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탈리아 남부와 동부

스머프마을 알베르벨로의 산타 메디치성당, 소브라노 토를로박물관, 쌍둥이 트롤로, 단체 트롤리, 성 안토니오 성당 등

boriburuuu 2020. 8. 16. 12:48

오늘은 아침 일찍 나폴리를 떠나 바리로 이동했다. 7시 30분 출발이라 숙소 사장은 혼자 일찍 컵라면을 먹을 수 있게 배려해 줬다. 교통편은 기차가 오히려 불리해서 버스를 탔는데 3시간 정도 걸렸다. 터미널이 역 근처에 있는 줄은 알고 있었는데 뒷쪽으로 한참 돌아가야해서 조금 헤메긴 했어도 무사히 바리까지 갔다. 알베르벨로에 가는 버스도 8유로에 예매를 했는데 가서 보니 기차를 타고 가서 버스로 환승하는 티켓으로 대부분 이동하고 있어 2시간 이상 기다리기도 했을 뿐 아니라 어디서 타야하는지를 아무도 몰라 헤멨다. 알고 보니 그 회사의 버스는 잠깐 정차하느거라 길거리에서 잠시 정차하는 것이었고 시간도 20분 이상 늦어져서 긴가민가하면서 정말 불안했다. 이탈리아의 기차, 버스는 시간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불편했는데 특히 동부에서는 렌트카가 절실히 생각났다.

가는 길에 끝없이 펼쳐진 평야인데 농사를 많이 짓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동쪽이 산지가 많은데 정반대였다.

여하튼 무사히 알베르벨로에 도착하고 숙소에 가보니 작은 아파트여서 퀸사이즈, 싱글사이즈의 침대가 있고 주방에 발코니가지 갖추고 있는터라 한 가족이 와도 너끈히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나폴리에서 온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불편해던터라 샤워와 빨래까지 해결했다.

 

 

 

 

밖으로 나와 조금 걸으니 트롤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알베르벨로는 '아름다운 나무'를 의미하는 지명으로 동화같은 모습으로 만화가 페요가 그린 <개구장이 스머프>의 배경이 되어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구시가의 몬티 지구나 아이아 피콜라 지구에는 세게 어기서도 볼 수 없는 특이한 형태의 가옥들이 나즈막한 언덕 위에 밀집해 있다. 벽돌로 지어 올린 고깔 모양의 회색 지붕들인데 역사에 처음 등장한 것은 16세기 중반부터 등장했는데 덜이 많고 비옥한 토질과 울창한 삼림이 우거진 알베르벨로에서는 주로 농업과 목축업에 종사하는 목동들과 농민들이 거주했다.

지금은 이렇게 전통 트롤리와 현대식 건물들이 같이 공존하고 있는모습도 많이 보였다.

1609년 셀바 봉신(지방 토후)들이 예배 드릴 장소를 찾아 농토 위에 세운 성당으로 여러번 증개축을 했으며 이 지역 출신 유명 건축가인 안토니오 쿠리가 네오 클래식 양식으로 설계해 복원한 산타 메디치 성당이다. 성당 중앙 제단의 예수상 밑에는 마을의 수호신인 코스마스와 다미아노를 찬미하는 조각상이 있다. 신앙심이 깊은 두 사람은 기독교의 천적인 러시아 총독에게 감금당한 후 302년 참수 당했다. 1785년 두 선교자의 시신(코스마스의 머리와 다미아노의 팔)을 이곳으로 이장해 성해함에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성당 전경>

<성당의 정문>

<정문의 파사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흉상>

<중앙 제단의 모습-코스마스와 다미아노>

<제단 옆 기도소>

 

 

 

<천정과 뒷쪽 파이프오르간>

<성모자상>

뒤쪽으로 돌아가니 트로리 상점이 보였다. 맞은 편에는 트롤리 박물관이 보인다. 여기가 알베르벨로의 중심 광장인 포폴로 광장이다. 이 광장을 중심으로 북쪽은 신시가지, 남족 언덕은 구시가지로 나뉜다.

