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탈리아

로마 일 제수 성당<최초의 예수회 성당, 천장화)

boriburuuu 2018. 12. 7. 00:53

일 제수 성당은미켈란젤로가 설계한 것을 1568년 비뇰라가 이어 받아 1684년에 완성했다. 로마 최초의 예수회 성당으로 1554년 정면 파사드의 벽면을 따라 1층은 코린트식 기둥 6쌍이, 2층은 4쌍이 수직으로 뻗어있다. 그러면서도 밋밋하지 않게 중앙 기둥을 원형으로 만들고 바깥에서 두 번째 기둥 쌍 중 한 개 기둥에 뒤쪽으로 기둥 하나를 덧대어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양식은 바로크 시대의 다른 성당들의 모델이 되었다.

기둥 사이에 출입구는 세 개를 만들었는데, 주 출입구가 양쪽에 있는 출입구보다 훨씬 크다. 문 위의 페디먼트에는 장식 조각으로 날개달린 어린 천사의 머리를 놓아두었다. 양쪽 출입문 위에는 직사각형 벽감을 만든 뒤 조각상을 올려놓았는데, 왼쪽에 책을 들고 있는 사람이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이고,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예수회를 공동 창설한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이다. 그런데 두 조각상 모두 발 아래쪽에 또 다른 사람 얼굴이 보인다. 이들은 이교도와 이단을 믿는 사람들이며 이들을 예수회를 창설한 두 성인이 발로 밟아버리고 있다. 스페인 바스크 귀족 가문의 기사였던 이냐시오는 전쟁에서 중상을 입고 병상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에 관한 책을 읽은 뒤 회심하기 시작하면서 묵상과 고행을 지속했고 예루살렘 순례 후 늦은 나이에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이냐시오는 1530년에 프랑스 파리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였는데, 이 때 같은 고향 사람이었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를 비롯한 6명의 친구들을 사귀게 된다. 그리고 1534년 이들은 파리의 몽마르트에 있는 한 성당 지하실에서 가난과 정결의 첫 서원을 하게 된다. 이게 예수회가 결성된 시발점이었다. 파리 대학을 졸업하고 사제 서품을 받은 이냐시오는 예루살렘 성지 순례를 계획했으나 건강 문제로 차질을 빚었고 대신 로마로 교황을 알현하러 가던 중 한 마을의 경당에서 특별한 환시를 체험하게 된다. 자신 옆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면서 "로마에서 너에게 은혜를 베풀겠다"라고 말하였다는 것이다. 이 특별한 환시를 체험한 후 이냐시오는 자신과 동료들이 결성한 단체를 "예수의 동반자"라는 뜻으로 예수회로 칭할 것을 결정한다. 이것은 베네딕토회, 도미니코회, 프란치스코회 같이 창립자의 이름을 따서 수도회의 이름을 붙이던 전통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파사드 2층에는 위쪽이 둥글게 생긴 중앙창이 나 있고 그 위에 파르네세 가문의 문장이 올라가 있다. 2층의 벽체를 지지하는 부벽의 장식을 소용돌이 모양으로 만들어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중앙 제단이다. 다른 성당과 달리 이 성당의 중앙 제단은 성당 어느 곳에서도 잘 보이도록 만들었다. 반종교 개혁 시기에 그 중요성이 부각된 설교를 모든 신도가 다 들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성당 내부를 하나의 큰 홀처럼 만든 것이다. 어디에서건 중앙 제단을 바라보면 그 눈길은 예수회의 모노그램인 IHS에 머무르게 된다. 자세히 보면 IHS 주변으로 조그마한 천사들이 둘러싸고 있고 금빛 광채가 잘 표현되어 있다. 이것은 이탈리아 조각가 리날도 리날디가 19세기에 만든 것이다. 이 성당의 중앙 제단을 17세기에 처음 설계한 사람은 자코모 델라 포르타지만, 현재 보는 제단의 모습은 1834년에서 1843년 사이에 건축가 안토니오 사티에게 맡겨 바로크 양식이 아닌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새롭게 단장한 것이다. 빛나는 IHS 모노크롬 아래 고대 신전처럼 황금빛 대리석으로 만든 네 개의 기둥이 서 있고, 페디먼트 안에는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삼각형 모양이 광채에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그 아래 "SS NOMINI LESV SACRVM"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이것은 예수회의 첫 번째 성당이라는 뜻이다. 페디먼트 위에 올라가 있는 무릎 끓고 있는 천사 2명은 프란체스코 베나길라와 필리포 냐카리니가 각각 만들었다. 중앙 제단에 걸린 그림은 놀랍게도 "예수의 할례식" 장면을 담고 있다. 누가복음에는 예수가 태어난 지 8일째 되는 날 할례를 받았다고 적혀있다. 할례일에는 할례 받은 자에게 이름이 주어졌는데 가톨릭에서는 "예수"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것을 기념하는 축일을 새해 첫 날인 1월 1일(12월 25일 + 8일)을 예수 할례 축일로 삼았다. 알렉산드로 카팔티가 1840년에 그린 이 그림은 예수회의 이름에 걸맞은 중앙제단화임에 틀림없다. 

 

 

 

<중앙제단 가운데 위치한 예수회의 모노크롬>

 

 

 

<성당의 돔 천장 - 일 바치치아가 그린 천국이 묘사되어 있다>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면서 여러 영역을 침범라는 미술 작품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이 천장화는 성당 천장화의 백미로 꼽힌다. 보다 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바닥에 거울을 설치해 놓아 여러 각도로 천장화를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