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오늘은 조금 서둘렀다. 버스를타고 기사에게 1일권을 샀다. 이건 정말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1회 230원의 부담스러운 버스비를 횟수에 관계없이 하루 500엔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서 교토 여기저기를 잘 찾아 다닐 수 있게 해 주었다.
<잘 정비된 하천의 모습>
<집 앞을 장식한 꽃 화분>
<고토고쇼 입구>
교토고쇼(京都御所)는 1331년 수도가 토쿄로 옮겨가기 전까지 일본의 왕궁이었다. 교토고쇼 안으로 들어가면 즉위 의식이나 연회 등 엄중한 의식을 하던 시센덴과 헤이안 시대에 천황이 일상생활을 하던 세이료덴, 기요덴, 오쓰네고덴 등 왕궁의 건물들을 볼 수 있다. 사전에 신청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는데 그냥 공개하고 있었다. 교토고쇼는 수차례의 화재와 재건을 거치면서, 그리고 바쿠후시대를 거쳐 왕권이 축소되면서 헤이안쿄시대의 왕궁보다 규모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쿄토교엔은 왕궁을 둘러싸고 있는 공원인데, 동서 700m, 남북 1,300m로 상당히 넓다. 도쿠가와가 1630년 퇴위한 천황 고미즈노오를 위해 만든 산책 정원으로 교토고쇼 외에 센토고쇼(퇴위 천황궁), 오미야고쇼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황족과 귀족의 저택 유적이 남아 있다. 갖가지 수목과 연못 등이 있어 시민의 공원으로 사랑 받는다. 왕궁이 토쿄로 옮긴 후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쿄토교엔 안에 쿄토고쇼와 센토고쇼가 있다. 고쇼는 왕궁이란 뜻이고, 교엔은 왕실 공원(정원)이란 뜻이다.
오쿠로마요세다. 정전에 들어오도록 허락받은 자가 정식으로 입궐할 때의 현관이다.
쇼다이부노마다. 입궐한 자가 대기하는 곳으로 신분의 높고 낮음에 따라 각기 다른 방에서 대기했다고 한다. 방마다 맹장지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격이 높은 순서대로 '도라노마', '쓰루노마', '사쿠라노마'라 부른단다.
신미쿠루마요세다. 1915년 다이쇼 천황의 즉위식 때 세워진 곳으로 다이쇼 시대 이후에는 천황과 황후를 위한 현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다.
시신덴이다. 즉위식과 같은 중요한 의식이 거행되는 가장 격식 높은 정전으로 다이쇼 천황과 쇼와 천황의 즉위식이 거행된 곳이다. 노송나무 껍질로 엮은 팔작 지붕의 고상식 궁전 건축물로 남쪽을 향해 세워져 있다.(개인적으로 일본의 건물에서 이 지붕이 가장 마음에 든다.) 중앙에는 천황의 옥좌 '다카미쿠라'가 동쪽에는 황후의 옥좌 '미초다이'가 놓여 있는데 다이쇼천황의 즉위식때 만들어진 것으로 현 천황의 즉위식 때 도쿄의 황궁으로 옮겨져 사용되었단다. 앞쪽에는 흰 모래가 깔린 단테이 정원이 평쳐져 있으며 동쪽에 '사콘 벛나무', 서쪽에 '우콘 나무'(감귤나무)가 심어져 있다.
세이료덴이다. 헤이안 시대 천황이 거주하던 저택으로 노송나무 껍질로 엮은 팔작 지붕의 침전 건축양식인데 현 건물은 옛 규격으로 다시 세워진 것이다. 주로 의식 때 사용된다. 원래 일상생활을 하던 저택이었기 때문에 내부는 맹장지 등에 의해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어져 있고 중앙에 휴식을 취하던 마초다이가 있고 동쪽의 다다미는 '히노오마시'라 한다.
고고쇼다. 각종 의식이 거행되며 무인들과 대면하는 장소로도 이용되었다. 침전 겅축양식과 서원 겅축양식이 혼합된 건축물로 왕정복고의 칙명이 내려졌던 1967년 12월 9일 밤에 '고고쇼회의'가 열렸던 곳이나 1954년 소실되어 1958년 복원되었다.
연못을 중심으로 한 회유식 정원인 오이케니와 정원이다. 전면에는 거닐 수 있는 물가가 정비되어 있고 배를 대는 곳까지 징검다리가 놓여 있다. 오른쪽에 게야케바시 다리가 놓여 있고 건너편 물가에는 수목을 배치하여 다채로운 경치를 즐길수 있게 해 놓았다.
버스를 타고 헤이안 신궁으로 향했다. 신궁으로 가는 길에 예쁜 풍경들이 많아 보면서 길을 찾다 보니 미술관과 정원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미술관>
<신궁 입구>
<미술관 정면>
<미술관 내부>
길을 건너니 드디어 신궁에 도착했다. 헤이안신궁은 바닥에 깔린 흰 모래와 성명한 주홍빛의 건물이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신사로 1985년 교토 천도 1,100년을 기념하여 세운 신사로 간무 일왕을 신으로 모시는데 그의 모계는 백제계로 2001년 아키히토 일왕이 ‘간무 일왕은 백제 무령왕의 후손’이라고 밝혔다. 구조는 헤이안 시대의 형태를 따르고 있으며 규모만 60% 축소시켰다. 가운데 넓은 공터는 집무를 보던 12개 건물 터를 재현한 것으로 국가의 중대사가 논의 되었다고 한다. 안쪽에는 높이 16,7m, 폭33,3m의 다이고쿠텐이 있다.
