있는 거북이탑의 야경>
<호안끼엠호수의 야경 1>
<호안끼엠호수의 야경 2>
<호안끼엠호수의 야경 3>
<호안끼엠호수의 야경 4>
<호안끼엠호수의 야경 5>
<응옥썬 사당으로 들어가는 서욱교를 배경으로>
음악이 흘러오는 호수 뒤를 돌아보니, 동상 앞에서 시민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도로를 건너 가까이 가보니, 하노이(당시는 탐롱)를 처음 수도로 정하고 천도(1010)한 리타이또 황제 동상이었다. 우리는 생각지 않았던 보물을 얻은 것처럼 그것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겼다. 여자들은 동상 앞에서 에어로빅을 하는 시민을 따라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리타이또 황제 동상 앞에서 에어로빅을 추는 현지인들 모습>
<하노이를 수도로 정한 리타이또 황제 동상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일행 모습>
그러나 시간이 짜여 있는 우리는 그곳을 빠져나와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호텔에 도착(06:30)하니, 마침 아침을 먹을 시간이었다. 베트남에서 첫 번째로 먹는 현지음식이었는데, 하노이의 호텔 식사는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고 맛있었다. 특히 열대과일이 풍부하게 차려져 있어, 그것을 바라만 봐도 마음이 흐뭇했다. 직원들도 친절하게 잘 안내해 주어 기분마저 좋았다.
일행은 숙소에서 쉬다가 하롱베이를 향해 출발(08:45)했다. 가는 도중 휴게소에 들렸는데, 각종 석조물이 일행을 반겼다. 거기에는 손이나 재봉틀로 수예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나라라면 2시간에 갈 수 있는 거리(170Km)였지만, 여기서는 3시간 반 이상이 걸려 목적지에 닿았다(12:20).
<하롱베이로 가는 휴게소에서 본 석조물들 1>
<하롱베이로 가는 휴게소에서 본 석조물들 2>
<하롱베이로 가는 휴게소에서 본 수예하는 여인들>
일행은 즉시 배를 타고 하롱베이 투어를 시작했다. 이곳은 하노이 동쪽 통킹만에 있는 카르스트지형으로 독특한 모양의 많은 섬(1,969개)들이 겹겹이 싸여있어, 마치 멋있는 동양화를 연상하게 했다. 천하제일의 풍경 중 하나인 중국의 계림을 바다에 옮겨놓은 것 같다고 해서 “바다의 계림”으로도 불린다.
<하롱베이 항구 풍경>
특히 이곳은 베트남의 영웅으로 칭송받는 인물 가운데 하나인 “쩐홍다오 장군”과 연관되어 있었다. 그는 쩐 왕조의 왕자로 태어나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인물로, 하롱베이는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었다. 당시(1288년) 중국 원나라의 쿠빌라이 칸은 400척에 이르는 대규모 함대를 동원해 베트남 정복에 나섰다. 이에 쩐홍다오 장군은 지형을 예측하기 힘든 하롱베이의 섬들을 이용해 해변에 말뚝을 박아놓고, 만조 때 원나라 해군을 해안선으로 유인해서 썰물 때 공격해 대승을 거둔 곳이란다.
하롱베이의 볼거리는 풍경 그 자체였다. 배를 타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섬들의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저 섬을 오르고 싶은 욕망이 솟아났다. 배에는 식탁이 준비되어 있었다. 배가 한참 바다로 나가자, 점심이 제공되었다. 바다에서 아름다운 카르스트지형의 섬들을 보면서 먹는 점심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점심을 먹고 난 뒤에도 배를 타고 얼마나 다녔을까. 이제 슬슬 싫증이 나려는 참에 바다 중간에 떠있는 선착장에 배를 댔다.
<하롱베이에서 배를 타고 점심을 먹으려는 일행 모습 1>
<바다의 계림이라는 하롱베이의 풍경 1>
<바다의 계림이라는 하롱베이의 풍경 2>
<바다의 계림이라는 하롱베이의 풍경 3>
<바다의 계림이라는 하롱베이의 풍경 4>
<바다의 계림이라는 하롱베이의 풍경 5>
<바다의 계림인 하롱베이의 섬들을 배경으로>
이어서 작은 보트에 4명씩 타고, 석회암 터널을 빠져나가는 보트투어를 했다. 보트로 석회암 터널 2곳을 지나갔는데, 옛날에 석회수가 흘러 석순이 만들어진 흔적이 여기저기에 보였다. 사공들은 붉은 조끼를 입었고, 섬에 둘러싸여있어 호수 같이 잔잔한 바다를 천천히 노를 저었다.
