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의 〈옷을 벗은 마야〉다. 1796-1798년. 녹색의 긴 소파 겸 침대 위에 풍성한 비단 쿠션과 비단 시트를 깔고 한 여인이 길게 누워 있다. 두 팔을 머리 뒤로 하고 누워 있는 그녀는 관람자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다. 어떤 은밀함도 담겨있지 않으며 어떤 부분도 숨김없이 보여주며 시선을 맞받아치고 있다. 이전의 그림들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아름다움이 있다. 은은하게 감도는 빛을 받아 빛나는 인체, 신체 사이로 숨겨진 명암, 순백의 피부와 그 아래 접힌 천의 질감이 심장의 고동소리와 호흡까지 느껴질만큼 생생하게 표현되었다. 어떤 설명이나 구성에도 신경쓰지 않고 모델에게서 나오는 느낌에만 집중한 이 그림은 마네 등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고야의 다. 1796-1798년경. 위의 그림과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