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2013.01.07-24)

덴빠사르의 전쟁박물관 등 방문

boriburuuu 2016. 3. 7. 00:40

오늘은 발리에서 마지막 아침을 먹는 날이다. 음식은 언제나 푸짐했고 식당도 넓어서 좋았다. “언제 발리에 다시 올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며 천천히 식사를 끝냈다. 방에 올라가 다시 한 번 방의 이곳저곳을 돌아 보고나서 크고 작은 배낭을 메고 프런트로 나왔다. 프런트 의자에 현지 가이드인 양띠가 있어서 오늘 일정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모른다고 했다. 2호차 조장도 모른다고 했다. 발리에서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은 날이 있어 일정이 잘 맞지 않았다.

 

 게다가 버스가 와서 짐을 싣는데 기사와 조수가 모른 체 한다. 일행이 멋대로 가방을 쌓으니 제대로 실어질 리가 없다. 이제는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 기사들도 모든 것이 시들해진 느낌이 들었다. 늦게 타는 사람은 어쩔 수없이 큰 가방을 버스 안에 실어야 했다. 지금까지 뒷좌석에 가방이 실린 적은 없었다.

 

 버스가 출발(09:10)하고 나서 오늘은 저녁 때 공항에 가면 되므로 2시간 정도 걸리는 민속촌으로 간다고 했다. 그 후에 면세점에 들렸다 공항에 갈 예정이란다. 그러나 조금 있다가 기사가 꾸따해변으로 가게 되어있는 당초 계획보다 거리가 멀다며 대당 50만루피아를 더 달라고 해서 바로 면세점으로 갔다.

 

 면세점은 지하도공사로 교통체증의 원인이 되고 있는 꾸따해변 네거리에 있었다. 면세점 바로 옆에는 백화점도 있어 관광객들이 쇼핑하기 안성맞춤이었다. 면세점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주려고 산 목각인형과 동일한 제품을 비교해보니 거의 4배(7$->29$)였다. 그러나 밖은 더운데 비해 면세점 안은 에어컨을 가동해 시원해서 좋았다.

 

<면세점 입구 모습>

 

<면세점 건물 앞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조각상>

 

<면세점 안의 풍경>

 


 

<면세점 안의 벽면 목재 문양>

 

<상냥한 얼굴의 면세점 점원 아가씨>

 

 

 물건을 사지 않으면서 면세점 의자에 그냥 않아 있기 미안해서 40여분 만에 주차장으로 나왔다. 버스는 시동을 끈 채 문을 닿아놓았기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고 나무그늘에 앉았다. 일행 몇 명도 그곳에서 쉬고 있었다. 면세점에서 출발시간이 15시이므로 특별히 할 일도 없이 5시간 동안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이 아깝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햇볕을 피해 그늘을 찾아다니며 쉬다가 준비한 빵으로 점심을 먹고 다시 백화점과 면세점을 구경했다.

 

 드디어 15시가 되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인지 덴빠사르의 전쟁박물관을 보고나서 공항으로 간다고 했다. 어제 일행 중 몇 명이 전쟁박물관을 보았는데 경관이 좋아서 추천했단다. 면세점에서 전쟁박물관까지 30여분 걸려 도착(15:30)했다. 어제 택시기사가 이곳을 지나서 꾸불꾸불하게 한참이나 갔기 때문에 기억이 났다. 어제는 사원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전쟁박물관으로 가는 길에서 본 꾸따 네거리의 조각상>

 

 

 주차장에서 버스를 내리면서 여기에서 18시에 출발한다고 했다. 박물관 정문까지는 10여분 걸어야 했다. 입장권을 구임한 다음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이 건물을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으나 화산석이기 때문인지 검고 오래된 것처럼 보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중간까지 오르는 나선형 계단이 있었다. 곧바로 계단을 타고 올라가니 전망대였다. 이곳은 덴빠사르 시내가 사방으로 잘 관망되었다. 역시 시내는 고층 건물이 없고 나무들로 둘러싸인 가옥들이 아름다웠다.

