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일본 오사카.나라.고베.교토

2017.03.23 둘째날 역사박물관, 오사카성, 덴포찬 대관람차,산타마리아호, 사천왕사,우메다공중정원

boriburuuu 2017. 4. 3. 15:22

오늘은  처음으로 9시에 문을 여는 역사박물관에 갔다.

오사카 역사박물관은 지상의 유적을 지하에 보존한 13층 짜리 고층 빌딩이란 기발한 건축 공법으로 화제가 된 박물관으로 5세기 고분부터 근대까지 1500년에 걸친 유물과 복원된 모형이 전시되어 있고 고층 창 밖으로 고대 일본의 궁궐 유적인 나니와미야 궁터의 실경을 내려다보며 과거와 현대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게 배치되어 있다. 10층부터 7층까지 실물 모형을 관람하고 창밖의 오사카성과 나니와미야를 감상했다. 7층의 ‘대 오사카 시대전’에는 전시된 미니어쳐 모형, 도톤보리 시장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정교한 전시물이 놀랍다. 6층은 특별 전시실이고 지하 1층에는 건물터인 나니와 궁 창고 발굴 당시의 현장을 보존하며 유리벽을 통해 볼 수 있다는데 일본어로 가이드투어로만 지정된 시간에 볼 수 있다고 해서 지하는 사진으로 대체했다.


















다음 밖으로 나와서 오사카성을 향했다.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성이 있었다.

오사카성은 일본에서도 고성古城 3대 베스트로 꼽히는 성으로 메이지 시대 수도 이전까지는 오사카 지역이 정치문화의 중심지였던 것을 감안하면 오사카성이 가지는 의의는 그 자체로 크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설립한 오사카성은 3년에 걸쳐 지어진 대규모 성으로 1583년부터 공사를 시작하였다. 외부 5층, 내부 9층 천수각으로 이루어진 성으로 난공불락으로 여겨졌으나 오사카 나쓰노 지진으로 인해 소실되고, 재건 후에 다시 한 번 화재로 소실하여 1931년 다시 재건한 모습이 현재의 오사카 성이다. 높은 누각과 성을 둘러싼 해자, 주변의 공원들로 오사카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특히 벚꽃놀이 철에 그 절정을 이루고 있다는데 안타깝게도 꽃이 필 생각을 안하네.

먼저 소톤보리다. 바깥쪽에 위치한 해자로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든 인공 호수로 깊이 6m, 폭은 75m다. 둘레를 에워싼 급경사의 벽은 24-31m 높이까지 가파르게 쌓아 올려 견고하다. 덕분에 성은 난공불락의 요새로 통했다. 곡선으로 올려진 성과 나무와 물이 어우러져 아름답다.




<너무나도 잘 가꿔진 소나무들>


오테몬은 1620년 처음 세워진 오사카성의 정문으로 높이 6m다. 1783년 벼락으로 불타 버려 1848, 1967년 복원했다. 이런 스타일의 문을 코라이몬(고려문)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의 건축양식이 도입됐기 때문이란다. 문을 지나자 오테쿠지마스가타의 거석을 비롯해 수많은 거석들이 나타난다. 오테쿠지마스가타의 거석은 오테몬 안쪽 성벽을 지탱하고 있는 거대한 암석들 중 가운데 있는 거석으로 드러난 부분만 48m에 무게가 108톤이다. 성에서 네 번째 큰 돌로 옆에 다섯 번째 돌인 85톤의 돌이 있다. 이 거석들은 1620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오사카성을 재건하기 위해 서쪽으로 200킬로 떨어진 세토나이카이에서 실어온 것이다.




