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일랜드(2017.07.26-08.01)

7월 27일 모허투어

boriburuuu 2017. 8. 15. 23:05

어제 밤 11시 30분에 골웨이에 도착했는데 다행히도 바로 숙소가 보여서 다행히 체크인을 무사히 했다. 남자 직원은 웅얼거리기만 했는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다행히 비싼만큼 깔끔하고 위치가 정말 좋았다. 아일랜드는 대중 교통편이 좋질 않아 최대한 투어를 많이 신청했다. 다행스럽게도 투어가 그리 비싸진 않았다. 이 투어는 1인당 30유로였으니. 이날은 클리프 모허에 가는 일정이었다. 숙소 바로 앞에서 출발하니 참 좋았다. 그런데 날씨가 함정이다. 계속 비가 예보되어 있어 걱정이었다. 우리같은 사람들이 많은지 버스안은 만원이다. 처음 으로 간 곳은  길가에 있던 던귀에어성(Dunguaire Castle)이라는 고성에 갔다. 주차장에 아래와 같은 전통 가옥이 있어 사진을 찍고 성을 보러 가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16세기 건축물이라는데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둘째 아들이 떨어진 스타크 하우스에 있던 폐성 같았다. 결국 인물 사진은 포기하고 차로 돌아오면서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비가 계속 오진 않고 개었다 오다를 반복하니 날씨가 좋아지기를 바랄 뿐이었다.






차를 타고 가다보니 몇 개의 폐성들이 보인다. 








한참을 달려 교회와 수도원 유적을 보러 갔다. 묘지로는 지금도 쓰이고 있는듯하다. 켈트의 십자가는 언제 봐도 묘한 분위기가 있고 그 속에 전설과 이야기가 숨어 있는듯하다.












다음으로 간 마을은 식사와 쇼핑을 하는 곳이었다. 1시간 반을 줘서 주변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은 다음 앞동산이라도 갈까했는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할 수 없이 수퍼와 기념품 가게를 돌아보면서도 역시 걱정이 한가득이다. 모허에는 그늘도, 비가릴 곳도 없을텐데...







드디어 모허에 도착했다. 아일랜드 서부 해안에 높이 200미터나 되는 거대한 절벽이 8킬로미터 늘어서 있어 매우 웅장하다. 예전에 먼나라 이웃나라에서 만약 이 모허 절벽이 동부 해안에 있었다면 유럽 대륙에서 영국을 넘보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아무리 바이킹과 유럽인들이 대단하다고 하더라도 절벽 위에서 활을 쏘고 방어한다면 대다수가 착륙도 못하고 대책 없이 죽었을 것이다. 신기하게도 절벽 위에는 푸른 초원이 있고 그 초원에서 소와 염소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특이한 생태계를 유지하여 독수리 같은 바닷새의 안식처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에게 1시간 30분이 주어졌다. 먼저 오른쪽으로 가서 성과 절벽 풍광을 본 다음 왼족으로 가보기로 했다. 맨 끝에 등대가 보이는데 거기까지 가는 건 아무래도 무리일 듯 싶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고 절벽에 난 길을 걸으며 자욱한 안개를 보고 있으니 마치 신의 세계를 걷고 있는 기분이 들며 신화가 실제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다. 역시 자연 경관은 대단한 것 같다. 10킬로에 달하는 해안 절벽이 장관을 연출하는 곳으로 해식애가 볼거리다. 


















여기쯤 오니 거짓말처럼 구름이 뭉치면서 해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더불어 바다도 제 색깔을 보이기 시작했다. 절벽의 이끼들도 찬란한 연녹색으로 빛나고. 난 순방향으로 모허를 보기 위해 뛰다시피했다. 투어는 단점이 이것이다. 여러곳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대신 주인공을 볼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결국 돌아갈 시간땜에 멀리 등대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돌아서야만 했다. 


언니는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가서 외국인 여성에게 사진을 부탁하고 돌아섰다. 




바위 정원으로 유명한 버른(The Burren)이 다음 목적지였다... 1만 5천년 전에 빙하로 인해 지면이 평평해지고 표석이라는 거대한 바위가 남았는데 세월에 따라 빗물의 침식작용으로 금이 가서 지금의 형태를 이루게 되었다. 특이한 점은 흙이 없어 식물이 자라지 못할 것 같지만 화초와 심지어 꽃까지 자란다는 점이다. 그래서 바위 정원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역시 생명은 끈질기고 적응력이 뛰어난 것 같다.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 돌멩이를 치우고 치운 돌을 가지고 낮은 벽을 세웠는데 이 낮은 벽은 끝이 없다. 맞바람이 너무 강해서 높게 세우면 무너진다는 소문이 있다. 비는 계속 오락가락했어도 모허에서 날씨가 좋아진게 어딘가하면서 위안을 삼았다. 역시 우린 날씨복은 있나보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