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몽골(2013.07.27-08.14)

쳉헤르온천을 돌아보며

boriburuuu 2016. 3. 6. 23:56

쳉헤르(12:00)에서 포장도로를 떠나 비포장도로에 들어섰다. 이곳 겨울은 몹시 추운 지역인 모양이었다. 말, 소, 염소, 양 등과 함께 고지대에서만 사는 야크도 보였다.  

 하천을 정비하지 않아 자연 그대로 여러 줄기가 흘러가는 곳과 가축을 기르는 유목민이 자주 보였다. 언제나 앞에서 길잡이를 하며 일행을 리드하는 1호차가 마지막 하천을 건너다 오른쪽으로 빠지고 말았다. 시동을 켜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을수록 헛바퀴가 돌며 차는 점점 더 빠졌다. 다른 기사들이 물에 빠져 도왔으나 헛수고였다. 옆으로 건너간 다른 차가 줄을 매고 끌자, 장난감 같이 쉽게 올라왔다. 만약 차 한 대가 갔다면 어려움을 당할 뻔 했다. 항상 관광객 모드였던 기사의 카메라가 물에 잠겨 버렸다. 상당히 비싼 카메라를 갖고 다니는 것으로 보아 기사가 여기에서는 상류층인가보다.

<초원 한 가운데를 흐르는 하천을 힘차게 건너는 일행이 탄 차>

 

<하천을 건너다 오른쪽 뒷바퀴가 빠진 1호차>

 

<다른 일행차가 줄을 매고 끌자 쉽게 딸려나오는 1호차> 

 쳉헤르 온천에 가기 전에 시냇물 옆, 말을 기르는 게르에서 점심을 먹었다. 운전기사들은 도착해서 음식을 시킨 관계로 늦게 먹게 되었다. 메뉴가 허르헉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처음 보는 일행은 조금씩 맛을 보기도 했다. 나는 염소를 잡아 허르헉을 만드는 것과 우유로 치즈를 만드는 것을 눈여겨보았다. 점심을 먹은 후, 일행은 말을 탔다. 

<허르헉을 만들 준비를 하는 현지 게르에 사는 몽골인>

 

<치즈를 만드는 모습>


여기에서 말을 타 보았는데  마부가 줄을 잡아 주고 걷다가 나중에 조금 뛰게 해 주었는데 익숙하지 않아 엉덩이가 조금 아팠다. 몇시간씩 타는 건 무리일 것 같았다. 오토바이를 태워주기도 했는데 

 오토바이 굉음에 말이 놀라 날뛰는 통에 락규가 낙마하고 말았다. 다행히 락규는 다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나중에 말을 한번씩 탄 뒤 오토바이를 탔는데 이게 더 시원하고 스릴있었다.

 말 타기를 끝내고 쳉헤르 온천으로 가는 길에도 야크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산에는 지금까지와 달리 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일행은 쳉헤르 지고르 캠프(Tsenkher Jiguur Camp)에 도착(14:30)했다. 이곳은 2인 1실 게르였으며, 일행이 도착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온천탕은 남녀로 구분되었고 노천탕도 각각 있었다.

 

<고산지대의 추운지역에서만 사는 야크들>








우리는 온천탕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칸막이 뿐이었지만 남자와 여자가 분리되어 있어 들어갔는데 노천탕이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일행 중 한명은 떨어지는 낙엽을 청소하는 소년 때문에 신경을 쓰고 짜증을 냈지만 물속에서 얼굴만 내놓고 있는터라 나는 그저 행복했다. 오랫만에 피곤도 풀리는 듯하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그쳤기에 일행 중 3명과 같이 앞산으로 산책을 나섰다. 숙소 뒤쪽에 작은 개울이 흘렀다. 개울물은 충분히 건너뛸 수 있었으나, 물 건너가 진창이어서 외나무다리를 건너갔다. 이곳은 우리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건너다니는 모양이었다. 개울 건너에는 수많은 염소가 이동 중이었다.

 

<숙소 뒤 개울 건너에서 길을 건너 풀을 뜯는 염소와 양들>

 

 차가 다니는 큰 길을 건너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중간을 채 오르기 전에 1명은 여기서 사진을 찍겠다며 떨어졌다. 산을 3분의 2쯤 올랐을 때부터 응달쪽에는 러시아 낙엽송이 군락으로 자라고 있었다. 그러나 웬일인지 고사목이 많았으나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병에 걸린 것인지, 아니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것인지.



원탕에서 온천탕까지 이렇게 나무로된 조금은 부실해 보이는 관을 따라 온촌수를 받아 사용하고 있었다.

원탕인데 아주 뜨거워서 손을 대기도 어려웠다.


몽골은 야생화의 천국이다. 이렇게 많은 야생화를 본건 처음이지 싶다.

허르헉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거의 한시간 반 이상을 밀폐된 용기에 감자 양고기, 양파 당근 등을 넣고 삶는 몽골 전통 요리다.

완성된 허르헉인데 고기는 고소했으나 조금 질긴 감이 있었고 감자는 맛있었다. 이것은 염소나 양을 잡아, 뼈와 내장과 함께 감자, 당근 등과 같이 솥에다 넣고 끓이다가 솥에 뜨거운 돌을 넣어 익히는 요리였다. 옛날 우리나라에도 삼굿(대마초를 삶는 일)을 할 때 사용했던 방법과 비슷했다.  기사들이 오늘 점심에 허르헉을 먹을 때 조금 얻어 먹었었는데 조금 먹어서 그런지 그게 훨씬 맛있었던것 같다.  허르헉 요리는 맛은 좋았으나, 질기고 기름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