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자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서 밖을 내다보니 양수기로 물을 퍼 붓는 것 같이 많은 비가 내렸다. 그러나 한 30분쯤 지나자 언제 비가 내렸나는 듯 조용해졌다. 오늘로“빠이야 굳빠이 빠이다”라고 속으로 소리쳤다. 아침을 방에서 먹고 이곳 숙소를 출발(08:30)해,“빠이 캐넌(Pai Kanyon)”에 도착했다.
이곳은 빠이강의 침식으로 생긴 협곡으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 V자 협곡을 따라 걸어가니 붉은 황토색 협곡과 파란 하늘의 조화가 무척 아름다웠다. 일행 대부분은 능선을 따라 위에서 협곡을 보았으나, 몇 명은 능선으로 가다 계곡으로 빠지는 길을 따라 내려갔다.
이곳 양쪽이 모두 협곡으로 계곡에는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아래로 거의 내려가자 다리가 있고, 그것을 건너자 처음 협곡의 능선으로 길이 있었다. 그곳으로 올라와 전망대에 올라가 보았으나 특별한 것이 보이지는 않았다.
<빠이 캐년의 풍경 1>
<빠이 캐년의 풍경 3>
<빠이 캐년의 풍경 5>
<빠이 캐년의 풍경 6>
일행은 빠이 캐넌을 출발(09:20)하여 치앙마이로 향했다. 이 길을 3일 전에 넘은 탓인지 동일한 길이었음에도 그리 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하튼 꼬불꼬불한 길의 산을 넘어 평야지대로 넘어왔다. 평야를 달린지 30분쯤 되었을 때, 일행은 점심을 먹을 치앙마이의“샤브샤브음식점(Shabu Shabu Restaurant)”에 도착(12:10)했다.
<빠이에서 치앙마이로 오는 길에 휴식을 취하며 추억을 남기고>
뷔페식이었는데 비빔밥, 야채, 돼지고기볶음, 닭다리튀김 등 모두 한국음식이었다. 게다가 후식으로 4가지의 아이스크림이 있었다. 일행은 모처럼 나온 한식을 많이 가지고 와 혹시 과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오늘 점심은 태국여행사에서 사는 것이어서, 개인적으로 소주와 맥주를 사먹는 사람도 있었다.
<일행이 점심을 먹은 치앙마이의 샤브샤브음식점 모습>
내일은 태국을 떠나야하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은 오늘 구입해야 한다. 그래서 점심을 먹고 나자, 음식점 바로 옆에 있는 “라텍스 치앙마이 지점”을 구경하고 물건을 구입하기도 했다. 이어서 차를 타고 찾아간 곳은 “마크로 마트”였다.
상당히 큰 마트로 계피가루(시몬나), 강황가루, 검은깨(흑임자), 땅콩, 율무 등의 물건들은 일행이 훑고 지나가자 텅텅 빈자리가 되어 버렸다. 먼저 온 사람들이 쓸어 가면 뒤에 온 사람들은 빈손으로 나와야 했다. 어쩌다 일행 중에서 나누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천만다행이었다. 우리나라에 중국인들이 지나간 자리는 그들이 좋아하는 물건이 거의 비어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에 나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행은 꿀과 말린 열대과일 등을 사기 위해 또 다른 마트를 찾았다. 태국 돈이 떨어진 사람은 대장에게 부탁해 환전하기도 했다. 여기서도 필요한 물건을 구입했다. 사고 싶은 물건을 모두 구입하자, 일행은 오늘 치앙마이의 숙소인치앙마이 그랜드 뷰 호텔(Chiangmai Grand View Hotel)에 도착(16:00)했다.
내일 오후에는 치앙마이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방콕에 가므로, 화물로 붙이는 짐을 15Kg이하로 하라고 했다. 나는 인천에서 방콕으로 올 때 15Kg정도였으므로, 그간의 줄어든 짐과 늘어난 짐을 비교해 보니 거의 맞을 것 같았다. 짐을 정리하고 나서 시가지를 구경하고 저녁도 먹기 위해 숙소를 나왔다(18:00). 남자들을 제외한 여자들은 거의 저녁식사를 겸한 “칸똑 쇼”를 보러 갔다.
여기는 생전처음이라 어디가 어딘지 분간할 수 없어, 로비에서 안내양에게 지도를 부탁하고 호텔 위치를 표시했다. 주위에 레스토랑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더니, 호텔 왼쪽으로 쭉 올라가면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 맞은편에 “마야”라는 큰 쇼핑센터 안에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호텔을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갔으나, 아무리 걸어가도 음식점이나 가게는 보이지 않았다. 할 수없이 되돌아와 안내양이 가르쳐 준대로 호텔 왼쪽으로 가니 얼마가지 않아서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이 있었다. 지금은 퇴근시간과 맞물린 러시아워인지 교통순경이 나와서 교통 흐름을 도와주었다. 건널목 맞은편에 있는 마야의 전광판에는 한글로 한국의 음식점이 소개되고 있어 흐뭇했다.
건널목을 건너가자 이곳은 치앙마이의 중심가라는 기분이 들었다. 조금 더 걸어가니 서울의 압구정동과 청담동에 비견되는 곳이었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리 복잡하지는 않았다. 나는 마야에 있는 음식점 코너에 가서 쇠고기 밥과 맥주 1병을 시켜, 가지고 간 소주와 섞어서 맛있게 먹었다. 단품요리라 양이 많지 않아 쌀 한 톨 남기지 않고 모두 먹었다.
저녁을 먹고 나니 마야 가게에는 더 많은 손님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거리 구경을 하며 호텔로 돌아왔다. 로비에는 일행 중 술을 좋아하는 5명이 4일 전에 갔던 삼겹살과 소주가 그리워 썽태우를 불렀다며 같이 가자고 했다. 나는 금방 저녁을 먹었기 때문에 다녀오라고 했다.
로비 카페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음에도 이곳의 무명가수가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마 이 시간에 노래하기로 계약이 된 것 같았다. 노래가 끝나자 멀기는 하지만 로비 의자에 앉아 손 벽을 쳤더니 웃으며 기분 좋게 다음 곡을 불렀다. 로비에 잠시 앉아 있는데, 소나기가 힘차게 쏟아졌다. 나는 비가 오는 것을 보고 방으로 들어와 일정을 정리하고 쉬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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