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산 짐을 숙소에 두려고 호텔로 들어가려다가 바로 근처에 있는 100엔 스시집에 들렀다. 오사카에서도 가보지 못해서 이번엔 꼭 가려고 마음 먹은 터라 여기서 늦은 점심을 해결할 생각인데 한시간 정도 대기해야한다고 해서 표를 받아들고 호텔로 들어갔다. 침대에서 잠깐 쉬니 피로가 풀린 느낌이다. 이렇게 잠깐씩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빵을 든든히 먹어 배가 부른 상태였는데도 1인 4접시씩이나 먹고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다. 배가 고플 때 왔으면 한정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으로 우리가 향한 곳은 일본 최초의 선종 사찰인 쇼후쿠지다. 이 절은 도심의 주택가 한가운데에 있는 사찰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고 코다란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1195년 선종은 사무라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는데 일본 차 문화의 성구자라 불리우는 에이사이 선사가 가마쿠라 막부의 창시자인 미나모토 요리토모 장군에게 땅을 받아 일본 최초의 선종 사찰을 지었다. 시설 대부분이 국가 지정 사적일 정도로 유서 깊은 곳이며 칙사문, 정문, 불전, 주지의 거처지가 직선상에 위치하는 전형적인 선종의 가람배치를 따르고 있었다. 에이아이 선사는 세후리산과 쇼후쿠지에 차를 심고 그 후에 교토의 도가노오와 우지까지 차를 전파했다고 한다. 그런데 길을 잘못 들어 절 뒤쪽으로 접어 들었다. 전화위복으로 본전과 경내 뒷부분은 출입제한구역이라는데 눈치껏 돌아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근처에 있는 도초지로 향했다. 806년 헤이안시대 고승인 쿠카이가 당나라에서 귀국하여 창건한 사찰로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천수관음 보살상과 일본 최대 목조 좌상인 후쿠오카 대불은 고초지의 자랑거리이다. 대불 뒤로 새겨진 5000개 이상의 작은 목조 불상도 볼거리이고 경내ㅇ[는 저명인의 글과 그림이 새겨진 롯카쿠도와 번주들의 묘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눈길을 끈 것은 가장 아름다웠던 벛꽃나무였다.
다음 버스를 타고 이동해 벛꽃명소인 니시공원에 갔다. 수영장에서 내려 언덕길을 올라 중앙 전망대에 올랐다. 바다 전망도 보이고 독수리가 4마리 정도 하늘을 날고 있었고 저마다 꽃을 즐기러 온 사람들은 카메라에 추억을 담기 바빴다.
서쪽 전망대로 가서 본 전망이다.
벛꽃 군락지(사쿠라 광장)을 보지 못하고 다음 여정에 나섰다. 모모치 해변에 가서 일몰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해변 뉴타운으로 1989년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박람회를 계기로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졌다.
후쿠오카 타워의 모습이다. 높이 234m의 타워로 후쿠오카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시 100주몀을 기념해 1988년 세워진 것으로 철골 구조의 탑 외관을 8,000장의 유리로 마감하여 빌딩으로 보인다. 최상층에는 전망대와 레스토랑이 있다.
씨사이드 모모치 해변이다. 후쿠오카 타워 앞에 펼쳐져 있고 여름에는 해수욕도 가능하단다. 하와이의 모래로 만들어진 인공해변이라고 한다.
마리존이라는 복합 상업 시설로 바다에 조성되어 있다. 이국적 외관과 바다로 돌출되어 조성된 탓에 인기가 많지만 현재는 주로 웨딩 장소로 쓰이고 있고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대신 안쪽으로 돌아 들어가니 '베이사이드 플레이스'와 우미노 나카미치'로 가는 고속선을 탈 수 있는 선착장이 있었다.
일몰을 보자마자 추워서 후쿠오카 타워로 뛰어 들어갔다. 여기서 야경을 볼 계획이다.
타워를 배경으로 찍을 수 있는 곳이다.
타워 입장료는 800엔이지만 외국인은 20% 할인혜택이 있다는데 우린 국내에서 온라인으로 5,000원에 구입해갔다. 티켓을 교환하고 안으로 들어가니 기촬영을 해서 정말 조그만 사진을 나올 때 준다.
엘리베이터에서는 높이를 표시해주고 있었고 122미터까지 순식간에 올라갔다.
내부에서 본 전망인데 우린 야경이 들어올 때까지 내부를 보기도 하고 쉬기도 하면서 기다렸다. 한국 단체 관광객들이 있었는데 너무 소리를 지르면서 대화하는 바람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포토죤도 독점하고. 우리도 이럴진데 경우를 중시하는 일본인들 눈엔 더욱 추하게 보일테지.
바닥에 라면 그릇을 만들어 놓아 사진을 찍으니 젓가락에 올라간 것처럼 보인다.
밖으로 나오니 보라색 조명이 나무와 타워를 장식하고 있어 아름다웠다.
다시 버스를 타고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기온에 있는 '나가하마 넘버원'에 갔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맛집이란다. 오사카에서 라면을 먹고 입에 잘 맞지 않았던 나는 야끼만두와 밥을 시켰는데 의외로맛이 있었다. 국물이 덜 진하고 담백해서.
밥을 먹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캐널시티에 갔다. 첫날 피곤해서 빼먹었는데 근처에 있어서였는데 음악 분수쇼를 하고 있어 보고는 숙소로 향했다. 딸은 발바닥에 물집이 생겼고 눈이 많이 충혈되었다. 피곤을 호소하면서. 내일부터는 살살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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