 

<덴빠사르의 전쟁박물관 뒷모습>

 

<덴빠사르의 전쟁박물관 전경>

 

<전쟁박물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덴빠사르 시내 풍경 1>

 

<전쟁박물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덴빠사르 시내 풍경 2>

 


 <전쟁박물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덴빠사르 시내 풍경 3>

 


<전쟁박물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덴빠사르 시내 풍경 4>


 

<전쟁박물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덴빠사르 시내 풍경 5>

 

  박물관은 사원 같은 모양이었으나 사면이 대칭되는 건물이었고, 건물에서부터 사방으로 100m정도로 넓은 정원이 있었다. 이곳에서 주민들이 모여 공을 차기도 하고 놀이도 하면서 즐겁게 놀고 있었다. 나와 함께 다니는 몇 명은 계단을 내려와 박물관의 미니어처관을 둘러보았다. 처음에는 인도네시아의 원시부족과 생활상을 전시하고, 그들의 매장 모습이 전시되었다. 다음에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네덜란드군 및 일본군과의 전쟁장면을 년대별로 전시하고 있었다.


 

<전쟁박물관 정원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모습>

 

<인도네시아에서 전통적으로 죽은 사람을 구부려 넣은 관의 모습>

 

<인도네시아에서 전통적으로 계단식 밭을 만들은 모습>

 

 

 대부분은 미니어처관만 살펴보고 밖으로 나갔으나 우리는 년대별로 전시된 사진들을 돌아보았다. 오래된 사진을 지금까지 보관했다가 박물관에 전시한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물관을 나와도 전망대와 같이 건물밖에 나가기 전에 원으로 되어 있어서 돌 수 있었다. 우리는 박물관 건물 안과 건물 밖을 한 바퀴 씩 돌면서 건물조각과 주위경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주민들이 공을 차고 놀이를 하는 정원 중앙을 한 바퀴 돌자 거의 약속한 시간이 되었다.

 

<전쟁박물관의 건물 및 조각들 1>

 

<전쟁박물관의 건물 및 조각들 2>

 

 <전쟁박물관의 건물 및 조각들 3>

 

<전쟁박물관의 건물 및 조각들 4>




 <전쟁박물관의 건물 및 조각들 5>

 

<전쟁박물관의 건물 및 조각들 6>





 <전쟁박물관의 건물 및 조각들 7>

 

<전쟁박물관의 건물 및 조각들 8>



 <전쟁박물관의 건물 및 조각들 9>

 

<전쟁박물관 정원에서 야유회를 하는 덴빠사르 시민들>

 

<전쟁박물관 정원에서 공치기를 하는 시민들(게이트 볼과 비슷함)>



 전쟁박물관을 출발해서 발리국제공항에 도착(18:50)했다. 시간이 많이 남았으나 일행은 짐을 붙이는 등 출국수속을 마치고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탑승시간은 24시(0시)였다. 남은 인도네시아 돈은 48천 루피아였다. 공항 안에서 저녁으로 햄버거를 35천 루피아에 사먹고 나머지 13천 루피아는 물을 사려는 일행에게 주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현지 돈을 알뜰히 쓰는 스타일이지만 이번처럼 깨끗이 쓰기는 처음이었다.

 

 “한 박자 천천히”를 가르쳐주는 곳이 인도네시아라고 했던가. 오늘은 하루 종일 기다림에 대해서 배우는 날이었다. 오전에 면세점에서 5시간, 오후에 공항에서 4시간 이상 기다린 것이다. 여행이란 이렇게 기다림을 배우며 여유를 갖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대장은 일행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일정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이 어찌 모두 대장의 책임인가. 여하튼 즐거웠던 인도네시아 여행은 이제 점점 마무리 지으며 꼬리를 감추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