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중국 시안

화청지 장한가

boriburuuu 2019. 11. 11. 11:12

시안에 왔으니 장한가를 봐야겠다 싶어 우여곡절 끝에 보러왔다. 한양릉에 갔다가 숙소에 잠깐 들렀다. 여기도 아침저녁 기온차가 커서 밤공연을 위해 옷을 가지러 간 것이다. 시안역에서 914번 버스를 탔는데 8위안을 달라고 한다. 6위안이 아니냐고 물으니 그건 완행이고 자기는 고속도로를 이용한다고 하더니 정말 고속도로를 달려 무사히 도착했다. 하나만 경험하고 그거라고 우기지는 않아야겠다. 줌이 많이 되지 않는 카메라인지라 앞좌석을 받으려고 고루 옆에 있는 여행사에서 수수료를 주고라도 끊으려 했으나  좌석이 무작위로 주어진다고 해서 아침에 일부러 티켓을 끊으려고 왔었다. 꼭 필요해서 그렇게 했겠지만 당일 티켓은 당일 판매만 고집하는 것은 좀 불편했다. 중국은 기차표도 창구에서 사려니 48시간 이내만 가능하다고 해서 화산 가는 표도 5%정도의 수수료를 내고 대행하는 곳에서 구입을 했다.

목간 형식에 새긴 장한가. 당대의 시인 백거이가 젊은 시절에 지은 서사적인 장가로 현종과 양귀비의 비련에 관한 것이며 4장으로 되어 있다.

1장은 권력의 정상에 있는 황제와 절세가인인 양귀비의 만남과 양귀비에게 쏟는 현종의 지극한 애정 등을 노래했다.

2장은 안녹산의 난으로 몽진하는 길에 양귀비를 죽게 한 뉘우침과 외로움으로 가슴이 찢어지는 황제의 모습을 그렸다.

3장은 환도 후 양귀비의 생각만으로 지새는 황제를 묘사한다.

4장은 도사의 환술로 양귀비의 영혼을 찾아 미래에서의 사랑의 맹세를 확인하게 되었으나 천상과 인계의 단절 때문에 살아 있는 한 되씹어야할 뼈저린 한탄이 길게 여운을 끈다.

내용은 그렇다치고 중국은 모든 면에서 대국이라 그런지 스케일이 압도하는 것 같다. 이 공연도 이 무대 뿐 아니라 뒤의 여산 전체를 조명을 달아 공연에 활용하고 있었다.




이 많은 좌석이 매일 꽉 찬다. 공연하는 배우들도 할 맛이 나겠다.

























































공연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아까 물으니 버스 운행을 안한다고 해서 모함을 하기도 그렇고해서 관광버스를 이용했다. 15위안을 받는다. 내려서 집근처까지 오니 11시가 넘었다. 그제부터 단골 맛사지샵이 생겼다. 발맛사지를 하는데 어깨의 승모근을 강하게 남자들이 맛사지를 해주니 피곤도 풀리고 정말 좋아 매일 가려고 했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쉬어야겠다. 12시까지밖에 안한다. 주민들만 이용하는 로컬샵인데 매장도 깔끔하고 마사지사들은 제복을 갖춰 입은 4,50대들로 경험도 많고 정말 잘한다. 1시간에 65위안이니 만원 좀 넘는 금액이다. 맛사지를 끝내고 팁을 주니 극구 사양이다. 내민 손이 면구스러워 주고 오려 했으나 오히려 자존심을 건드리는것 같아 그냥 돌아왔었다. 이런 샵이 주변에 있으면 자주 사용할텐데. 중국인들은 그냥 맛사지가 아니라 칼을 이용해 발의 각질을 벗겨내는 걸 더 많이 하고 있었지만 그건 좀 무서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