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2013.01.07-24)

가롯 깜풍나가 방문

boriburuuu 2016. 3. 7. 00:24

 새벽 4시가 되자 어디에서와 같이 이슬람교도들의 기도소리에 잠이 깼다. 인도네시아에 국교는 없지만 세계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은 나라이다. 전체 인구(약 2억 3천 8백만 명)의 88%인 2억 명이상이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다. 기도시간엔 논에서 열심히 울던 개구리도 잠시 멈추더니 기도가 끝나자 다시 울어대기 시작한다. 아마 개구리도 무슬림처럼 기도를 드리는 것일까.

 

<가롯 숙소인 호텔 주변 풍경 1>

 

<가롯 숙소인 호텔 주변 풍경 2>



 <가롯 숙소인 호텔 주변 풍경 3>




 오늘도 호텔에서 뷔페식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07:40)했다. 버스는 깜풍나가(나가 전통마을)를 가기 위해서 넓은 평야를 달렸지만, 꼬불꼬불한 시골길도 달렸다. 나는 주변을 살펴보며 이색적인 풍경에 사진기를 잡았다. 가는 길에는 계단식 논도 많이 있었다.

 

<깜풍나가로 가는 길의 풍경 1>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 때, 길벗이 마이크를 잡았다.

 < 일행이 방문하는 깜풍나가는 예전에 이곳에 있던 작은 왕조가 멸망하자 그 주민들 일부가 쫓겨 와서 만든 전통마을이지요. 아직 전기를 사용하지 않아 집안에 수도가 없어요. 화장실도 집집마다 없어 마을 앞에 공동화장실을 사용하고요. 공동화장실 아래의 연못에는 잉어를 키워 팔기도 하고 잡아먹기도 해요.

 

 인도네시아는 아직도 일부다처제(一夫多妻制)가 통용되어요. 초대 대통령인 스카르노도 여러 명의 부인과 살았어요. 이곳의 남자는 5살, 여자는 3~5살에 할레를 하지요. 특히 여자는 성기를 불로 지지는 할레를 해서 성욕을 억제해 남편이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해도 질투를 느끼지 않게 해요. 요즘은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어요.>라며 안내를 마쳤다.

 

 주차장에서 버스를 내려(08:30) 20분 이상 걸어야 나가 전통마을에 닿을 수 있었다. 마을은 주차장이 있는 언덕을 계단으로 한참 내려간 다음 강을 끼고 올라가서 언덕에 있었다. 주차장에서부터는 도로가 좁아 걸어서 다녀야만 했다. 나가 전통마을 주민들은 생산한 농산물을 내다 팔 때나, 공산품을 사서 집으로 가져 올 때는 언제나 어깨에 메거나 짊어지고 다니고 있었다.

 

<깜풍나가 주차장 주변 풍경 1>

 

<깜풍나가 주차장 주변 풍경 2>

 








 <깜풍나가 주차장 주변 풍경 3>









 

<깜풍나가로 가는 계단에 짐을 메고 올라가는 주민 모습>

 

<깜풍나가에서 주차장으로 가는 주민 모습>

 





 또한 이곳은 평야지대가 아니라 조그만 계단식 논이 대부분이었다. 우리도 “삿갓배미”라는 말이 있는데, 이곳 역시 삿갓을 놓으면 없어질 것 같은 작은 논배미들이 많았다. 아직도 기계화 되지 않아 모심기, 벼 베기, 타작 등 모든 농사는 손으로 하고 있었다. 한쪽에서 모내기를 하기 위해 논을 고르는 작업을 하는데, 삽과 괭이로만 작업을 하고 있었다.

 

<깜풍나가로 가는 계단 옆 풍경 1>

 

<깜풍나가로 가는 계단 옆 풍경 2>

 











 <깜풍나가로 가는 계단 옆 풍경 3>

 









 <깜풍나가로 가는 계단 옆 풍경 4>

 

<계단을 내려가 강 옆의 논에서 모내기하는 모습 1>

 

<계단을 내려가 강 옆의 논에서 모내기하는 모습 2>


 


 계단이 있는 언덕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니 수십 채의 전통가옥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보는 모습이라 신기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로 들어서자 토종닭이 옆에서 모이를 찾는 가운데 빨래하는 여인을 만났다. 사진을 찍으려 하자 이들은 더욱 열심히 빨래를 하고 그릇을 씻기도 했다. 사진기를 쳐다보지 않고 하는 일만 하는 폼이 많이 단련되어 숙련된 모습이었다.

