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페 데 리베라는 발렌시아에서 태어났지만, 스무 살이 되기 전 이탈리아로 건너가 로마에서 활동했으며, 이후 합스부르크의 통치하에 있던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에 머물며 작업했다. 그의 이름 ‘호세’는 종종 이탈리아어 식으로 ‘주세페’라고도 표기되며, ‘스파뇰레토(사랑스러운 스페인 사람)’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그의 그림은 한눈에 카라바조가 연상된다. 강렬한 명암 대비로 인한 치밀한 사실주의는 감상자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마력이 있다. 리베라는 카라바조로부터 명암법만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탁월한 현실 감각까지 전수받았다. 카라바조는 위대한 성자나 성녀 들을 저잣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으로 그려 교회 관계자들의 우려 아닌 우려를 낳곤 했다. 이전의 종교화에 등장하는 성인들은 대체로 화려한 의상에 조각같이 군더더기 없는 몸매를 과시하곤 했지만, 카라바조는 고난 속에서 핍박받고 산 이들이 그렇게 우아하고 세련되게 치장하고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사실주의’를 구축했다. 호세 데 리베라 역시 성서 속의 인물들뿐 아니라 신화나 고대 철학자의 모습까지도 평범하다 못해 심지어 다소 비천한 모습으로 묘사하곤 했다.
주세페 드 리베라의 <성 빌립의 순교>다. 1639년. 스페인의 왕 펠리페 4세의 수호성인 필립보를 주인공으로 한 그림이다. 한때 이 그림은 성 바르톨로메오의 순교 모습을 담은 그림으로 추정되었다. 성 바르톨로메오는 인도까지 가서 그곳의 귀신 들린 공주를 치료함으로써 왕가 일족을 기독교로 개종시킨 성자이다. 그러나 그는 곧 왕의 동생에게 붙잡혀 살가죽을 통째로 벗기는 고문을 당했고, 머리를 아래로 하는 십자가형에 처해졌다 한다. 이 때문에 바르톨로메오는 자신의 벗겨진 살가죽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림 속 주인공에게는 그런 지물이 없다. 학자들은 성인 필립보의 이름이 후원자인 펠리페 4세(펠리페는 한국어로 필립보로 표기하는, 라틴어 필리푸스의 스페인식 이름이다)와 이름이 같다는 것, 그리고 결정적으로 필립보가 십자가형에 처해 순교했다는 사실을 들어 그림 주인공이 성 바르톨로메오가 아닌 성 필립보라 주장한다. 순교를 당하는 성인의 하얀 피부와 그에 닿는 빛에 비해 성인의 뒷부분은 칠흑 같은 어둠이 드리워 긴장감이 고조된다. 매달린 성인과 그를 고문하는 이들의 몸, 즉 근육과 뼈의 이음새 하나하나까지 해부학 교과서에 실어도 될 만큼 정확하고 사실적이다
리베라의 <아르키메데스>다. 1630년.
주세페 드 리베라의 <야곱의 꿈>이다. 1639년.
주세페 드 리베라의 <성모의 승천>이다. 17세기 초.
주세페 드 리베라의 <나사로의 부활>이다. 1616년.
주세페 드 리베라의 <티티우스>다. 1632년. 제우스와 엘라라의 아들 티티우스는 독수리가 영원히 간을 삼키는 동안 타르타루스의 바위에 사슬로 묶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거인은 헤라의 격려로 아버지의 연인 중 한 명을 강간하려한 것에 대해 처벌을 받았다. 퓨리스 - 티투스, 익시온, 탄탈루스, 시시푸스의 주제는 현대 유럽의 예술, 특히 궁전 장식에서 꽤 인기를 끌었다. 이 그림들은 군주제의 패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불성실, 자부심, 오만함에 직면하여 통치 왕조의 무자비한 힘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이런 형식의 그림은 리베라의 강하고 강력한 스타일에 잘 맞는 기념비적인 형태로 큰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했다. 실제보다 상당히 큰 것으로 묘사된 티티우스는 얼굴을 위로 하고 누워, 독수리가 옆구리에 있는 상처로 내장을 찢는 동안 끝없는 고통의 외침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풍차처럼 팔다리를 흔들고 있다. 머리는 뒤로 젖혀져, 깊이 주름진 이마와 열린 입이 오만함의 처벌을 다루고 있다. 티티우스의 자세는 1565년 경 줄리오 사누토의 인쇄를 통해 리베라가 알았을 시리즈에서 빠진 두 개의 퓨리 중 하나인 티티안의 탄탈루스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리베라는 대담하게 그 인물의 대각선 방향을 반전시켜 그의 다리가 지옥의 어둠을 향해 뻗어나가는 동안 그의 상체, 머리, 팔은 격렬하게 경쟁으로 돌출한다.
클로드 로랭의 <물에서 구한 모세가 있는 풍경>이다. 163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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