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도 날씨가 비예보가 있어 그나마 오전에 세반 호수를 보러 갔다. 가는 길에 이런 걸 많이 팔고 있었는데 궁금해서 차를 세우고 물어 봤는데도 뭔지 파악을 못하고 돌아왔다. 당근 쥬스 색이지만 그럴리는 없어 보이는데.



세반 호수는 아르메니아 영토의 5%를 차지할만큼 큰 호수로 해발 1900미터의 고도에 있고 최대 깊이는 80미터로 바다가 없는 아르메니아에서는 바다라 불린다고 한다. 세계에서 해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라고 하는데 티티카카 호수 다음이 아닐까 싶다.


세반이란 검은 반이란 뜻이란다. 반에 살던 사람들이 아르메니아로 들어와 이곳에 정착하면서 흐린 날이면 호수 색이 검은 색을 띠는 것을 보며 세반이라 불렀다고 한다. 반호는 물색이 하루 8번 변한다고 하며 정말 아름다운데 비교해보면 그럴 듯도 하다. 이날도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아 물색이 그저그렇다.

세반 반도에 있는 세바나방크 수도원이다. 이곳은 구소련 시절엔 섬이었는데 인공 배수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육지와 이어져 차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수도원은 아소트 1세의 딸인 마리암 공주에 의해 874년 세워졌고 당시에는 주로 죄를 지은 수도사들이 있던 곳으로 규율이 엄격했다고 한다. 오래된 두 개의 교회가 있는데 모두 팔각형 탬버가 있는 십자형 평면 구조로 되어 있다.











우리는 수도원 위 언덕으로 가면 전망을 잘 볼 수 있다고 해서 가 보기로 했다.







수도원 건물이 작게 보이긴 했지만 전망이 그리 좋지는 못했다.










이번엔 성모교회 내부로 들어가보았다. 내부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이곳은 또 다른 수도원이든지 신학교 인가보다. 교회가 보여 가까이 가본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져 얼른 차로 이동했다.


에치미아진으로 이동하는 중에 날씨가 좋아졌다. 가는 길에 물이 보이니 설산과 야생화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이 나타났다. 얼른 차를 세우고 찍으려 하니 위치가 달라져 설산의 반영이 없어져 버렸다. 그렇다고 위험한 차길로 들어설 수는 없어 아쉬웠다. 옆에 있는 언니가 사진을 찍을 줄 알면 좋을텐데. 이럴 때 참 아쉽다.




성당을 찾아 가는 길에 이상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전신주마다 두루미가 집을 짓고 있는 모습이었다. 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빠짐 없이 집을 짓고 있는 모습이 무척 신기했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돌다가 뒤편에 있는 성 가야네 성당에 먼저 가보게 되었다. 에치미아진은 예레반에서 서쪽으로 18킬로 떨어져 있는데 옛 수도이기도 한 종교 도시로 정식 이름은 바가르 샤파트였으나 1945년 이후 에치미아진으로 불리고 있다. 성당은 규모도 크고 깨끗한 느낌으로 안에서는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밖에는 묘지가 있었는데 이런 모양의 묘지는 처음이다.


최근에 세워진 필사본 도서관이다.



드디어 에치미아진 대성당의 정문으로 왔다. 2001년 아르메니아 건국 700주년을 기념하여 대성당을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 기념비인데 대성당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로 사용되고 있다.

바오로 2세 교황과 성 그레고리우스가 만나는 형상이 조각되어 있다.


안쪽에서 출입문을 바라본 모습이다. 역시 두 성인이 부조되어 있는데 1세기에 아르메니아에 기독교를 전파하려다 순교한 타테우스와 바르톨로메우스 상이다.

왼쪽에 창을 들고 있는 사람이 타테우스이고 오른쪽의 검을 들고 있응 사람이 바르톨로메우스라고 한다.


길 양쪽에 석조 십자가인 하치카르가 늘어서 있는데 12-3세기의 것들이 많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알려진 이곳은 아르메니아 교회 건축 양식의 변화와 발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건물 중앙에 돔이 있고 십자형 홀이 나 있는 건축 양식은 아르메니아 지방의 건축 및 예술 발전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 성당은 아르메니아 사도 교회의 창시자인 성 그레고리우스가 301-303년 완성했다.

대성당 내부에는 프레스코화가 훌륭하다는데 불행하게도 대대적인 공사중이었다. 내부는 들어갈 수가 없어 외부만 돌아보며 사진을 찍어본다.













더욱 더 안타까운 점은 월요일이라 박물관 문을 닫은 것이었다. 나중에 아르메니아에 다시 온다면 아마도 에치미아진 때문일 것이다.






이 대형 하치카르는 1915-1923년 튀르키에인들에 의한 아르메니아 대학살 추모비이다.





추모관에 들어가보았다.


















1874년 세워진 고보르키안 신학대학이다. 공부하는 곳이라 현관만 들어가 살짝 찍어본다. 앞에는 열심히 공부하는 동상이 있네.







새로 멋지게 지어진 이 건물은 새로운 예배처인가보다.










길가의 죽은 나무에도 이런 멋진 조각을 해 놓았다.



필사본 도서관의 모습이다.

17세기에 지어진 이 건물은 전통 음식점인 아가페 리펙토리다.

내부도 살짝 들어가 보았는데 화려하고 아름답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즈바르트노츠 유적(성 마더성당)에 가 보았다. 여기서 또 구글이 이상한 길을 알려줘서인지 언니가 지도를 잘못 안내해서인지 길을 또 헤멨다. 나이가 들면 안좋은 점이 많아서 원시라 돋보기를 쓰면 휴대폰은 잘 보이나 주변을 볼 수 없고 맨 눈으로는 가까운 것이 잘 안보여 언니한테 휴대폰 내비를 보라고 부탁하는데 이게 항상 문제다. 공간 감각이 별로 없어 좌우도 헷갈리는 언니가 참 늘지를 앟는거다. 본인은 스트레스를 엄청 받아가며 잘 하려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안되서 차를 돌리기는 일쑤고 30킬로 이상 잘못 가다가 되돌아가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매일 장거리 운전을 하는 나로서는 피곤이 쌓여갈 수 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성당에 도착했다.































내일 아침에 렌트카를 돌려주기로 했는데 뜻밖에 일정이 빨라 끝났고 이곳에서 공항이 가까워서 차를 돌려주러 갔더니 다행히 직원이 있어 차를 반납했다. 5시도 못되서 일정을 끝내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다음 날 트빌리시로 이동하는 차를 타기 위해서는 이편이 더 나았다. 정들었던 소나타를 반납하고 볼트를 불러달라고 하니 벤츠라는데 글쎄.

숙소로 돌아와서 밥을 해 먹기도 귀찮고 해서 전기구이 통닭을 먹었다. 이로서 아르메니아 여행은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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