 

 

 

 

소브라노 트롤로 박물관에 도착했다. 원뿔형 가옥으로서 높이 14미터의 2층 구조로 되어 있으며 12채의 트롤로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알베르벨로에서 가장 규모가 큰 토롤로로서 18세기 부유한 성직자 가문의 카탈로 페르타가 살던 집이다. 트롤로의 내부 구조를 볼 수 있었고 당시의 생활상을 볼 수 있었다. 1층은 거실과 부엌이고 2층에는 손님방과 베틀 공간이 있다. 사람들이 실제로 살았던 곳을 공개하는 박물관이 몇 곳 있다는데 안을 보고 싶어 5유로(?)를 내고 들어가 보았다. 살았던 당시의 침실과 주방 , 창고, 정원까 지 보존하고 있었고 안에서 소소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트롤리 박물관 외관>

 

<박물관 내부>

 

 

 

 

 

2층으로 올라가 보았다. 창문으로 트롤리들의 지붕이 보인다.

 

 

2층의 베틀 공간이다.

주방의 모습이다.

 

 

<천정의 모습>

 

벽에 걸려 있는 분이 이곳에 마지막으로 살았던 분들이라고 한다.

 

 

<바닥의 모습>

 

 

 

 

 

 

 

 

 

 

광장의 오벨리스크와 대포의 모습이다.

 

사진도 찍고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진짜 트롤리들이 보이질 않아 적잖이 당황하다가 결국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으니 빅 트롤리 마을을 알려 줘서 가보았더니 짠하고 구시가가 나타났다. 이쿠바비바주의 지배권 아래 있었는데 봉건 영주가 자신은 편법으로 세금을 감면 받으면서 소작인들에게 엄청난 세금을 징수시켜 세금 책정을 위한 조사관이 들이 닥칠 때를 대비해 집을 빨리 부수고 빨리 지을 수 있게 한 것으로 시멘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지은 집들이란다. 18세기 이후 페르디난도 4세에 의해 독립 자치권을 얻게 되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으며 현재 만여명이 거주하고 있고 이 독특한 마을은 그 역사와 희소성을 인정 받아 마을 전체가 1996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약 1400채의 트롤리가 있단다.

 

 

 

쌍둥이 트롤로다. 두 개의 지붕을 가진 가장 독특한 트롤로로 '트롤로 시아메세'라고한다. 몬테 지구 동쪽에 위치한 이 트롤로는 원래 트롤로는 지붕 하나에 방 하나의 구조인데 한 건물에 두개의 지붕을 갖고 있어 시아메세라 불린다. 창문 없이 부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출입문고 각각 따로 있다. 이 집의 특별한 생김새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 두 형제가 아버지로부터 트롤로를 물려 받아 함께 살고 있었는데 형과 정혼함 여인이 동생과 사랑에 빠지고 말아 두 형제는 크게 싸우고 화해하지 못해 가운데 벽을 세우고 집을 둘로 나눴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트롤리에는 회색 지붕 위에 흰색으로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데 '트롤로의 열쇠'라고 하며 각 공방과 기술자를 구분하는 서명의 역할을 했단다. 또한 기호학적인 그림들은 종교적인 의미와 12궁 등 다양한 모양(태양, 달, 별, 촛대)으로 그려져 있으며 지금은 종교적인 의미가 더 부각되어 있단다.

 

 

 

 

 

 

 

 

이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단체 트롤리다. 이걸 보면 스머프 마을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림도 멋지고.

 

 

 

 

한참 올라가니 트롤리 성당이 나타났다. 산 안토니오 성당으로 성직자인 구아넬리아니가 지역 주민들을 위해 지은 성당으로 1927년 완공되었다. 설계는 마르티노 레오나르디스가 맡았고 로마네스크양식에 트롤로 건축양식이 가미되었다. 원래 이탈리아 건축의 주를 이루던 파시즘 건축양식으로 지을 예정이었으나 주변과의 조화를 위해 성당양식에 지붕에 트롤리를 얹어 완공했고 1998년 대지진으로 훼손되어 2004년 보수했다고 한다. 학생들이 단체로 여행을 왔나보다. 사진을 찍으려니 일본어로 인사를 건낸다. 아직 이 지역은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다. 25미터의 트롤로 옆에 두 개의 작은 트롤로, 종탑 위의 트롤로가 인상적이다.

<성당 전면>

제단과 대형 예수와 십자가, 중앙의 벽 장식은 아돌포 롤로의 작품이라고 한다.

<중앙 제단>

성 안토니오는 포루투칼 리스본에서 태어나 프란체스카 수도회에서 성직생활을 했고 파도바에서 활동하면서 해박한 지식과 훌륭한 설교로 칭송 받았고 1231년 사망 후 그리고리 9세 교황에 의해 성인으로 지정된 분이다.

 

 

<중앙 제단의 돌 받침도 남다르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나도 인증샷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