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데 유적지 등을 돌아보며

어제 주위를 살펴봤더니 산과 언덕에 철책을 쳐 산책할 곳이 만만치 않아 늦게 일어났다(06:00). 하지만 시간이 있어 호텔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호텔 정문은 한참 떨어져 있었고, 정문 부근에는 큰 개들이 목에 줄이 묶여 무섭게 짖어대고 있었다. 그러나 호텔 주위에 나와 있는 개는 순해서 누구에게나 잘 안겼다.  

 

<일행 숙소인 아피온의 호텔 정문>

버스는 석양이 멋있는 로맨스의 도시 시데를 향하여 호텔을 출발(08:00)했다. 가는 길에는 많은 풍력발전기가 산 위에 서 있는데, 그 중 일부는 고장이 났는지 돌지 않고 있었다. 검은 흙이 윤기 나는 밭에는 푸른 농작물이 자라고 있었다. 또한 도로포장은 비교적 잘 되어 있었으며, 차량이 많지 않아 교통체증은 일체 없었다. 

 

<아피온에서 시데로 가는 길의 풍경 1> 

 

<아피온에서 시데로 가는 길의 풍경 2> 

아나톨리아지방에서 남쪽인 지중해로 내려오려면 토로스(Toros)산맥을 넘어야하는데, 산에는 대체로 나무가 많고 위쪽에는 바위로 이루어져 있었다. 도로는 왕복 4차선에서 2차선으로 좁아지고 커브길이 많아졌다. 산맥을 넘어서자 커다란 호수가 보이기도 했다.  

 

<나무와 바위가 많은 토로스산맥 풍경> 

 

<토로스산백을 넘자 나타난 커다란 호수>

일행은 시데 유적지에 도착(12:50)했다. 내리자마자 깜짝 놀랐다. 여름의 터키는 무척 더웠고 가파도키아에서는 40도가 넘었으나 이곳의 더위는 상상을 넘어섰다. 습해서인지 견딜수가 없어진 우리는 무조건 옷가게로 들어가 알라딘 바지 등을 사 입었다. 더운 지역에서 달라붙지 않는 헐렁한 옷을 입는 이유를 알 것 같앗다. 밖으로 나와 보니 다른 일행들도 대부분 옷을 갈아 입은 모습이어서 서로 웃었다. 여기에서 이곳 유적탐방과 점심을 해결하고 15시에 만나기로 했다. 나는 일행 몇 몇과 같이 음식점 및 기념품 가게 등이 있는 곳을 지나 바닷가로 향했다. 시데 항구에는 야자수가 늘어선 가로수와 코발트빛의 바다가 우리를 영접했고, 음식점들도 늘어서 있었다. 우리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항구를 따라 걸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아폴론신전의 기둥이 보였다. 

 

<낭만의 도시 시데의 상점가 풍경> 

 

<시데의 상점가를 나서자 바라다 보이는 해변 풍경>

이곳은 시데 반도의 끝자락 바닷가에 위치한 신전으로 아폴론과 아테나 신을 모셨던 곳이었다. 신전이 바닷가에 세워진 것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으나, 항해와 뱃길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란 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했다. 건립연대는 출토된 동전 등으로 미루어보아 2세기 후반으로 추정했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가 목욕을 하고 석양을 바라보았다는 신전이 바로 이곳이란다. 신전은 전부 2개였는데 앞뒤로 각 6개, 좌우로 각11개의 기둥이 아칸서스 잎으로 조각된 코린트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시데의 신전 중 가장 큰 규모였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신전은 대부분 무너지고, 지금은 다섯 개의 기둥만 남아 있었다. 주변에는 어지럽게 나뒹구는 건물의 잔해를 볼 수 있었다. 여기는 해질 무렵 석양이 물드는 신전 기둥의 실루엣이 지중해 최고의 풍경이라고 했으나, 우리는 한 낮이지만 나름대로 추억을 남겼다. 우리는 해변을 따라 걸어가며 넓은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신전 뒤에서 바라본 시데 아폴론신전의 남아 있는 5개의 기둥 모습> 

 

<아폴론과 아테나 신전의 잔해들 1> 

 

<아폴론과 아테나 신전의 잔해들 2> 

 

 <신전 앞에서 바라본 아폴론신전의 남아 있는 기둥 모습> 

 

<시데해변 풍경>

시내로 접어들자, 하얀 우유 빛의 한 건물에는 빨간 장미와 비슷한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우리는 한 음식점에 들어가 메뉴를 보고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시켜먹었다. 시원하게 화장실에도 다녀왔다.