신궁을 나와 은각사로 향했다. 가는길에 볼거리가 많았고 사람도 넘쳐났다. 긴카쿠지(은각사)는 히가시야마 문화를 대표하는 사찰로 1482년 무로마치 시대의 지배자이자 히가시야마문화라고 하는 예술 르네상스의 기수인 쇼군 아시카가 금각사를 모방하여 만든 것이다. 관음전인 긴카쿠를 지을 때 외벽을 은박으로 입히려 해 이름지어졌다. 은을 입히려는 것은 전쟁으로 좌절되었으나 세월 속에 덧입은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이 더욱 빛을 발한다. 국보인 긴카쿠는 1층은 주택, 2층은 관음상을 모신 불전인데 교토 시내가 아닌 히가시야마를 향하고 있고 아시카 쇼군이 죽은 후 관음당(사찰)으로 바뀌었다. 누각 앞 2개의 모래더미는 중국의 산을 표현한 것이며 달빛을 감상하기 위한 것이다. 이밖에 국보인 도구도를 비롯해 인공미 넘치는 연못, 정원, 산책로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정원의 이끼 낀 긴카쿠지 옆의 수령이 600년이나 된 배 모양의 소나무가 있다.
철학의 길이다. 긴카쿠지 앞쪽의 상점가를 내려와 왼쪽에 있는 길로 나쿠오지신사에서 긴카쿠지까지 2.5킬로의 운치있는 길을 말한다. ‘선의 연구’란 저서를 남긴 교토대학 교수 니시다 기타로가 이 길을 걸으며 사색하기를 즐겼다고 하여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길을 따라 사철 꽃나무가 자라고 특히 벚꽃이 아름답다는데 아쉽다. 벤취에 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수채화 옆서를 그려 100엔에 파는 화가>
<벛꽃이 피었으면 환상적일듯>
뜻밖에 라오스 전통 의상점을 만났다. 반가웠다.
이제 기요미즈데라(청수사)로 간다. ‘기요미즈’란 순수한 물을 뜻하는데 성스러운 물을 마시고 머리가 11개인 간논상에 기원하기 위해 1000년 동안 순례자들이 비탈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 왔다. 780년네 나라에서 온 승려 엔친이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절벽에서 10m가량 튀어 나온 부타이란 혼도(본당)의 마루는 172개 나무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데 교토시내의 전망대다. 사람이 전말 많은데다 공사중이어서 아쉬웠다. 그 아래 물을 마실 수 있는 작은 폭포도 있다. 여러번 화재로 소실되어 1633년 재건되었고 경내의 3층탑과 경당이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기모노 체험을 하는 아가씨들>
<공사중인 청수사>
<특산물인 찹쌀떡. 모양이 특이하다>
청수사의 언덕길의 상점들을 아이쇼핑하고 특산품인 모찌를 무진장 먼고 난 다음 우리는 교토역으로 향했다. 교토 천도 1,200주년을 기념하여 1997년에 지상 16층. 지하 3층, 길이 470m의 역사 개장했다고 한다. 4,000장의 유리로 1-16층까지 뽕 뚫린 개방적 공간이 역사의 문 교토라는 콥셉트를 형상화 시키고 있다. 설계는 우메다 스카이 빌딩과 삿포로 돔을 만든 건축가 하라 히로시가 맡았다. 교토의 경관을 해치지 않으려 높이를 60m로 맞춰 분할하는등 노력이 돋보인다. 1층은 JR역이며 위는 이세탐 백화점, 식당가, 건물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 호텔 그랑비아 등이 있다.
스카이가든이다. 교토역의 개찰구를 등지고 왼쪽의 기나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최상층에 올라가면 스카이가든이 있데 교토 타워를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이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잇는 전망대이다. 10층에 위치한 구름다리 스카이웨이에서는 타워와 주변이 잘 보인다.
집으로가는 길에 있는 니시혼간지를 가 보았다. 니시혼간지는 일본 불교의 한 종파인 정토진종의 총본산이다. 1292년 히가시아마에 세워졌으나 1591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일본의 국보이자 세계문화유산이다. 본당인 고에이도는 1636년에 지어진 길이 62m, 폭 48m, 높이 29m의 대형 건물이고 내부에 신란의 다비식 때 나온 재를 칠한 좌상이 있다. 바로 옆 건물은 1760년에 지은 아미다도이며 입구를 등지고 왼쪽 깊숙이 들어가면 화려한 카라몬이 보인다. 특히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후시미성에서 가져온 가라몬은 수백개의 조각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어 최대 볼거리다. 이 문의 별명은 ‘해가 지는 문’인데 문울 장식한 아름다운 조각을 보고 있노라면 해가 지는줄 모른다고 해서 붙여졌단다. 그 외에도 국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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