<하롱베이에서 작은 보트에 4명이 타고 뱃놀이를 하는 풍경 1>
바다선착장에 돌아온 일행은 당초 유람하던 배를 타고 “항 티엔궁” 선착장에서 내려, 하롱베이에서 가장 유명한 석회동굴로 향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팀별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돌아보고 있었다. 동굴에는 독특한 모양의 석순과 종유석이 많았고, 형형색색의 인공조명을 설치해 보기 좋게 만들어 놓았다.
<항 테엔궁의 아름다운 모습 1>
<항 테엔궁의 아름다운 모습 2>
<항 테엔궁의 아름다운 모습 3>
이 동굴은 “항 더우고”와 같은 섬에 있으며, 동굴 중앙에 커다란 석주가 천국의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티엔궁(天宮)이라고 한단다. 동굴의 길이는 130m이지만, 지금은 석회수가 흐르지 않는 죽은 동굴이었다. 더 이상 석순과 종유석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고, 있던 것도 하나씩 망가지리라. 아마 인공조명을 설치하고, 관광객을 많이 받아들인 결과라고 생각되었다.
<동굴을 나와 배에서 바라본 풍경 2>
<동굴을 나와 단체기념사진을 찍고>
일행은 배를 타고 하롱베이 선착장으로 와서, 버스로 하노이 호텔에 도착하니 벌써 20시였다. 간단히 저녁을 때우고, 엊저녁과 오늘 새벽에 갔던 호안끼엠 호수로 발길을 옮겼다(21:00). 동행한 인원은 모두11명이었다. 새벽에 호수를 본 사람도 저녁 야경에 취해 서욱교와 리타이또 황제동상 앞에서 추억을 남겼다. 그리고 오늘 꼭 보고 싶은 곳은 “오페라하우스”였다.
<리타이또 황제 동상 앞의 야경>
우리는 지도를 갔고 있었지만, 밤이고 초행이라 물어가며 찾아갔다. 꺾어지는 곳이 없어 방향만 정확히 잡고 그대로 쭉 가면 되었다. 우리는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추억을 남기고, 건널목을 찾아 도로를 건너 건물을 둘러보았다. 지금은 공연이 없어 건물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그 앞 야외식당에는 술을 곁들여 저녁을 먹고 있었다.
오페라하우스(Opera House)는 하노이를 대표하는 콜로니얼건축물로 프랑스가 1911년 건설했다. 대체로 파리의 오페라하우스를 모방하여 아치형 문과 발코니 및 박공벽을 아름답게 조각했으나, 더위를 피하기 위해 건물입구는 이중현관이고 천장을 높게 만들어 통풍에 신경을 쓴 것이 차이점이란다. 우리는 건물을 한 바퀴 돌아보려고 했으나, 그곳 경비원이 건물 뒤로 돌아가는 것을 막았다.
<멀리서 바라본 하노이의 오페라하우스 전경>
<하노이의 오페라하우스 야경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돌아오는 길은 오지 않은 다른 길로 가보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이미 시간이 늦어 조금 전에 온 가까운 길을 택했다. 조금 걸어오자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깔끔한 양복을 입은 신랑이 촬영을 하고 있었다. 여자 분들은 신부와 신랑 옆에 서서 하노이에서 아름다운 추억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웨딩촬영을 하는 신부와 추억을 남기고 2>
얼마 걷지 않아 호수가 보였다. 여기는 이번에 3번째로 온 곳이라, 숙소와 다름없이 다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수 서쪽에 화분으로 꽃으로 2016년이라고 쓴 장식을 바라보면서 호수 동쪽에 있는 호텔로 향했다. 호수를 지나 호텔로 오는 길은 오늘 밤도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찬 모습이었다.
<호안끼엠호수 서쪽의 아름다운 꽃 장식>
<호수에서 호텔로 돌어오는 여행자거리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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