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라오스

루앙프라방의 딱밧 등을 보며

boriburuuu 2016. 3. 7. 01:25

루앙프라방은 라오스의 역사와 전통이 그대로 남아있는 문화도시다.“란쌍 왕국(Lan Xing Kingdom, 1354~1707)”이 건설된 1354년부터 비엔티안으로 천도한 1563년까지 초기 수도였던 곳으로, 라오스의 영혼과 같은 곳이다. 라오스 북부 산악지역에 자리해, 서쪽으로는 메콩 강(남콩)이 흐르고 북동쪽으로는 칸 강(남칸)이 흘러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나지막한 골목사이로 오래된 가옥들이 즐비하고, 골목을 하나 돌면 사원이 반길 정도(32개 사원, 승려 약1,000명)이다. 이 때문에 도시전체가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특히 여기는 승려들의 딱밧(탁발수행)행렬이 볼 가치가 있는 라오스의 문화였다. 고요한 새벽을 깨우는 승려들의 경건한 발걸음은 650여년의 역사와 함께 있었다.

 

 일행은 딱밧에 참여하거나 그것을 보기 위해 승합차 3대를 타고 숙소를 출발(05:00)해 그것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갔다. 라오스는 우기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비가 내렸다. 오늘 새벽도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으나, 딱밧 관계자들은 텐트를 치고 작은 의자를 놓았다.

 

 딱밧에 참여할 일행들은 그곳 상인들이 팔고 있는 찰밥이나 과자 등 공양할 것을 사고, 텐트 밑의 작은 의자에 앉아 승려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가톨릭신자는 참여했으나, 기독교신자들은 거의 참여하지 않고 사진만 찍었다. 일행이 일찍 온 것 같았다. 승려들이 오기 전에 관광객들이 꾸역꾸역 몰려들었다. 이곳은 현지인보다 관광객이 주로 공양하는 장소인 것 같았다.

 

          

<길거리의 텐트 밑 작은 의자에 앉아 딱밧에 참여한 일행들>

 

 관광객들을 인솔해온 가이드들은 승려들이 오면 밥은 나이들은 승려에게, 과자는 동자승에게 주라고 했다. 또한 한 스님에게 많은 양을 주지 말고, 적은 양을 많은 스님에게 나누어 주라고 주의사항을 말했다. 서양인들도 있었으나 일행이 있는 부근에는 한국인이 60%가 넘는 것 같았다.

 

 어둠이 거치며 승려들이 한 손에 우산을, 다른 손엔 발우를 들고 맨발로 걸어왔다. 계속 줄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20~30명이 오고 나서 조금 간격을 두고 다시 한 팀이 들어오는 것으로 보아 사원별로 오는 것 같았다. 승려들이 나타나 딱밧이 시작되자, 사진기를 들고 있는 사람은 모두 멋진 장면을 또는 같이 온 사람을 찍으려고 난리였다. 그러나 승려들은 아무 말 없이 보조를 맞추어 지나갔다.

 

<승려들이 걸어 들어오자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모습>

 

<비가 오자 우산을 쓰고 맨발로 딱밧을 하는 승려들>

 

<딱밧행렬은 끝없이 이어지고 1>

 

<딱밧행렬은 끝없이 이어지고 2>

   공양 받은 것이 자신이 먹을 양을 초과했다고 생각되면, 승려들은 중간에 놓인 대나무광주리에 덜어놓았다. 승려들이 덜어놓은 공양물은 인근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준다고 했다. 이것을 보고 있자니, 라오스 승려들의 생활이 나눔을 실천하는 삶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발우 뚜껑을 열고 남을 음식물을 대나무광주리에 넣으려는 꼬마 스님>

 

 

 일행들의 공양물이 다 없어졌는지 모두 일어서고 빈 의자만 남았다. 뒤에 오는 승려들은 한 사람으로부터의 공양도 받지 못한 채 빈 발우를 들고 지나갔다. 딱밧이 다 끝나자 관계자들이 중간에 놓인 대나무광주리와 작은 의자를 거두고 천막을 접었다.

 



 딱밧이 끝나자 일행은 루앙프라방의 아침시장을 보러 갔다. 아침시장(Morning Market)은 아침 일찍 왓 마이(Wat Mai)옆 골목과 뒷골목에 생기는 재래시장으로, 탁밧을 하는 장소와 가까웠다. 여기서는 좌판을 펼치고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야채 등 각종 음식재료와 향신료, 조미료를 판매하고 있었다. 심지어 황소개구리를 팔기도 했다. 나는 관광객이라 딱히 살 것은 없었지만, 이 지역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루앙프라방의 아침시장 풍경 1>

 

 <루앙프라방의 아침시장 풍경 2>

 

 

 <루앙프라방의 아침시장 풍경 3>

 

 

 <루앙프라방의 아침시장 풍경 3, 황소개구리>


 일행은 승합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아침을 먹었다(07:00). 루앙프라방은 멋진 문화의 도시여서 음식문화도 좋을 줄 알았는데, 숙소가 게스트하우스이기 때문인지 쌀죽, 계란부침, 바나나, 람부탄, 커피가 다여서 너무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오스 음식이 입에 맞아서 그동안 옷이 작아졌는데, 이제 정상으로 돌아올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숙소인 폰팽 게스트하우스에서 내다본 주위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