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길을 가봤으니 오늘은 자신만만하게 길을 나섰다. 스쿠프스산을 찾아 나가면 되는 거란 말을 철썩같이 믿고 나갔더니 아니었다. 돌다보니 다시 시내로 들어가게 되었고 잘 아는 올드시티의 자파게이트부터 찾아 다시 차근차근 길을 찾으려니 비는 쏟아지고 길은 막히기를 거듭해 역시 두시간 정도나 헤멨다. 언니를 재촉해 일곱시에 집에서 나오기를 얼마나 잘했는지. 다시 길을 찾아 어제 갔던 성 조지 수도원에 갔다. 1시에 문을 닫아 어제는 내부를 보지 못했었다. 안은 소박했고 교회는 공개하고 있었으나 절벽에 수많은 기도처들이 있었는데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하긴 기도처이니 방해하지 않아야지.
<수도원 입구>
<절벽의 아슬아슬한 기도처들>
<입구의 관들>
<손님 접대용 차와 음료수>
<등을 밝히기 위해 올리브유를 따르는 수도사님>
<종탑>
<기도처로 올라가는 식량 바구니>
<광야의 목동과 양떼들>
육지에서 체험하는 바다 속이다. 수도원을 나와 여리고를 향해 가면 도로 오른쪽에 sea level 즉 해수면과 도로의 지표면이 같은 위치라는 글이 적혀 있고 계속 가다 보면 -50, -100, -200이란 글자도 새겨져 있다. 그래서 이 지역은 겨울에도 춥질 않았고 사해에서는 해수욕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해수면과 같다는 글이 적힌 바위>
<안 쪽의 바다 괴물의 조형물>
90번 도로로 접어들어 30킬로 쯤 가니 쿰란동굴이 나타났다. 이곳은 유대교의 한 종파인 에세네파들이 모여살던 곳이다. 기원전 1세기경 디도장군이 예루살렘을 점령했을 때 자신의 신변에 위협을 느낀 에세네파들은 사용하던 성경사본을 항아리에 담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절벽의 동굴 속에 숨겨 놓고 자신들은 모두 로마 군인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이 성경사본은 2천년동안 건조한 날씨 덕에 보존되어 이스라엘 박물관의 책의 전당에 전시되고 있다. 입구에서 영어로 동영상을 상영하고 있어 잠깐 본 후 입장했다. 여기에서 티켓을 2주권 풀 티켓을 끊었는데(150세켈) 6군데 입장하는 정도를 끊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110세켈)
<입구에서 상영되는 동영상>
오르막 본능이 강한 우리는 앞에 보이는 산 위로 돌진했다. 위의 동굴은 그냥 동굴일 뿐이었고 위에서 보니 아랫쪽에 쿰란 유적지가 보였다. 4대 복음이 발견된 동굴과 그 당시 사람들이 살던 주거지 유적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멀리 보이는 사해>
<쿰란 뒤의 산>
산 아래쪽의 마을 유적지다. 목욕탕 등 유적이 알기 쉽게 설명이 되어 있었다.
<4대복음이 발견된 동굴>
쿰란을 나와서 90번 도로를 타고 32킬로 가니 오른쪽으로 엔게디 국립공원의 입구가 나왔다. 우선 울창한 야자나무가 우릴 반긴다. 여기는 예전에 온천과 폭포가 있어 비옥한 땅이었었고 지금도 아열대 식물이 많다. 다윗이 사울을 피해 동굴로 숨어 든 곳이어서 다윗왕의 계곡이라고도 하며 유다왕 여호사밧 때 모압, 암몬, 에돔왕들이 여기에 모여 유다왕을 치려다 패배한 곳이기도 하단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물이 있으면 무조건 국립공원이 되고 많은 사람들이 찾나보다. 하긴 날씨는 덥고 사막이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겠지. 엔게디는 폭포가 여러개 있었는데 가장 위쪽에 있는 다윗왕의 폭포는 상당히 긴 폭포였다. 우기라 그렇지 여름에는 물이 마르지 않을가 염려가 되었다. 우리는 족탕을 하기도하고 한바퀴 빙 돌면서 운동도 좀 했다.
<멧돼지 바위와 함께>
<데이비드 폴-다윗왕의 폭포>
다시 90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18킬로 가니 마사다가 나타났다.
마사다는 70년 디도장군이 예루살렘을 점령했을 때 엘리에젤 벤 야일이란 사람을 중심으로 960명이 마사다로 피신했다. 마사다는 높이 410m, 산봉우리 길이 600m 너비 320m의 평지로 된 난공불락 요새의 지형이었다. 기원전 40년 헤롯이 5,4m의 성벽과 38개의 탑을 만들었고 물 저장 탱크와 음식과 병기고, 거처 등을 만들었지만 자신은 사용하지 못했고 엘리에젤 벤 야일을 비롯한 960명이 차지한 것이다. 로마의 실바장군이 진압하기 위해 아래서부터 흙을 쌓아 경사로를 만들었고 격렬히 저항했지만 벤 야일이 마지막 연설을 하고 항아리를 조각을 내어 열명을 선정해 950명의 자살을 돕고 마지막 한명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뱀처럼 구불구불한 길을 오르면 30분 만에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해서 산을 오르려고 했는데 케이블카를 타는 곳에서는 1시간 반이 걸린다면서 오늘은 걸어 올라갈 수 없다고 한다. 시간이 2시 반이 넘어 4시에 문을 닫는걸 생각하면 고민이 되는 상황이었다. 언니는 케이블카를 고집했지만 시험산도 케이블카를 이용한 나는 이 마사다만큼은 걸어 올라가고 싶었기 때문에 아침부터 서두르기도 했고 언니를 채근하기도 했던만큼 케이블카로 오르는 것은 썩 마음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여하튼 금새 마사다에 올랐다. 정상에는 돌 폭탄과 음식 저장 창고, 헤롯의 거실 등을 볼 수 있고 보수된 부분에는 검은색 칠이 되어 있었다. 정상에 식수대가 마련되어 있다. 동쪽에 요르단 계곡이, 아래는 사해가 펼쳐져 있어 아름다웠지만 시간이 흘러 어쩔 수 없지만 이스라엘에 오고나서부터 계속 보아왔던 돌무더기에 약간은 지친 느낌이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야 애국심으로 바라 보겠지만 상상력을 계속 발휘해야하는 것은 좀 힘든일임에 틀림없다.
<마사다 케이블카 입구와 내부 갤러리>
<마사다에서 본 사해의 모습>
<마사다 성벽 터>
<발견된 것과 보수된 것을 구분하는 검은 선>
<바닥의 모자이크>
<로마 군인들의 병영 터>
<헤롯의 북쪽 궁전>
<목욕탕 터>
<비둘기 집-식량으로 사육했다고 한다>
<돌 폭탄>
<바닥 모자이크>
<케이블카>
위에서 내려다 보니 붉은색을 띠고 있는 마사다와는 달리 흰색의 바위들이 낮게 펼쳐져 있어 매우 아름다웠다. 내려가보니 이 곳도 컬츄럴 홀이라는 국립공원이었다. 손만 대면 부수러질 것 같은 하얀색 바위들이 우리나라의 고령토 같았다. 아마도 이걸로 도자기를 구워내나보다.
이제 사해를 보며 숙소를 찾아 가는데 바다가 정말 환상적이다. 색이 폴리드비체의 물빛 같다. 폴리드비체는 하얀 석회석 가루가 사해에는 하얀 소금이 깔려 있어 그런가보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나가보니 벌써 어둠이 깔려 바다를 볼 수 없어서 쇼핑가만 둘러보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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