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베트남 일주

달랏으로 가서 쑤언흐엉호수를 돌며

boriburuuu 2016. 3. 6. 12:43


 어제와 같이 오늘도 해변에서 바로 식당으로 들어가 아침을 먹었는데(06:00), 음식이 오늘도 좋았다. 체크아웃하고 프런트에 모이는 시간(07:10)이 빨랐지만, 어제 짐을 다 싸놓은 덕에 양치 등 모든 일을 끝내고도 시간 안에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일행이 탈 버스가 오지 않았다. 50분정도 기다리자, 그제야 호텔 건너편에 침대버스가 도착했다. 일행은 허겁지겁 가방을 끌고 도로를 건너 버스에 올랐다. 가방은 버스 아래에 있는 화물칸에 싣는데, 이것을 싣는 운전기사 보조자가 가방을 엉성하게 막 싣고 있었다. 나는 차곡차곡 실어야 모두 실을 수 있다고 말하고 버스에 올랐다(08:05).

 

 이번에도 룸메이트가 중간 2층에 자리를 잡아주었다. 버스는 우리가 폐차하기 직전의 차를 수입해서 고쳐 사용하고 있었다. 아열대지역이라 버스에 에어컨은 당연히 있어야 하지만, 각각의 자리에서 바람세기를 조정하는 장치가 망가져 있었다. 내가 앉은 자리에도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바람이 나오는 구멍을 반창고로 막아놓고 있었다.

 

 넓은 들판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온 농부들이 논에서 일하는 모습이 평화로워 보였다. 1시간쯤 달리자 산이 나타나며 바나나와 사탕수수를 심은 밭이 나타났다. 조금 더 가자 휴게소가 있어서 일행은 휴식을 취하며 그곳의 경치를 구경했다.

 

<달랏으로 가는 길의 휴게소 풍경 1>

 

<달랏으로 가는 길의 휴게소 풍경 2>

 

  꾸불꾸불한 산길을 오르고 또 올라, 드디어 달랏 버스주차장에 도착(12:00)했다. "달랏(Da Lat)"은 베트남의 대표적인 고원도시로, 1897년 알렉상드르 예르생에 의해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되었다. 물론 그 전부터 원주민인 산악 민족들은 거주하고 있었다. 해발1500m의 신선한 공기는 프랑스인들에게 더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었다.

 

 1907년 처음으로 호텔이 건설되면서 휴양지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인들이 유럽풍의 빌라 등을 경쟁적으로 건설해 1930년대는 달랏 인구의 20%가 프랑스인이었다고 한다. 또한 이곳은 인공호수인 쑤언흐엉호수를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돼 있으며, 고원지대 특유의 청명함과 시원한 공기가 어울려 상쾌함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일행은주차장에서 30분 정도 기다리다가 택시로 호텔까지 가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오다보니 일행이 버스를 타고 오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었다. 호텔의 위치를 미리 알았더라면 바로 도로 옆에 있는 호텔 앞에서 내렸으면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달랏 시가지 풍경>

  

 일행은 호텔 체크인(13:00)을 하고 점심을 먹은 다음, 바로 쑤언흐엉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14:30).그냥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쏘다녀 보기로 했다. 조금 내려가니 초등학교가 있어서 들어가 보았는데 오후인데도 어린아이들이 공부하고 있엇고 좁은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나와 인사하니 1학년반에서 한 여학생을 불러 인사를 시킨디. 아버지가 한국인인 학생인데 예쁘고 공부도 잘해 반장을 맡고 있다고 했다. 아이는 쑥스러워하며 눈을 피하고 있었다. 오늘따라 선물을 갖고 나오지 않아 내일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조금 더 가니 엄청 큰 화분에 분재를 만드는 화원이 나왔다. 우린 안으로 들어가 나무와 꽃들을 구경했다. 낯선 사람들인데도 거리낌 없이 대해 주었다. 

 

달랏 기차역은 호텔에서 2Km쯤 떨어져 있어서 한참을 내려가니 모습을 드러냈다. 노란색의 예쁜 건물이다.  

 "달랏 기차역(Da Lat Railway Station)"은 프랑스 통치시절인 1938년에 건설된 기차역이었다. 콜로니얼 양식을 가미한 아트데코 양식의 건물로,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으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달랏 역을 오가던 기차는 1964년까지 운행되었으나, 베트남전쟁 동안 비엣공(베트공)의 공격을 받아 철도가 파괴된 후에는 운행이 중단되었다. 현재는 8Km떨어진 짜이맛 역까지만 관광열차를 운행하고 있었다 

 우리는 정원에서 역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역사(驛舍)로 들어갔다. 역사는 스테인드글라스 창문과 티켓판매 창구를 포함한 기차역 전체가 잘 보존되어 있었다. 역사 뒤에는 예전에 나무연료를 사용하던 증기기관차가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는 증기기관차를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주위를 돌아보았다. 역 주위 집들도 프랑스 시절 만들어진 도시답게 붉은 지붕에 유럽 느낌이고 깨끗하다.