 

<언덕에서 내려다 본 깜풍나가(전통마을) 풍경>

 

<가까이에서 본 깜풍나가 풍경>

 

<화장실 옆 연못에서 키우는 잉어들>

 

<깜풍나가 풍경 1 : 빨래와 설거지하는 여인>

 

<깜풍나가 풍경 2 : 닭과 함께 설거지하는 여인>

 

 <깜풍나가 풍경 3 : 빨래하는 여인>

 


<깜풍나가 풍경 4 : 빨래 말리는 모습>

 

마을 안에는 주민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이 있었다. 상점 앞뜰은 좀

넓었으며 아이들이 모여 노는 장소이기도 했다.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노인네는 물론 20세도 안된 것 같은 젊은이들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한 곳에는 벼 자루(가마)를 쌓아놓고 둘러메는 젊은이들도 있었는데 이것도 연출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깜풍나가 풍경 5 : 민속품을 파는 가게>

 

<깜풍나가 풍경 6 : 가족>

 

<깜풍나가 풍경 7 : 벼가마를 메는 포즈를 취한 청년>

 

<깜풍나가 풍경 8 : 이곳의 미인들>

 

 이 집들은 보통 400~500년 전에 지은 것으로 아직도 멀쩡했다. 지붕은 제일 아래 대나무를 엮어서 깔았고 그 위에 실과 같은 야자나무 껍질을 입혔는데 천연고무를 접착제로 사용했다고 한다. 지붕은 두꺼웠고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라 경사가 심했으며 검은 빛깔이 났다. 이런 집들이 이곳 기후에 맞아 위생적이고도 튼튼하다고 했다. 집주위에는 아직 살이 붙지 않은 작은 약병아리들이 먹이를 찾고 있었다.

 

<깜풍나가의 집들>

 

<깜풍나가의 지붕들>

 

<깜풍나가의 지붕 제일 밑의 모습>

 

<깜풍나가의 어미닭과 병아리>

 

 

 나와 함께한 일행 몇 명은 민박을 하는 집에 들어갔더니 주인아주머니가 친절하게도 방안을 구경시켜주었다. 사방 2m 정도의 작은 방 세 칸과 부엌으로 구성되었으며 오래된 라디오와 남포등이 있어 60년대의 우리 모습을 보는 듯했다. 밖에는 마침 멋있는 할아버지가 걸어 나오셨다.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쾌히 응하신다. 역시 전통마을이라 경험이 많은 것 같았다.

 

<깜풍나가 민박집 부엌 모습>

 

 마을의 주민들 중에는 젊은이들도 있었지만 대개 나이가 들었다. 그러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를 데리고 다니는 것이 제법 눈에 띄었다. 저 아이는 누가 낳은 것일까. 무척 궁금했다. 그러나 길벗이 간단히 해결해 주었다. 이곳 젊은이들은 결혼을 하면 먹고 살기 위해 밖으로 나가지만 첫아이를 낳으면 어느 정도 키운 다음 반드시 부모님께 보낸다고 했다. 이것은 젊은이들이 시대에 발맞추어 살아가며 전통마을도 지키는 하나의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마을 방문이 끝나자 오늘 일정은 그린 캐넌의 숙소까지 가는 것이었다. 산을 넘고 계곡을 건너는 시골길을 달리다 주유소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여기는 별도의 식당이 없어 주유소 주변 여기저기에 흩어져 끼리끼리 준비한 점심을 먹었다. 나는 빵과 잼을 먹으려 했지만, 일행 중 몇 명이 일부러 밥을 많이 준비했으므로 같이 먹자고 했다. 사무실 건물 응달에 자리를 펴고 4명이 둘러않아 밥을 먹었다. 각자 준비한 밥과 반찬을 꺼내자 우리 평상시의 밥상과 비슷했다.

 

 식사를 끝내고 인원점검을 하니 4명이 없었다. 대부분 주유소 주위에서 식사를 했으나, 여성 4명이 길을 따라 멀리 갔다가 미처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두 2호차에 탑승했었기 때문에 조장 등 몇 사람이 내려 이리저리 찾아 나섰다. 10분쯤 지났을까. 찾아 나선 사람이 람부탄을 가지 채 한 아름안고 돌아온다. 곧이어 남녀가 각각 운전하는 오토바이 한대에 2명씩 뒤에 타고 따라왔다.

 

 그녀들은 출발시간을 잘못 알고 편하게 쉬고 있었다고 했다. 주유소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의 집 앞에 비닐을 깔고 점심을 먹으려고 했다. 그러자 그 집에 사는 할머니가 나와 마루를 청소하고 자리를 깔아주며 여기에서 먹으라고 했단다. 할머니의 마음씨가 고마워 식사가 끝난 다음 5만루피아를 드리자 받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다 마당에 잘 익은 람부탄을 꺾어주어 받은 후 쉬고 있었는데, 자기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허겁지겁 아들 내외의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왔다고 했다. 그녀들은 미안하다며 탑승객 전원에게 람부탄을 돌렸는데도 남을 정도로 많이 가지고 왔었다. 덕분에 맛있는 과일 람부탄을 생각지 않게 잘 먹었다.

 

 드디어 그린 캐넌의 유니비치(Uni Beach)호텔에 닿았다(15:30). 아직 해가 중천에 떠있었다. 체크인 후 일행 몇 명과 해변에 나가 바닷물에 발을 넣었다. 오늘은 파도가 심하여 수영하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먼저 나가 있는데 일행 몇 팀도 바다에 나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만끽한다. 일몰을 보려고 했으나 구름이 끼어 해넘이를 보지 못한 아쉬움을 가슴에 않고 돌아왔다.

 

<그린 캐년의 숙소인 유니비치호텔>

 

<그린 캐년 호텔 앞 해변 풍경 1>

 

<그린 캐년 호텔 앞 해변 풍경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