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boriburuuu 2018. 12. 10. 22:17

시스티나 예배당에 갔다. 이 성당은 식스토 4세의 명으로 피렌체 출신 건축가 바치오 폰텔리의 설계료 1477-1481년 지어졌다. 시스티나라는 이름도 식스토 교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옛 성당터에 지은 이 건물은 예루살렘의 솔로몬의 신전을 본떠 가로 1,3미터 세로 40미터로 종교적 역할 뿐 아니라 유사시 교황과 측근들의 요새로, 훗날엔 감옥으로까지 사용되었단다. 지금은 교황을 선출하는 콘크라베가 열리는 곳이다. 콘클라베는 '열쇠로 문을 걸어 잠근다.'는 비밀회의의 뜻을 갖고 있다. 결과는 검은 색의 연기는 결정되지 않았음을 흰색은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었음을 말한단다.

 예전에 왔을 때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일본의 저작권 때문인지 사진을 못찍게 해서 예전에 찍었던 사진을 올려본다. 이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온 천장과 벽면을 뒤덮은 프레스코화에 압도당한다.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천지창조>다. 조각가였던 그가 회화 작품에도 한 획을 긋는 계기가 되었는데 당시 교황인 율리우스 2세는 예수의 12제자를 그려달라고 했으나 주제를 바꿔 이 그림을 그렸다. 천장에 400명 가까운 인물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그 사실적인 묘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림이 아닌 조각으로 착각하게 했다고 하는데 나도 처음 보았을 때 충격을 받았었다. 몇백년 전의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고 금방이라도 발을 내리 디딜것 같이 보였으니. 그는 4년 동안 혼자 작업대 위 좁은 공간에 누워 물감과 석회가루가 떨어져 한쪽 눈에 이상이 생겼고 16시간 이상 팔을 들어 작업해서 척추와 팔이 굳어지는 육체적 고통을 평생 안고 살게 되었단다. 1994년 천장화가  색감복원을 마치고 공개되었을 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인간의 몸으로 만들어진 신학의 거룩한 성소'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동감이다.

 

오른쪽에서 부터 노아의 홍수, 노아의 제사, 아담과 이브의 유혹과 추방, 이브의 창조, 아담의 창조이다.

가운데 아래의 책을 읽는 노인은 <예언자 즈카르야>다.

왼쪽의 잘린 그림은 <쿠마이의 무녀>이고 오른쪽의 터번을 두른 여인은 <델포이의 무녀>다.  

노아의 제사다.

아래는 사진을 찍은 것이다.

 

먼저 창조의 첫 단계인 빛과 어둠을 가르심이다. 가운데 윗부분이다. 미켈란젤로가 가장 늦게 그렸지만 시간적으로는 가장 먼저 일어닌 일이다. 미켈란젤로는 하나님을 주인공으로 밝고 어두운 색 만으로 배경을 단순화 해 극적인 효과를 높였다. 하나님의 모습은 단축법이 구사되어 현실감을 더한다.

해와 달을 만들고 물을 갈라 육지와 바다를 만드심이다. 하나님의 뒷모습의 엉덩이는 익살스럽다. 중앙 아래쪽 그림으로 역시 하나님은 단축법으로 구사되어 발바닥부터 머리 오른손까지 깊은 공간감이 느껴진다. 오른쪽에 또 한분의 하나님은 오른손으로 중앙의 해를 , 왼손으로 은빛 달을 만들고 있다. 종교화에서 오른쪽은 성스러운 구역을 의미한다. 하나님을 호위하는 네 천사는 사게절 혹은 흙, 물, 불, 공기와 관련된 사원소를 떠올리게 한다. 한 팔로 해를 가리는 천사는 봄과 여름, 달 아래의 천사는 공기와 가을, 옷으로 땀을 닦는 천사는 물과 겨울을 의미한단다. 

그림 위쪽의 하나님은 땅과 물을 가르시는 하나님이다. 그림 속 하나님의 왼손은 천장에 금이 가면서 완전히 파괴되어 후대에 복원 화가가 다시 그려 넣은 것이란다.

그림 아래편은 그 유명한 아담의 창조다. 하나님이 아담에게 숨을 불어 넣기 직전으로 미켈란젤로가 기술자여서인지 코로 숨을 불어넣지 않고 손가락이 서로 만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미켈란젤로는 피렌체에서 본 로렌초 기베르티가 산조반니 세례당 청덩문에 부조한 작품 <아담과 이브를 만드심>속 아담의 자세를 빌려왔다. 오른쪽의 하나님은 위풍당당하지만 왼족의 아담은 어쩐지 피곤한 기색이다. 이는 하니님이 주신 '생기' 즉 '생명'이 완전히 전해지기 직전이기 때문이다. 손가락 끝이 닿지 못했다. 하나님은 붉은 장막 같은 곳 안에서 천사들의 호위를 받고 있는데 이 붉은 장막이 인간의 뇌 모양과 흡사하다고 한다. 이는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이 '이성'이란 점을 강조한다.