 

<달랏 기차역 원경>

 

<달랏 기차역 근경>

 


<달랏 기차역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달랏 기차역 뒤에 전시한 나무를 때던 증기기관차>

 

<달랏 기차역 뒤의 철도 모습>

 

 다시 1Km를 더 걸어가니 호수가 나타났다.. 달랏고원 중심부에 자리한 쑤언흐엉호수(春香湖)”는 달랏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총 둘레가 7Km인 초승달 모양의 인공호수로 베트남의 여류시인이 호수의 아름다움을 봄의 향기(春香)” 같다고 노래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이곳은 아름다운 호수가 있고 고원휴양지이기 때문인지, 호수 주변의 집들이 크고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 유럽에서 많이 본 건물도 드문드문 보였다. 우리는 호수를 돌면서 멋있는 곳에서는 추억을 남겼다.

호수 옆에 특이하게 생긴 건물이 두개 있어 우린 이것이 '크레이지 하우스'인가 했는데 들어가 보니 복합 쇼핑몰이었다.

<달랏 기차역에서 쓰언흐엉호수로 가는 길옆의 주택들>

 

 

<달랏의 쓰언흐엉호수 주변 풍경 1>

 

<달랏의 쓰언흐엉호수 주변 풍경 2>

 

<달랏 동북쪽에서 바라 본 쓰언흐엉호수 픙경>

 

 호수가 끝나는 북쪽에는 호수를 한 바퀴 도는 도로의 교량공사를 하고 있었다. 호수 북쪽에서 서남쪽으로 조금 내려오자 꽃을 멋있게 가꾼 꽃 정원이 있었다. 입장료가 3만동(1,500원정도)이었지만 시간이 없어 밖에서 사진만 몇 장 찍고 그대로 호수를 돌았다.

 


<쓰언흐엉호수 옆 북쪽에서 꽃 축제를 하는 입구 풍경>

 

<꽃 축제장 입구를 지나서 있는 분수대가 있는 풍경>

 

<나무를 정자처럼 가꾼 꽃 축제장 풍경>

 

 남쪽으로 조금 걸어오자, 호수 안쪽으로 다리를 놓고, 꽃과 나무로 조경을 너무 아름답게 한 곳이 있었다. 여기서 맥주라도 한잔 마시며 즐기는 것도 멋이 있겠으나, 시간관계상 아래쪽에 있는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건너자 분재를 가꾸는 곳이었다. 분재가 얼마나 크고 아름다운지 분재 하나가 마치 산 하나를 옮겨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러한 분재가 수없이 많았으니, 그 느낌을 어찌 모두 글로 담아낼 수 있을까. 그 앞은 골프장이었다. 푸른 초원에서 호수를 내려다보며 굿 삿을 외치는 맛은 아는 이만 알리라.

 


<꽃전시장 내부>

<꽃과 나무로 아름답게 조경을 한 작은 섬 풍경>

  

<호수 일주도로변에 있는 아름다운 분재 1>

 

 

<호수 일주도로변에 있는 아름다운 분재 2>

 

 

 호수가 끝나는 남쪽에는 보랏빛 지붕과 보랏빛 비치파라솔이 쳐진 음식점이 있었다. 너무 아름다워 혹시 도라지꽃이 무더기로 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우리는 여기서도 나름대로 추억을 남기고 달랏시장으로 갔다. 이곳은 고원지대라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채소와 과일이 있었다.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호텔로 향했다.

 

<쓰언흐엉호수 남쪽에 있는 보라빛 음식점>

 

<쓰언흐엉호수 가에 있는 아름다운 보라색 음식점 풍경>

 


<쓰언흐엉호수 가의 보라빛 건물을 배경으로 1>

 

 

<달랏 재래시장 풍경>

 

<달랏 시장 앞 풍경>

 

 돌아오는 길에 달랏 왕궁이 있어 들어가려고 했더니, 경비원이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달랏으로 올 때와 호텔로 갈 때 차에서 본 건물이 궁금해서 그곳을 들려보았다. 분수대가 있는 이곳의 푸른 건물은 음식점이고, 호박 같이 생긴 노란 건물은 건축 중이었다. 이 주위에는 공원과 같이 넓은 공간이 있어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이 거닐거나 산책하기 좋은 코스였다.

 

<우리가 들어가지 못한 달랏 왕궁>

 

 호박 같이 생긴 노란 건물 아래의 공간에는 마침 현지인들이 태권도를 연습하고 있었다. 사범 한 사람이 6명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들의 오늘 연습은 손발동작보다 기초체력운동인 것 같았다. 어느 정도 몸을 푼 후, 높은 계단을 엎드려뻗쳐자세로 두 손과 두 발로 내려갔다가,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어서 계단을 올라오는 운동이었다. 내가 보기에도 아주 힘들 것 같았다.

 

<사범의 시범에 따라 태권도를 배우는 사람들 1>

 

<사범의 시범에 따라 태권도를 배우는 사람들 2>

 

<사범의 시범에 따라 태권도를 배우는 사람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