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타오위안 공항에 입국해서 숙소에 도착하니 시간이 어중간했다. 타이베이 숙소는 올드 도어 앤드 바라는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했다. 12인용 여성 전용 숙소인데도 3만원 정도 해서 중국에 비하면 좀 비싸다는 생각을 했는데 가서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침대마다 원목으로 칸막이가 되어 있어 작은 방같은 느낌인데다 커튼이 잘 쳐져 있어 여러 사람이 같이 사용하는 속소인데도 정말 조용해서 한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게다가 좀 일찍 들어오고 일찍 나가는지라 다른 사람들 얼굴 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마지막 4일은 여성 전용 4인실이 있는 호스텔로 옮겼는데 후회를 좀 했다. 오히려 좁은 느낌이고 불편하게 느껴졌으나 전반적으로 대만의 호스텔은 기대 이상이었다.
체크인을 하고 지하철을 타고 찌엔탄역에서 내려 스린야시장에 갔다. 1909년에 형성된 스린야시장은 2012년 새롭게 단장하면서 더 넓어지고 깔끔해졌다고 한다. 역시 야시장의 원조답게 먹거리의 종류도 다양하고 사람도 많았다.
나는 삶은 감자를 잘 으깨 고로께 모양으로 기름에 튀긴 후 반을 갈라 그 안에 주문한 토핑을 올리고 치즈를 잔뜩 끼얹은 왕즈치스마링슈란 음식을 먹었다. 모든 토핑이 다 들어간 왕즈종허를 먹었는데 80달러(대만)였다. 맛집 답게 줄이 길어 한참을 기다렸는데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맛은 있었으나 워낙 칼로리 폭탄이라 다른 음식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이건 스린야시장의 명물 닭튀김인데 하오 따따지파이라 한다. 1992년 타이중에서 시작한 음식이라는데 스린야시장을 대표하는 유명 노점으로 역시나 줄이 길다. 대형 닭튀김 지파이를 하루에 3천개 이상 판매한다고 하니 놀랍다.
스린야시장 한가운데 도교사원이 자리잡고 있었다. 1786년 세워진 자성궁인데 다른곳에 있던 사찰이 불이 나서 스린으로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마조를 모시는 사찰이라는데 처음에 당연히 불교 사찰인줄 알고 보다보니 이상해서 현지인에게 물으니 마조에 대해 설명을 해주며 더불어 도교에 대해서도 설명해주는데 영어가 짧은 나를 배려해서 알아듣기 쉽게 열정적으로 말해주는 그녀는 신심이 깊어 보였다. 20분 이상 외국인하고 다화를 나누기는 처음인지라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수줍게 웃으며 아무 일도 하고 있지 않다고 답을 한다. 오늘은 이동하는 날이라 저녁시간을 야시장만 볼 계획이어서 오랫만에 여유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녀가 믿고 있는 천상모후 마조상이다. 도교는 살아있는 사람들을 신으로 모시는 종교라고 하고 마조 역시 인간이었다. 여러 설이 있는데 잠자는 동안 바다에 고기를 잡다가 풍랑에 배가 뒤집혀 물에 빠진 오빠들을 꿈속에서 손을 내밀어 구하던 중 잠을 깨워 막내 오빠만 구하지 못했다고 하기도 하고 물에 빠진 아버지를 구하다 힘이 부쳐 같이 물에 빠져 죽었다고도 하는데 여하튼 바다의 여신이고 전쟁의 신이기도 하며 각종 복을 주는 여신이라고 한다. 나중에도 보니 도교사원에는 어김없이 그녀가 있는데 옥황상제 등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아마도 타이완이 섬나라인지라 바다가 그민큼 중요해서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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