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영국(2017.06.21-07.20)

3일 브라이튼 로열 파빌리온, 세븐 시스터즈, 밸링갭, 이스트본

boriburuuu 2019. 8. 14. 16:00

오늘은 아침 일찍 서둘러 빅토리아역으로 향했다. 화이트채플역에서 디스트릭트라인으로 환승해서 가는데 돌발상황이 생겼다. 우리와 다르게 여긴 같은 위치에서도 몇 개의 라인이 운행되고 있는거다. 목적지를 확인하지 못한 우리는 써클라인을 탔고 다행히 내려서 다시 전동차를 갈아타고 무사히 빅토리아역까지 가서 5분 거리에 있는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까지 가서 브라이튼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언니는 서둘러 나와서 다행이라고 했지만 매번 서두르는 것 땜에 점점 힘들어졌다. 내려서도 인포메이션을 찾고 버스 티켓을 사는 것도 터덕거렸다. 일단 우리는 로열 파빌리온으로 갔다.

로열 파빌리온은 도락가로 유명한 조지 4세가 황태자 시절에 왕실 전속 건축가인 존 내시에게 짓게 한 여름 별궁으로 1787년 착공되어 1822년 완성되었다. 황태자의 취향이 반영되어 양파 모양의 둥근 돔이 얹어진 인도풍의 외관이 독특한데 내부의 중국풍 실내 장식은 화려하기 짝이 없다. 내부는 당시 상류층에서 유행한 시누아즈리(중국풍) 일색으로 꾸며졌다. 샹들리에의 은으로 만든 용, 대나무를 본떠 만든 주철 계단, 한자풍의 문자를 새겨 넣은 벽지 등 동양에 대한 신비주의를 표방하고 있고 막대한 자금을 들인만큼 호화롭다. 후에 빅토리아 여왕이 싫어해서 브라이튼 시에 매각했는데 현재는 반환되었다. 볼거리는  쇠와 대나무로 만든 계단이 있는 1층의 롱 갤러리,   그림이 그려진 돔형 천장과 화려한 로코코양식으로 꾸며진 연회장,  아주 멋진 그레이트 키친,  9개의 연꽃 모양 샹들리에와 주황색과 금색으로 채색된 중국식 벽화가 있는 뮤직 룸 등이 있고  1층의 사우스 갤러리들과 수세식 화장실도 있는 퀸 빅토리아의 아파트가 있다. 벌거벗은 뚱보 왕자가 음탕한 마을 ‘브라이턴’의 매력에 흠뻑 빠져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희화적으로 표현한 렉스 휘슬러의 작품 이 있다. 내부 사진은 금지여서 부엌에서만 좀 찍을 수 있었다. 2인 1비용으로 들어갔는데 너무 화려해서 눈이 둥그레졌다.

 

 

 

 

 

 

 

 

 

 

 

 

우여곡절 끝에 12번 버스를 타고 세븐 시스터즈로 갔다. 우리나라 학생들도 여럿 만나서 반가웠다. 눈부신 하얀색의 초크 절벽으로 280ha에 7개의 흰색 절벽이 푸른 바다에 펼쳐져 있다. 초크는 백색의 연토질 석회암으로 백악이라 불리우는 광물질이다. 백악의 벼랑은 매년 3,40cm의 속도로 뒤로 밀려나고 있는 중이란다. 파도가 벼랑의 밑바닥을 침식시키고 이로 인해 균형이 깨진 벼랑의 윗부분이 호우가 내린 뒤에 붕괴되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많은 영화나 ,cf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좁고 가파르게 나 있는 흰색 길을 따라 절벽 위로 올라가보면 앞으로는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옆으로는 완만한 굴곡이 있는 절벽 위 언덕들을 볼 수 있다. 낭떠러지 가까이 지어진 집들은 아슬아슬해 보인다. 초크는 만지면 손에 묻어날 정도로 부드럽고 약하기 때문이다.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이 남아 있는 지역으로 컨트리 파크로 지정되었으며 야생 조류와 식물도 보호 대상이다. 제비 갈매기 Tern과 풀마갈매기 Flumar 밭종다리 같은 야생 조류를 볼 수 있으며 해변의 자갈밭에는 캐비지의 야생종과 노란 꽃이 아름다운 뿔양귀비 등의 식물을 볼 수 있다.

 

 

버스 정루장 앞 안내소와 카페, 샵

여기서부터 40분 정도 걸어들어가야하는데 양과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고 경치가 굿이다.

 

 

 

 

 

 

 

 

바람이 많이 불어 나무들이 한 방향으로 휘어 있다. 다행히 가는 동안 뒤에서 바람이 밀어 주었는데 6월말인데도 날씨가 춥다.

 

 

 

 

 

 

 

 

 

 

 

 

 

 

 

 

 

 

 

 

 

 

 

 

 

우리는 2킬로 정도 걸어서 밸링갭까지 갔다. 바다로 내려가는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었고 바다 밑에서 세븐 시스터즈를 볼 수 있어 좋았다. 한 부부가 그림을 그리고 있어 사진을 청해 한 컷을 남기기도 했다.

 

 

 

 

 

 

 

 

 

 

 

올라와서 버스를 타려니 2킬로 정도를 걸어야한단다. 나가서 차를 잡아 돈을 좀 주고라도 가려고 시도하다가 한 아주머니가 태워다주었다. 어디서나 이렇게 친절한 사람들을 만난다. 언니를 설득해 이스트본으로 향했다. 등대를 보고 싶어서다.

가는 길에 정말 동화속에서나 나올법한 예쁜 동네를 지나갔다. 영국에서 본 가장 예쁘장한 마을이었다.

막상 이스트본에 도착하니 비치 헤드는 이스트본에서 서남쪽으로 5킬로 떨어진 곳에 있는 곶으로 세븐 시스터즈에 버금가는 백악의 절벽이 있으며 높이는 약 175m다. 앞 바다에는 작은 등대도 보인다. 찾아가기가 막막했다. 렌트를 했으면 참 좋았을텐데 그렇지 못하니 브라이튼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브라이튼 피어다. 날씨가 추운데도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그만 놀이시설과 놀이 기구들, 식당, 카페들로 이루어져 있다. 8시 반 버스를 타고 런던으로 귀환했다. 피곤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