그 위 중앙에는 아담의 옆구리에서 이브를 창조하는 모습도 보인다. 아담의 갈비뼈에서 갓 빠져나온 이브는 전통적으로 성모 마리아와 한 쌍으로 이해되기도 하는데 이브가 죄를 짓게 하는 이라면 성모는 죄에서 벗어나게 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는 모습이다. 위의 그림은 대홍수가 난 장면이고  아래쪽은 노아의 제사다. 정중앙의 노아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데 화면 아래 누드로 그려진 노아의 새아들들이 각자 숫양을 잡거나 화덕에 불을 붙이고 죽은 숫양을 깔고 앉아 내장을 꺼낸는 등 자기 몫의 일을 하고 있다.  위의 그림 <대홍수>는 가장 많은 군상들이 그려진 그림이다. 그림 뒤쪽으로는 노아의 방주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비를 피하기 위한 천막이 보인다. 중앙에 죽은 아들을 들어 올리는 노인의 모습이 보인다.

아래 그림은 <만취한 노아>인데 왼쪽에는 노아가 포도나무를 심고 있는 것이고 오른쪽에는 만취한 노아가 잠이 들자 큰아들 함은 노아를 비웃었으나 셈과 야벳은 얼른 벗은 몸을 가려주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포도주는 예수의 피를, 놀림 받는 노아는 훗날 병사들에게 조롱받는 예수를 상기시킨다.

페루지모의 <모세의 여행>이다. 모세는 무리를 이끌고 출애굽을 해 미디안의 땅으로 가던 중 천사의 뜻에 따라 둘째 아들의 할례를 하게 된다. 이 그림에서는 모세가 세 번 등장하는데 정중앙 돌무더기 아래 아래 노란색 옷과 짙은 올리브색 겉옷을 걸친 모세가 장인과 작별하는 모습이 보인다. 중앙 하단에 천사가 같은 옷을 입고 지팡이를 든 모세를 막아 서며 둘째 아들의 할례를 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단 오른쪽의 모세는 지팡이를 어깨에 걸친 채 아내인 십보라가 아들에게 할례를 행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산드로 보티첼리의 <코라와 다탄과 아비람을 벌함>이다. 모세와 아론에게 반역한 사촌인  코라와 다탄과 아비람을 벌하는 성경의 내용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림은 역시 세가지 일화인데 개선문 바로 앞에 향을 피우는 육각형 제단이 있고 제단 오른쪽 흰수염을 기른 아론이 교황의 삼중관을 쓴 채 서 있고 그 앞에 역시 흰 수염을 기른 모세가 지팡이를 휘두르고 있다. 사촌인 코라는 유대 공동체의 지도자 250명과 함께 모세를 몰아내자며 모여 들었다. 화면 오른쪽은 모세가 이들에게 수난 당하는 장면이 보인다. 이에 모세는 한가지 제안을 하는데 향로를 피워 그에 하나님이 답하는 사람이 이스라엘의 지도자임을 판가름하자는 것이었다. 아론의 향로는 공중에 더 권위를 나타내는데 반역자들의 향로는 제 맘대로 춤을 춘다. 화면 왼쪽에는 모세가 하나님의 힘으로 그들을 징벌하는 장면이다. 그가 손을 들자 땅이 갈라지고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기까지 한다. 정중앙의 개선문에는 '주의 부름을 받은 자만이'라는 문구와 함께 '아론'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다.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자만이 교권의 정통성을 갖고 있고 그에 대한 절대 복종이 당연하다는 교황청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신드로 보티첼리의 <모세의 일화들>이다. 출애굽기 2장의 내용으로 화면 오른쪽 노란색 옷에 짙은 올리브 겉옷을 걸친 모세가 이집트인을 칼로 내리치는 장면이다.  그 옆에는 핍박 받던 한 이스라엘 사람이 한 여인의 도움을 받아 황급히 도망치고 있다. 모세는 이 일로 미디안으로 피신해야할 지경이 되어 칼 위쪽으로 모세가 황급히 자리를 뜨는 장면이 나온다. 중앙 나무 아래 미디안 제사장 제드로의 딸들을 괴롭히던 나쁜 목동들을 쫒아낸 뒤 양에게 손수 물을 먹이는 모세의 모습이 보인다. 중앙 상단 불이 붙어도 타지 않는 떨기 나무 아래에서 신을 벗고 있는 모세의 모습이다. 이 그림은 고대 조각상 가시 뽑는 소년을 참고한 듯하다. 화면 왼쪽 떨기나무 사이에 몸을 드러낸 하나님이 이스라엘인들을 이집트에서 구출하라고 명하고 왼쪽 하단 모세는 지팡이를 들고 이스라엘 사람들의 행렬을 주도한다. 이 그림은 <유혹을 받으시는 예수>처럼 여러 사건 뒤 자신을 희생해  인간을 죄에서 구하신 예수님처럼 모세도 많은 사건 뒤 이스라엘 민족을 이집트에서 구해냈다는 것이다.