사쿠라몬은  텐슈카쿠로 들어가는 문으로 1626년 세웠다. 1868년 화재로 소실되어 1887년 복원되었으나 19세기 후반 다시 소실되어 1969년 재건되었다. 문 앞의 해자는 처음부터 물이 없었는데 수수께끼다. 문 안쪽의 마스가타란 공터는 유사시 군사를 집결시키는 광장인데 이 앞에도 거석이 박힌 성벽이 있다. 여기 있는 거석은 ‘문어바위’란 뜻의 타코이시라 부른다. 거석 왼쪽에 문어 모양의 흐릿한 얼룩이 있다. 제일 크고 면적 60m에 130톤의 무게를 자랑한다. 바로 오른쪽에 120톤의 세 번째 거석도 있다.

문 앞에는 두 개의 돌이 놓여 있는데 진넨세키라 한다.  텐슈카쿠 정문 왼쪽에 놓인 두 개의 커다란 돌로 성 공사를 위해 60킬로 떨어진 쇼도시마에서 채굴 되었지만 400년간 채석장에 방치되어 있어 ‘아쉬움을 가진 돌’이란 뜻의 진넨스키가 되었단다. 1908년 그 한을 풀고자 쇼도시마의 청년들이 옛 방식대로 돌을 옮겨다 이곳에 세워 놓았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사진은 생략.




성 앞에 있는 타임캡슐이다. 텐슈카쿠 정면의 정원에 1970년 오사카 엑스포를 기념해 제작한 타임캡슐이 묻혀 있는데 2098점의 물건이 들어 있는 타임캡슐 2개를 지하 15m에 매설했고 하나는 2000년 3월 15일에 개봉했고 나머지는 5,000년 뒤인 6970년에 개봉할 예정이란다.




<성 앞의 대포>


드디어 천수각에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또 계단으로 올라 꼭대기에 오르니 전망대다. 주변의 오사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텐슈카쿠(천수각)는 5층 8단의 철근 건물로 높이는 46m다. 17세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바쿠후 정부를 에도(도쿄)에 세우면서 히데요시를 상징하는 오사카성을 철저히 파괴했고 천재지변으로 파괴 되었으나 병풍에 그려진 성의 모습을 참고하여 복원했고 1997년에 내외부를 새롭게 단장했다. 지붕을 장식하는 거대한 사치는 물론 처마와 기와 장식까지 황금빛으로 복원해서 히데요시 거성의 품격을 한층 드높였다. 5단까지 엘리베이터로 올라가고 위는 계단을 올라야한다. 2-7단은 히데요시 가문 및 오사카의 미술품, 문서등을 전시하는 역사박물관이고 특히 6층에는 후쿠오카 번주인 구로다 나가사마가 제작하게한 오사카 전투 모습을 담은 병풍이 전시되어 있다. 박력 넘치는 무사들과 도망치는 사람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볼 수 있다. 7층은 히데요시의 일생을 소개하는 곳이다. 맨 위층은 전망대로서 성 안과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황금의 다실이 볼만하다.


<성에서 내려다본 역사박물관>

<황금빛 사치>

<7층의 히데요시의 생애와 임종>


<전투장면을 그린 병풍>


<옛 오사카 성을 그린 병풍>

<개화기의 일본 모습을 그린 병풍>





밖으로 나와 토요쿠니 신사에 가 보았다. 토요토미와 그의 아들 히데요리, 그의 동생 히데나가를 신으로 모시는 신사로 1879년 나카노시마에 세워진 것을 1961년 여기로 옮겨왔다. 내부에 그들의 신위를 모시는 사당과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동상이 있다.

<히데요시의 동상>



<사당 외관>

<사당 내부>


성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지하철로 덴포찬으로 향했다. 역마다 지명이 한글로 적혀 있어 자유여행을 하기에 정말 좋았다.

덴포찬은 아지가와강 하구의 삼각주를 개발하여 만든 쇼핑 위락단지인데 여기서 좀 헤멨다. 반대 방향으로 가다가 학생들에게 길을 물어 넘어진 김에 쉬어 가자고 점심을 먹었다. 생각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았다.