 

<하얀 건물을 뒤덮고 있는 붉은 꽃> 

우리는 버스를 내린 곳을 지나 기둥이 늘어선 도로를 따라 걸어갔다. 이 길은 베시파시아누스문을 통해 차들이 다니는 길이었다.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문을 벽돌로 막았다가 지금은 일부를 헐어 차량통행을 가능하게 했다. 

 

<시데 유적지인 "베시파시아누스문"을 통해 각종 차들이 다니고>

  문을 나서자 상업 아고라 유적이 나타났다. 유적 터와 기둥이 늘어선 열주를 보니 엄청나게 컸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아고라 뒤에는 원형극장이 있었으나, 별도의 입장료를 내는 곳이라 밖에서만 둘러보았다. 원형극장은 보통 산이나 언덕을 이용해 짓는 것이 일반적이나, 여기는 축대를 쌓아 인위적으로 좌석을 만든 것이 특이했다. 

 

<시데 유적지인 원형극장 앞에 있는 아고라 터 모습> 

 

<부러진 기둥만 서 있는 시데 유적지 모습> 

 

<기둥과 돌 잔해가 나뒹구는 시데 유적지 풍경> 

 

<아고라 뒤에 있는 원형극장 모습> 

우리는 유적지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벌써 만날 시간이 되었다. 일행은 다시 버스를 타고 시데를 출발(15:05)해서 안탈리아로 향했다. 안탈리아에 도착한 일행은 시간이 있어서 시내에 있는 두덴폭포로 갔다(16:45). 아침에 알리에게 확인햇을때는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아스펜도스 원형극장에 간다고 했으나 입장료 때문에 두덴폭포로 간건지 아님 대장님이 자연을 좋아해서인지 여하튼 폭포로 갔다.  안탈리아(Antalya)는 지중해 최대의 관광도시이자 휴양도시였다. 고대는 팜필리아(Pamphylia)로 불렸던 곳으로, 기원전 2세기경 페르가몬의 왕 아탈로스 2세가 이곳에 도시를 건설한 것이 기원이 되었단다.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 자체도 아름다운데, 고대 문화유산도 풍부해 역사여행을 겸한 휴양도시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두덴폭포는 안탈리아 시내에 있기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입구에서 보았을 때는 여기에 무슨 폭포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들어가 보니 상당히 큰 폭포가 있었다. 폭포소리는 우레로 착각할 정도였고,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이슬비를 만들었다.  더구나 폭포가 떨어지는 바로 뒤쪽에 굴과 같은 곳이 있어, 그곳에서 물이 쏟아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장관이었다. 터키는 지금가지 콘야에서 소나기가 와서 잠깐 우산을 펼쳤을 뿐 뜨거운 태양이 내려 쪼이는 곳이었다. 이 같은 곳에서 이처럼 시원한 폭포를 만나니 기분마저 좋아졌다. 입구를 나오니 오이를 깎아 파는 사람이 있었다. 오이는 우리나라에도 많지만, 이처럼 크지는 않다. 길 건너편에는 선인장 열매를 깎아서 팔았는데, 일행 중 한 명이 그것을 사주어서 먹어보니 약간 밋밋했지만 먹기 좋았다. 

 

<나오면서 바라본 안탈리아 듀덴폭포 입구> 

 

<듀덴폭포 입구 옆에서 오이를 깎아 파는 풍경>

  일행은 듀덴폭포를 출발해서 숙소인 호텔에 도착(18:20)했다. 이곳은 콘얄트해변과 가까운 곳으로 고급호텔들이 줄지어 있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소화를 시킬 겸 일행 몇 명과 산책을 나섰다. 걸어가다 보니 콘얄트해변이 내려다보이는 곳까지 왔다. 그곳에서 안탈리아의 저녁 해변풍경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길 건너편에 있는 고급 아파트단지로 보이는 곳을 거쳐서 숙소로 가기로 했다. 우리가 단지를 걸어가면서 아파트와 주차된 차들을 보니 과연 고급 단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파트단지 중간쯤 왔을 때, 슈퍼가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물과 맥주를 사들고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