 

 라파엘로의 스승이었던 페르지노가 그린 <예수 세례>다. 페루지노가 제자인 핀투리키오와 협력해 완성한 이 그림은 세례를 받는 예수를 중심으로 좌우로 정확한 대칭을 이루고 있다. 르네상스 회화가 추구하는 조화와 균형미가 돋보이고 오른쪽 상단은 예수가 설교하는 장면이, 왼쪽에는 세례 요한의 설교 장면이 대칭을 이루는 가운데 천사들이 가득한 하늘에 떠 있는 원형 안에는 하나님의 모습이 보인다.

 페루지노의 <베드로에게 열쇠를 건네시는 예수>다. 무릎을 꿇고 열쇠를 건네 받는 베드로는 식스토 4세와 율리오 2세를 배출한 로베레 가문의 상징색인 푸른색과 황금색의 옷을 두르고 있다. 예수 뒤의 돈주머니에 손을 넣은 사악한 자는 유다로 보인다. 오른쪽 붉은 옷을 입고 등을 돌린 남자는 페루지노 자신이다. 르네상스 양식의 성전을 중심으로 양쪽에 콘스탄티누스 개선문모양의 건축물이 엄격하게 대칭점을 이루고 있다. 화면 왼쪽은 성전에 들어 오기 위해 예수의 일행에게 세금을 내라는 억지를 묵묵히 따르며 '성전세를 내심'이고 오른쪽에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고 말하는 예수에게 유대인들이 돌을 던지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라파엘로는 페루지노가 그린 이 그림을 참고해 <성모의 결혼식>을 그렸는데 구도 등이 거의 똑같다.

 

 산드로 보티첼리의 <유혹을 받으시는 예수>다. 마태복음 4장의 내용으로 예수가 받은 세가지 시험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왼쪽에 노인의 모습을 한 악마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돌을 빵으로 만들라'고 말하고 있고 정중앙에는 르네상스식 건물이 보이는데 꼭대기의 악마가 '하나님의 이들이면 여기서 뛰어 내려라.'고 부추기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른쪽에는 자신을 따르면 세상의 모든 부를 다 주겠다는 악마를 예수가 밀어내는 장면이다. 마지막 유혹의 장면 바로 뒤로 세 명의 천사가 성찬식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는 화면 중앙에 한 젊은이가 바치는 제물을 받아 제사를 지내는 대제사장의 유대 제의와 연결된다.

 

 

전면에 있는 최후의 심판이다. 61세의 미켈란젤로가 6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이다. 천사들이 아팡을 불면 무덤이 열리고 죽은자들이 선과 악을 저울지어 심판 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1517년 종교 개혁 시 경종을 울리고자 교황 바오로 3세가 그리도록 했다.

위부터 총 세부분인데 천국, 연옥, 지옥이다.

이 그림은 예수님의 모습이 자애로운 모습이 아닌 엄격한 심판자의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오른손은 착한이를 천국으로,  왼손은 악인들을 지옥으로 지시하는 예수님의 심판하는 모습이다. 완성작을 본 교황 바오로 3세는 무릎을 꿇고 고해를 했다고 한다. 옆에 있는 성모마리아는 중재자가 아닌 소극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그 당시의 부패상을 엿볼 수 있다. 가운데 연옥에 있는 천사가 들고 있는 책도 천국을 향하는 책보다 지옥을 향하는 책의 부피가 훨씬 크다. 이 작품이 그려졌을 때 찬사가 쏟아졌지만 제단 바로 뒤 벽면임에도 인물들이 전라로 등장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아 1563년 결정된 수정 작업에서 제자인 볼테라가 최소한의 부분을 수정했다. 예수 아래 오른쪽은 바르톨로메오로 살아있던채 가죽을이 벗겨지는 형벌을 당했던  성인이어서 오른손에는 칼을 왼손에 들고 있는것은 벗겨진 가죽인데 가죽의 흉한 이 모습은 미켈란젤로 얼굴로 최후의 심판 때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 그린것이라 한다.

그리스도는 구원 받을 자와 지옥에 떨어질 자들을 구분하는 심판관이다. 옆의 성모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겸손, 자비, 믿음, 희망 등을 나타낸다.    

교황의 의전관 체네사는 작업장을 찾아와 불경스런 이 그림이 목욕탕에 어울린다고 했다고 한다. 예전 미켈란젤로였다면 화를 냈을텐데 별 반응없이 있다가 지옥에서 가장 악인인 미노스의 얼굴에 체네사의 얼굴을 그려넣었다고 한다. 얼굴을 바꿔달라는 교황의 요구를 베드로의 얼굴을 교황의 얼굴로 그려넣으며 무마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미노스의 몸은 뱀이 감고 있는데 뱀이 감긴 횟수에 따라 지옥으로 떨어질 저주받은 이들이 몇번째 지옥으로 갈지 결정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