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탈야로 이동하는 길에 미라(뎀레)에 들렀다. 기원전 1세기경의 고대 리키아 암벽 무덤을 보기 위해서였다. 고대 리키아인들은 영혼불멸과 부활을 믿었기에 시신을 땅에 묻지 않고 암벽을 파서 묘실을 만들어 그 안에 석관을 안치했다고 한다. 동부의 아마시아나 요르단의 페트라까지도 비슷한 신념이었던것 같다.
미라의 석관에는 유독 메두사가 많고 눈이 똥그랗고 뚫려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하늘 가까이에 있을 수록 더 빨리 부활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정상 가까이에 무덤을 만들었다. 리키아식 무덤은 가옥식, 신전식, 기둥식, 석관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미라의 암벽 무덤은 목조 가옥을 본 딴 것으로 1-3층 짜리 집 모양의 가옥식 무덤이다.
신전식 무덤은 이오니아식 기둥 두 개를 배치해 신전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인근 페티예의 아민타스 석굴 무덤이 있고 기둥식 무덤은 네모난 돌기둥 위에 석실을 올려 놓는 것으로 산토스의 유적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 석관식 무덤은 기초 부분과 현실, 고딕식 아치 지붕의 세 부분으로 나뉘어 이는것이 특징으로 카쉬의 리키아 석관에서 볼 수 있다.
미라의 리키아 암벽 무덤은 그 중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걸어서 올라 자세히 보고 싶었으나 통행을 제한해 멀리서 사진만 찍은 것이 안타깝다.
바위 절벽에 조성된 미라의 공동 묘지는 채색된 정교한 부조들로 장식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세월탓에 많이 마모되어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원형 극장으로 가 보았다. 141년의 지진으로 무너진 것을 로마 시대에 다시 지었으며 직경 115미터, 35열의 객석에 8천명을 수용했다.
한나 덕에 잘 가지 않던 기념품샵을 구경하기도 한다.
성 니콜라스 교회를 찾아 주차를 하고 양해를 구해 자리를 얻어 점심 식사를 하고 가려는데 거대한 뽕나무가 오디를 엄청나게 매달고 서 있다.
가는 길에 만난 예쁜 카페다.
기독교에서 추앙 받는 성 니콜라스가 대주교로 봉직했던 교회다. 성 니콜라스는 270년경 파타라에서 태어났으며 알렉산드리아에서 수학한 후 미라의 주교로 임명되었다. 그는 약하고 힘 없는 사람들의 성인으로서 갖가지 기적을 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승에 따르면, 성 니콜라스의 삶은 기적과 선행으로 가득하다. 가장 유명한 것 하나는 세 명의 가난한 소녀를 구한 이야기인데. 경제적 어려움을 모질게 당하던 아버지가 딸들을 매춘의 길에 내몰려 했을 때, 니콜라스는 밤중에 그 집 창문에 금덩이를 던져 그들의 운명을 구했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자선 행위를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깊은 인간애라고 할 수 있다. 또 심한 기근이 들었을 때 악독한 백정에게 살해 당한 세 명의 아이들을 기도로 살려 냈다고도 한다. 니콜라스가 굶주린 마을 사람들을 살리려고 밀을 기부해서 마을 전체를 기근에서 구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독일을 비롯해 유럽에서 성 니콜라스를 숭배하는 민간 풍습이 생긴 건, 서기 972년 오토 2세와 결혼한 비잔틴 공주 테오파노가 풍습을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세 성인 숭배 사상이 널리 퍼지고 있을 때 14명의 수호성인 안에도 들게 되는데, 그 후로 니콜라스는 정육점·선원·상인·여행자·교사·약사 와인상의 수호성인으로 추앙되기 시작한다. 그리스인들은 타국으로 이민을 가서 교회를 세우면 꼭 성 니콜라스란 이름을 붙인다.(한국 최초의 정교회도 성 니콜라스다)
이 교회는 3세기경 지어졌고 1862년 러시아의 후원으로 둥근 천장 지붕과 종탑이 추가 되었는데 러시아의 수호성인이기도 해서인지 러시아 사람들이 특히 많이 찾는 것 같았다.
성 니콜라스일텐데 얼굴, 특히 눈 부분이 많이 훼손되었다.
성 니콜라스의 석관인데 1087년 이탈리아의 상인들이 석관을 깨고 유골을 이탈리아로 가져 가는 바람에 안은 비어 있다.
미라 쪽으로 돌다보니 안탈야로 가는 길이 더 멀어져서 바다를 끼고 가는 도로논 멋있었지만 멀미를 좀 할만한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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