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일랜드(2017.07.26-08.01)

7월 31일 자이언트 코즈웨이 투어

boriburuuu 2017. 8. 16. 21:02

아침 7시에 출발할 예정이었던 버스가 출발 위치를 확보하지 못해 조금 늦어져 한참 헤멨다. 벨파스트에 도착하기전에 블랙 택시 투어를 할건지 타이타닉 박물관을 볼건지 결정하라고 해서 우린 블랙 택시 투어를 선택했다. 벨파스트의 블랙 택시 투어는 론리 플래닛이 추천하는 아일랜드의 체험 21 중 하나이다. 6인용 택시에, 택시 기사와 가이드가 함께 타고 나머지 네 좌석에 투어를 신청한 사람들이 탈 수 있다는데 나는 얼른 가이드 자리를 차지했다. 우리에겐 기사 겸 가이드였다.

택시를 타고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이 구교도와 신교도의 거주 지역 사이에 놓인 철조망이 있는 곳이었고, 그 다음으로 향한 곳은 폴스 로드(Falls Road)였다. 폴스로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하는 구교도 (아일랜드 원주민의 자손)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이곳에는 구교도의 독립과 투쟁을 나타내는 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북아일랜드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바스크, 남미 등 다른 지역의 독립과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벽화로 발전한 '연대의 벽(Solidarity Wall)'이다. 


다음은 연대의 벽에 그려진 벽화들이다. 


















운전수는 우릴 차에 태우고 공터를 보여 주었는데 아마 대규모 충돌이 있었던 곳인것 같았다. 조금 더 가니 평화의 벽(Peace Wall)이다. 이곳이 바로 Peace Wall, 또는 Peace line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 벽은 1969년, 북아일랜드의 신교도와 구교도의 충돌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금은 장벽이 있다 하더라도 자유롭게 서로의 지역을 왕래할 수 있지만, 이 벽이 양측의 갈등을 상징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 벽을 찾아와 평화의 메시지를 남기고 갔다. 우리에게도 메세지를 남기겠냐고 물었는데 우린 사양했다. 








북아일랜드 투쟁의 상징, 바비 샌즈의 벽화가 보인다. IRA는 아일랜드 공화국군(Irish Republican Army)의 준말로,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공화국의 통일을 위해 싸우는 조직이다. 바비 샌즈는 이 IRA의 소속으로, 테러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14년형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이곳에서 샌즈는 영국 정부에 대한 저항을 계획했는데, 그것이 바로 단식투쟁이었다. 1981년 3월 1일, 샌즈는 자신을 테러범이 아니라 정치범으로 취급해줄 것을 요구하며 단식을 선언했다. 샌즈의 단식이 길어지면서 그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크게 고조되었다. 하지만 당시 영국 총리였던 마거릿 대처는 전혀 양보의 뜻을 보이지 않았다. 샌즈를 정치범으로 취급한다는 것은 IRA를 합법적 단체로 인정한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결국 단식 66일째 되던 날, 샌즈는 교도소 안에서 숨을 거두었다. 이때 샌즈의 나이는 겨우 27세였다. 샌즈의 죽음에 자극받은 IRA 동료들은 줄을 이어 단식투쟁에 참여했고, 이후 아홉 명의 사람이 더 목숨을 잃었다. 샌즈의 단식은 끝까지 대처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으나, IRA의 정치력은 크게 강화시켰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있는 영국 대사관 옆길은, 이 바비 샌즈의 이름을 딴 '바비 샌즈 가'로 불리기도 한다.






가다가 보니 성당이 보인다. 우린 성당이 보고 싶어 세워달라고 하니 기사가 순순히 내려주었다. 내부를 둘러보다보니 시간이 없어 빨리 가야한다고 우릴 재촉한다. 








다음으로 희생자들의 메모리얼에 갔다. 우리도 5.18 광주사태를 겪은터라 젊은이들의 희생이 마음아팠다.




그렇게 '블랙 택시 투어'가 끝난 후, 택시는 우리를 타이타닉 뮤지엄 앞에 내려주었다. 벨파스트에 있는 조선 회사에서 '타이타닉호'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곳에 타이타닉 뮤지엄이 세워졌다. 시간이 있었다면, 뮤지엄도 구경하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시티 투어를 선택한 것에 후회가 없었기에 타이타닉 뮤지엄 앞에서는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가는 길에 무너진 성터가 보이기도 했다.


드디어 자이언트 코즈웨이에 도착했다. 거인의 둑길이라는 별병을 갖고 있는 자이언트 코즈웨이는 약 6,000만년전 활발햇던 화산활동의 결과물로 40,000개의 육각형 기둥으로 이루어진 주상절리로 화신이 분출했을 때 용암이 지표면에 흘러 내려 식으면서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규칙적인 균열을 보이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제주도에도 있다. 우린 절벽 윗길부터 걷기로 했다. 위에서 바다와 절벽을 보고나서 아래로 내려가 주상절리를 직접 밟아본 순간 제주도가 생각났다. 우리에게도 참 좋은 섬이 있었지. 가까운 시일에 꼭 한번 가봐야겠다라고.
































자이언트 코즈웨이를 보고 차를 달려 왕좌의 게임 촬영지인 롭 브릿지에 도착했다. 사진을 두장 찍고 나니 비와  우박이 오기 시작했는데 여태까지의 그런 비가 아니다. 온통 다 젖어버리고 금방 고랑이 만들어져서 마지막날 드디어 아일랜드의 변덕스러운 날씨를 절감했다. 덕분에 위험한 다리는 건널 엄두도 내지 못하고 다시 날씨가 좋아져서 사진만 몇장 찍는 것으로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