<지하철 연결통로의 장식>

<점심>

<대 관람차>

<레고로 만든 기린>


<광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남자>

<전면의 아쿠아리움>

먼저 산타마리아호를 타러 갔다.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 타고 갔던 옛 범선 모양의 배로 1층은 콜롬버스 관련 자료 전시실이고 2층은 레스토랑, 3층은 전망대이다(유료) 45분간 텐포찬과 항만 지역을 돌아볼 수 있다. 항구는 소박했으나 긴 다리들로 연결되어 있는 덴포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산타마리아호>







배에서 내려 옆에 있는 대관람차를 타러 갔다. 높이 112.5m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형 관람차이며 바닥면이 투명한 시스루 곤돌라(4대)는 스릴 만점이다. 한바퀴 도는데 15분 정도 걸리며 오사카 시내는 물론 고베와 간사이 공항까지 보일만큼 전망이 훌륭하다. 역시 날씨를 예보하는 색색의 조명을 쓰는데 맑으면 붉은 색, 흐리면 녹색, 비가 오면 푸른색으로 빛난다. 우리는 낮에 탔기 때문에 야경은 못봤지만 천천히 한바퀴를 도는지라 고소공포증이 있는 언니도 탈만했다.

지하철을 타고 텐노지로 이동해 사천왕사를 가기로 했는데 역시 찾느라 조금 헤멨다. 역에서 직진햇으면 됐을텐데 텐노지 공원을 생각하고 가다보니 돌아가게 되었다. 중심 가람은 문을 닫아 볼 수 없었고 동편의 본방정원만 보았는데 시텐노지 경내 동쪽에 위치한 전통 일본식 정원으로 17세기 만들어졌으나 소실되어 19세기 밀에 복원되었다. 불교의 철학과 사상을 녹여 만든 정원에는 물의 강, 불의 강, 녹주석(인도의 7대 보물 중 하나) 연못, 극락연못, 돌과 모래로 만든 보타락(관음이 사는 팔각형의 산)정원 등이 오밀조밀 배치되어 있었다.

<가는 길에 만난 총국사>

<뒷편의 묘지>

<사찰 내부>

<텐노지 공원의 동상>

<사천왕사 입구>

<오층탑-사진조차 못찍게 할 정도로 시간 엄수>




<석무대>












<돌아오는 길에 만난 공원>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기 위해 우메다 공중정원으로 갔다. 텐노지와 신세계 주변은 우리나라 80년대 생각이 났었는데 여기는 분위기가 다르다 빌딩과 쇼핑가가 즐비하고 유동 인구도 많았다. 두 건물이 하나로 연결이 되어 있어 스카이 빌딩이란 이름이 붙여진 우메다 스카이 빌딩의 맨 꼭대기에 위치한 공중 정원전망대는 오사카의 넘버원 랜드마크로 꼽을 수 있다. 오사카 전경과 멀리 바닷가까지 보이는 높이 170m의 공중 정원은 정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꾸며져 있는 것은 별로 없고 360도 전망이 가능한 전망대일 뿐이다. 다각도로 볼수 있는 오사카의 다양한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으며, 오사카 주유 패스가 있다면 입장료까지 무료(칸사이 스루 패스는 10% 할인)다. 우메다 스카이 빌딩 3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35층으로 이동한 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9층의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면 된다. 한 층 위인 40층에서는 실내에서 시내 전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옥상 층으로 이동하면 실외의 공중 정원 전망대를 이용할 수 있다. 실내보다는 탁 트인 실외가 더 여유 있고 전망도 좋은 편이나 가림막이 있어 사진으로는 비추. 시선을 가로막는 칸막이나 천장이 없어 360도로 탁 트인 발군의 경치를 자랑한다. 밤이면 바닥을 장식한 수만개의 LED전구가 반짝이며 은하수처럼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한다. 150m 공중에 아슬아슬하게 우메다스카이 빌딩과 공중정원 전망대를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의 짜릿한 스릴도 놓치기 힘든 매력이다.

 






36,000보나 걸은 날이었는데 깜빡 잊고 목욕 준비를 하지 않아 나니와노유 온천에 가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