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운남성

14일차 9월 15일 수허고진, 바이사고진

boriburuuu 2016. 10. 3. 23:43


아침 일찍 나가다 빨래터도 지나치고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가로질러 버스를 타러 갔다. 집주인이 지도와 함께 11번 버스를 타라고 알려 주었는데도 길을 물으니 타는 방향도 번호도 제각각이어서 한참 헤멨다. 결국 11번 버스를 타고 가다 로터리를 도니 옥룡설산 매표소가 2킬로라는 표시가 보인다. 내일 가야하는 곳이라 신경쓰다가 수허고진을 지나쳐서 결국 한참을 걸어가야했다. 내일 옥룡설산은 하루 투어를 하기로 했다. 1인당 53원이란 거금은 들지만 점심까지 포함된 일정이라니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아도 될 듯하다.






수허고진은 나시족의 일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마을로 리장에서 북쪽으로 6킬로 떨어졌고 위룽세산이 북풍을 막아주는 칭룽허 계곡에 위치하고 있다. 수허는 높은 산봉우리의 아래 마을이란 뜻이다.  차마고도의 흔적, 마방 상인들이 말을 묶어 놓았던 기둥, 마방이 지났던 다리, 긴 세월 동안 자연스레 다듬어진 돌길, 전통가옥들이 있다. 쓰팡제를 중심으로 대규모 시장이 열렸었고 아침과 저녁에 좋다고 한다. 정룡교를 지나 북쪽으로 구정용담까지 15분 정도거리는데 그 정용담은 칭룰허의 수원지로 위룽세산의 빙하가 녹아 연못이 되었다고 한다.  연못에 드리운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압권이고 뒤편 오솔길에 오르면 전망대역할을 한다. 세 개의 눈이란 이름처럼 세 개의 우물이 계단처럼 연결되어 있는 삼안정을 구경했는데 맨위는 마시는 물, 다음은 야채를 씻는 물, 마지막은 빨래하는 물로 지금도 규칙을 지킨다고 한다.

<국수가닥을 뽑고 있는 아가씨>



<수허고진 입구>






















박물관 같은 곳이 있어 들어갓는데 나중에 보니 패키지 손님들에게 일부 전시물을 보여주고 한약이나 상품을 사도록 권유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차마고도의 유물이나 건강과 관련된 여러 자료 등이 있어 볼만했다.














<호박 속의 전갈>












<쓰팡제>

















여행기에서 읽은 바로는 다리나 리장고성이 지나치게 상업화 되어 있는 반면 수허고성은 조용하고 전통이 많이 남아 있어 정격다고 했는데 우리가 돌아본 소감은 리장보다도 상업화된 모습이어서 놀라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했다.  옥수수도 사먹고 여기에서 유명하다는 야크 젖으로 만든 요쿠르트를 사 먹었는데 우리나라 요플레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우리는 바이사고진으로 넘어가는 6번 버스 타는 곳을 찾다가 석련사라는 한 절을 발견하고 올라갔다. 한참 계단을 올라가니 동굴에 절을 지은 것이어서 부처님이 계신 곳은 동굴안이었다. 젊은 아낙이 오체투지를 하며 끊임없이 절을 하고 있어 아이는 그 옆에서 심심한 듯 놀고 있다. 한쪽 벽에 젊은 여자가 명상을 하듯 앉아서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 절은 또한 전망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역시 돌아다니다가 우린 진짜 차마고도 박물관을 발견했다. 지금도 여긴 교통이 불편하고 산골인데 그 시절에는 어땠을지 조금은 짐작이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바이사고진으로 가는 6번 버스를 타는데 성공했다.

바이사고진은 리장고성이 번성하기 전 나시족의 정치 문화 종교의 중심지로 고풍스러운 전통가옥과 전통복장을 볼 수 있다. 개구리를 숭상해 토템신앙을 복장에 담아 뒷모습이 개구리처럼 보인다. 검은색 조끼의 허리와 어깨 중간쯤에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7개의 동그라미가 포인트로 이 복장을 칠성양피라 부른단다.  고기잡기, 춤추기, 옷감 짜기 등의 일상생활과 종교적 내용을 담은 50여점의 벽화가 볼거리(30원)라고 해서 들어가 보았는데 벽화를 사진으로 찍어 전시한 것이라 조금은 실망을 했다. 드러나 한 청년이 진지하게 감상하는 것을 보니 대견하기도 했다. 밖으로 나와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오나보다. 상인들이 한국말로 말을 건다. 살만한 물건은 없고 값이 비싸서 아이쇼핑으로 만족했다.

<전통복장의 할머니>






<동파문자 벽화>





















<뒷쪽 절에 있는 벽화-원본은 절대 사진 금지>




















<역시 닫혀 있는 목부>

재란언니와 나는 모레 호도협에 가기 위해 짐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러 나섰다. 블로그에서 마마나시게스트하우스에서 표를 끊으면 티나게스트하우스로 보내준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서 찾아 나선 것이다. 역시 쉽게 찾아지지않고 가는 길에 개신교 교회를 만났다. 반가워서 사진을 찍고 드디어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는데 주인이 누군가를 부른다. 우리나라 학생들이었다. 정말 반가웠다. 이번 여행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못해 아쉬웠는데... 항주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남학생 둘이었는데 자신들도 잘목 찾아서 온 짐이라며 우리가 찾는 그 집이 아니란다. 샹그릴라에서 야간버스로 이동하려고하는 우리에게 권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전격적으로 비행기로 바꾸게 되고 자연히 일정도 바꾸게 되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봐도 신의 한 수였다. 8시반에 우리 숙소로 오라고 해서 맥주와 과일을 먹고 커피믹스와 멸치볶음 등을 선물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